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HR ‘툴셋+마인드셋+제도’ 균형에서

편집 : 2024.5.19 일 13:42

뉴스	최상의 HR ‘툴셋+마인드셋+제도’ 균형에서김이경, 이베이 코리아 인사담당 전무 강조 김동기 기자 \| kdk@bikorea.net

승인 2018.08.29 03:41:04

유규창 한양대 교수 “제도, 문화, 리더십” 조화도
이강란 AIA생명 전무 “과정 담은 성과관리” 준비
박상원 KPMG 본부장 “HR 데이터 신뢰성 담보해야”

“최상의 인사관리 방안은 좋은 툴(인사 관리 관련 IT적인 요소 또는 방법론)셋(SET), 조직 구성원의 마인드셋 그리고 제도의 균형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워크데이 코리아(대표 이효은) 한국 본격 영업 진출 기자간담회에서 김이경, 이베이 코리아 인사담당 전무가 이같이 강조했다.

올초 한국 사무소를 연 ‘워크데이’가 사실상 한국진출을 선언하는 이번 자리는 ‘HR…디지털 시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주제로, 인사 전문가 패널토론회 형식으로 진행했다.

이 토론회에는 데이비드 호프 워크데이 아시아 태평양(AP) 지역 사장, 김이경 이베이 인사총괄 전무, 이강란 AIA생명 전무, 유규창 한양대학교 교수, 박상원 KPMG 본부장이 참석했고, 사회는 EMA 파트너스 코리아 박상욱 사장이 맡았다.


▲ 호프 AP 사장

모두 발언에 나선 데이비드 호프 워크데이 AP 지역 사장은 간단한 워크데이 소개와 함께 “아시아 태평양지역 직장인 만족도 조사(‘디지털화된 직장인으로의 변화’)에서 한국의 직장의 만족도가 크게 낮게 나타났다”며 “설문 응답자 1/4(26%) 가량이 이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호프 AP 사장은 “불만의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62%는 일자리 자체 위협을, 57%는 디지털화로 일자리에 대한 위협을 그리고 이는 매니저들이 나를 충분히 인게이지(engagement) 시키지 않는다”고 응답했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패널토의에서 ‘현재 국내 HR 시장 변화 및 트렌드에 대해’ 한양대 유규창 교수는 ▲정부의 정책적 변화 ▲노동시장의 변화 ▲기업 실적압박의 3대 흐름을 설명했다.


▲ 유규창 교수

유 교수는 “과거 보수정권도 노동자들을 보호하는데 앞장섰지만, 최근 진보정권은 이를 더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 정부의 정책적 압력이 두드러진 현상이고, 가치관이 다른 젊은 노동시장의 변화도 감지된다”고 전했다.

이어 유 교수는 “예를 들어, 워라벨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노동이 직무의 안정성이나 전문성을 함께 겸비하고자 한다”며 “기업이 실적 압박과 더불어 3중고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호프 사장은 이어 “이번 서베이는 한국 직장인 3명중 1명이 직장이나 직무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한 결과로, 한국 시장에서 이 서베이가 맞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리텐션(retention)이 어렵다”며 “응답자 67%는 본인의 매니저들이 자신들의 커리어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본다”고 서베이 결과를 부연 설명했다.

“AP 지역 직장 만족도 낮다는 점이 안타깝다. 기업의 대응이 늦다고 보는 것 같다”는 EMA 파트너스 코리아 박상욱 사장의 질의에 대해, 유 교수는 “외국인의 입에서 한국기업의 만족도가 낮다는 얘기를 듣는게 안타깝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유 교수는 “상공회의소가 맥킨지에 의뢰한 ‘조직 건강도 조사’도 이와 비슷하다. 과거에는 기업 생상성이나 창의성을 근면, 성실, 충성도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직업안정성 등 직장인들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며 “한국기업이 직장인들의 이같은 시각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표준화, 기술적 지원 등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 김이경 전무

김이경, 이베이 코리아 인사담당 전무는 “불행하게도 이베도 이같은 전반적인 흐름에 예외는 아니다”며 토론을 이었다.

이베이의 직원 퇴직 데이터를 보면, 최근 수년간 조사결과 2년 이내 퇴사율이 1/5 가량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 전무는 “직원 만족도 조사에서 3~4년차 직원들이 다른 연차보다 상당히 낮다”며 “그 이유는, 조직의 하드웨어적 시스템과 소프트웨적 시스템 사이 간극으로 보여진다”고 진단했다.

기업 조직, 제도, 인사, 프로세스를 ‘하드웨어’라고 보고, 기업조직에서 소프트웨어는 리더십, 협업 등으로 나타난다.

김이경 전무는 “이 하드웨어의 성능과 이들의 소프트웨어 버전 사이 차이가 나타난다. 하드웨어를 장착하면, 저절로 소프트웨어가 돌아갈 것이라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IT솔루션의 역할’ 토론을 이어 받은 호프 AP 사장은 “HR IT시스템의 진화 과정부터 보자. 과거 DW 형태 솔루션이 많았다. 여러개 기능이 혼재돼 있어 매니저들이 여러 정보를 끄집어내 분석하고 인재들의 스킬을 파악하는데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고, 과거 IT기술적인 HR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호프 AP 사장은 “기존 HR 레거시는 데이터가 정확한지에 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HR 솔루션은 하나의 통합된 관점에서 이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며 “클라우드 기반 HR솔루션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전에 커리어 기회 제공, 학습 처리라든지 기술향상을 위한 인증 과정을 제안하는 등 기능을 제공한다. 직원들의 입장에서 성장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IT기술이 직장인들의 인게이지먼트에 대한 고민을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호프 AP 사장은 “이같은 정보에 대한 접근이 아주 접근이 쉬워야 한다. 즉 개별 직원들의 인게이먼트 자체 또는 이같은 정보 접속이 쉬워야 한다. 클라우드 기반 HR솔루션은 이를 통해 각자 자신들의 시나리오를 가능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자연스럽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4차 산업혁명 기술 등)이 HR 문제의 해법이 되는지' 관련 토론으로 이어졌다.

김이경 전무는 “촉진제 또는 도구는 된다. 궁극적 해결책은 아니다. 디지털 기술을 이끌고 운영 주체가 사람이고 문화다 보니, 피플과 문화가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연 설명에 나선 김 전무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이베이 본사는 동일한 시스템을 (한국에도) 강조한다. 귤이 바다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이 시스템이 한국에 오면, 달라진다. 운영하는 사람 등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며 “예를 들어, 급여는 컨피덴셜(비밀사항)인데, 상호 공유주의(각자의 급여 수준을 공유하면서)에 원래 의도했던 성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김이경 전무는 “툴셋 + 마인드셋 + 제도가 함께 상호작용해야 최상의 HR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강란 전무

같은 맥락에서 토론에 나선 이강란 AIA생명 전무는 “한국 진출 30주년을 맞이한 AIA생명은 최근 사업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내부도전 및 외부 노동환경이 변화하고 있고, 이를 문화 혁신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AIA생명도 3박자(툴셋+마인드셋+제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만 리더가 늘어나는 AIA생명은 1년에 한번 치르는 성과관리가 아니라, 과정을 담는 성과관리가 필요하고 최근 이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KPMG 경험 소개에 나선 박상원 본부장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적 매칭이 전적으로 중요하다고 본다. 여기에 데이터를 강조하고 싶다”며 “HR 데이터 중심적인 사고를 위해 ▲데이터 구조화 ▲구조화된 데이터 유연성 ▲직관적 시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을 이어간 유 교수는 “한국 기업이 균형이 있었다. 변화하면서 새로운 3가지 밸런스가 필요하게 됐다. IT기술과 연결, 문화 그리고 리더십의 균형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사진 왼쪽부터)이강란 AIA생명 인사전무, 유규창 한양대학교 경영학과교수, 박상욱 EMA 파트너스 대표, 데이비드 호프(David Hope) 워크데이 아시아 태평양지역 사장, 김이경 이베이코리아 인사전무, 박상원 KPMG 전무(사진 출처 : 워크데이 코리아 제공)

박상원 본부장은 “정성적이던, 정량적이던 믿을 수 있는 HR 데이터가 기업의 HR 문화를 혁신하는데 핵심”이라며 “HR도 서비스라고 하면, 3가지 밸런스를 나눠서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는 HR 챗봇 등 활용하는 방법 등을 고민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른바 RPA(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를 HR에 적용한 사례로 이어진 토론에서 호프 AP 사장은 “히타치 그룹이 규제준수를 위해 글로벌 300개 이상으로 나눠져 있던 HR 프로세스를 워크데이로 표준화했고, 월마트는 하나의 통합 클라우드 활용으로 데이터 통합을 이루게 됐다”며 “”보잉, 시티은행, 뱅크오브 아메리카 등이 HR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한 사례“라고 밝혔다.

김이경 이베이 전무는 “이베이는 글로벌하게 5년전부터 워크데이를 사용 중이다. 2가지 측면의 변화가 생겼다”며 “글로벌 연계가 그 하나고, 인사부문에 있어 사용자(End user-피고용인) 친화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이베이는 글로벌 사내 공모가 활성화 돼 있는 기업이다. ‘SW엔지니어를 구한다’고 가정할 때, 워크데이 사용 후 직원들은 자신이 스스로 오픈 정보를 검색하고, 본인이 지원하고, 인터뷰 하고 등등 일정을 워크데이 안에서 진행할 수 있다.

김 전무는 “단, 한국은 이같은 지원이 많지 않았다”며 “예를 들어, 매니저들의 반응이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회사 차원에서 노력해 글로벌로 진출하는 직원수가 크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

<워크데이-IDC 공동 설문 내용은>

‘디지털화된 직장인으로의 변화’ 주제

28일 열린 워크데이 코리아 한국 진출 발표 기자간담회에서는 행사 내내 워크데이-IDC 공동 설문 조사 내용이 자주 인용됐다.

‘디지털화된 직장인으로의 변화’라는 주제의 이 설문 결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전통적인 평생직장 개념과는 상반되는 내용이 확인됐다.

아태지역 직장인의 26%가 1년 내에 현 직장을 떠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