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초 SK C&C로 주사업자를 선정한 현대카드(대표 정태영)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 제안가격이 무려 200억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일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업 제안에 참여한 LG CNS는 550억 이상을, SK C&C는 350억 전후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의 주요 내용은 ▲통상 두 회사의 제안가격이 현격한 차이를 보일 경우 재제안 등 일정을 갖는데 그렇지 못한 이유 ▲프로젝트 부실화 등이다.

금융IT 업계에서는 제안이 유력한 두 회사의 제안가격 차이가 일정한도 이상일 경우, 재제안 등 과정을 거친다. 저가 수주로 인한 프로젝트 부실화 우려 때문이다.

현대카드가 예산 부족에 쫓기다가, SK C&C 제안을 받아들인 점은 두고두고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어 제안가격 관련 금융IT 업계에서는 앞서 프로젝트를 완료한 신한, 우리카드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가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 자바 아키텍처 도입을 전제로 할 때, 현대카드는 신한카드와 매우 흡사한 사업이다.

지난 10월초 연휴를 기해 가동한 신한카드 차세대는 예산만 700억이었다. 업계는 LG CNS와 계약은 약 600억대 초중반으로 추론중이다.

우리카드 역시 예산은 350억 가량에 불과했지만, 실제로는 현대카드보다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

우리은행은 카드 차세대 사업을 위해 2010년 8월 LG CNS를 주사업자로 선정, 총 20개월 일정으로 2011년 11월 가동을 목표로 했었다.

당시 비씨카드 변수 등 때문에 2012년 1월, 4월, 5월 등 총 3차례 이상 프로젝트가 연기됐다. 예산 350억이었지만, 2011년 12월 2개월 추가투입 비용 40억 LG CNS 추가계약, 이후 프로젝트 연기로 보이지 않게 더해진 비용 100억을 감안하면 약 500억 이상을 투입한 사업이다.

변수는 또 있다. SK C&C는 부산은행 차세대에서 보여주듯 ‘심각한 PM의 프로젝트 관리’ 문제점을 노출한바 있다.

자바 기반 아키텍처 도입에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 특히 승인계를 자바로 구성한다는 현대카드 새로운 실험에 ‘카드사 자바 구축 경험이 없고, 프로젝트 관리능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SK C&C의 350억대 초저가 제안은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특히, 중소 IT협력사와 지속 마찰을 빚고 있는 SK C&C가 대규모 협력사 출혈을 요구할 것이라는 점은 극히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SK C&C 입장에서 350억대 제안을 승인한 정철길 사장의 ‘의중’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사업구상 초기 ‘마음’이 흔들린 현대카드 차세대의 총체적 부실이 우려된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