프로젝트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프로젝트의 시작과 진행, 마무리까지 책임지는 주인공은 계약서나 기술보다 그것을 현실화하는 참여 인력들이며, 프로젝트는 결국 이들의 합동작업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특히 각 업무영역을 주도하는 핵심인력들의 역할은 프로젝트의 진행 자체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프로젝트, 결국 사람이 하는 일” = 하지만 이들 핵심인력들 또한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리 프로젝트에서 없어서는 안될 인력이라 해도 100% 자기 자리를 지켜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어느 프로젝트에서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핵심인력들의 이탈은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프로젝트 관리자들은 언제든지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핵심인력 이탈이 발생하는 요인은 대개 △수행사가 비슷한 프로젝트를 더 수행하게 된 경우 △경쟁사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핵심요원을 스카우트하는 경우 △핵심요원의 프로젝트 만족도가 심각하게 저하하는 경우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부득이한 사고나 건강악화 기타 개인적인 신상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런 요인은 기본적으로 통제 관리가 어려운 부분으로 보고 논의에서 제외한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수행사가 또 하나의 비슷한 프로젝트를 수주해 사업에 착수하는 경우 현재 프로젝트의 핵심 인력을 빼내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것은 비교적 자주 발생하는 현상의 하나이다. IT서비스 분야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핵심 자산으로 하는 비즈니스이다.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기고 영업이 호황이어도 일반 제조업처럼 설비 가동률을 높이거나 라인을 확장하는 식으로 인력을 늘리기는 어렵다.

◆인력이탈은 결코 적당히 대처할 수 없는 사안 = 결국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겼을 때 IT서비스 업체는 인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때 관건은 역량이 뛰어난 핵심인력의 운용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뛰어난 조직이라 해도 우수인력은 상대적으로 소수일 수밖에 없고, 결국 기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인력을 새로운 사업으로 돌리고자 하는 욕구를 느끼게 된다.

이렇게 수행업체의 입장에서 보면 핵심인력의 전환 배치는 부득이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고객사인 갑의 입장에서 이것은 전체 프로젝트의 사기 저하 또는 인력 이탈의 도미노 현상까지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다. 따라서 결코 적당히 대처할 수 없는 사안이다.

경쟁사의 스카우트도 역시 자주 발생하는 현상이다. 특히 IMF 이후 국내 기업들의 고용 문화가 바뀌면서 과거와 같은 종신고용은 기대하기 어렵다. 잦은 이직이 약점이 되기보다 오히려 다양한 경력을 보유한 인재로서 이력 관리의 강점이 되기도 한다. IT서비스 분야도 예외는 아니며 오히려 다른 분야보다 이런 경향이 더욱 빨리 심화되고 있는 편이다.

핵심요원의 프로젝트 만족도 저하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든 프로젝트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완전 이탈로까지 이어지기 전에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으며 이런 때는 부득이하게 인력의 이탈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주의 깊은 관찰과 인터뷰 등으로 핵심인력 파악해야 = 이렇게 핵심인력 이탈이 발생할 경우 프로젝트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매우 심각하다. 대개 핵심요원들이 프로젝트에서 하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담당 업무의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다. 또 최근의 프로젝트들은 각 업무의 연관성이 매우 높은 편이라 특정 업무의 일정 지연이 곧 전체 프로젝트의 일정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한 두 사람의 이탈로 인해 다른 수십 명 인력의 업무 진행이 어려워지는 일도 드물지 않다.

인력 이탈에 이어 해당 인력이 수행했던 업무의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전반적으로 해당 업무 영역의 완성도 및 품질이 저하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프로젝트 전반의 진행이나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핵심인력 이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먼저 각 업무별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인력을 파악해야 한다. 프로젝트의 공식 직책이나 직무가 곧바로 핵심인력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일 수는 없다. 따라서 핵심인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주의 깊은 관찰과 인터뷰, 자료점검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을 통해 파악한 핵심인력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대화와 점검을 통해 프로젝트의 상황과 핵심인력의 동정을 연결하여 파악하는 것이 좋다. 또 승진, 교육, 휴가, 상여금 등 동기부여 프로그램을 평상시에 체계적으로 가동하는 것이 좋다.

관련 시장의 상황을 수시로 모니터링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수행사의 영업활동 상황을 점검하고, 인력 이동이 발생할만한 요인은 없는지 체크하고 있어야 한다. 핵심요원의 행동에서 이동에 관한 징후가 나타나면 사전에 주의를 환기하고 적절한 예방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이탈 발생하면 강력한 사후조치 필요 = 사전 예방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득이하게 인력 이탈이 발생한 경우에는 강력한 사후조치가 필요하다. 스카우트에 의한 인력 이탈이 발생한 경우 스카우트의 주체인 경쟁사에 항의 및 경고 공문을 발송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또 한 사람의 이탈이 다른 핵심요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파급을 차단하는 조치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계속>

필자소개: 이형로 투이컨설팅 이사/BT팀장 carpenter@2e.co.kr    하나은행 현업 근무. 국민은행, 기업은행, SC제일은행, 우리은행 컨설팅 프로젝트 수행하고, KCB 등 차세대 프로젝트 PMO 수행. 현대스위스금융그룹 차세대 Pre-PMO의 PM. AICPA, CIA이며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의 데이터 품질인증 수석심사원. 저서 <차세대 데이터 품질>, <데이터 품질성과 측정지침>, <AICPA를 위한 IT Review>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