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은 1989년 6월 개원하여 2,406 병상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병원이다. 1일 평균 외래환자 8,900여명, 재원환자 2,100명, 응급환자 190명을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IT분야 추진사업 가운데 현재 차세대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개발 및 환자 개인건강정보보호 강화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로써 ‘환자 중심의 병원’이라는 개원 당시 목표를 향해 일보 더 전진한다는 전략이다.

사용자 요구 적극 반영한 ‘EMR 재개발 내년 돌입’
서울아산병원은 2005년 3월 EMR 시스템을 처음 가동한 이래, 4년여 만에 차세대 EMR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내년부터 본격 돌입하게 되는 차세대 EMR 사업을 통해 보다 사용자 요구를 반영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한편, 진료에서 연구까지 임상정보의 활용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정보팀 민성우 팀장은 “기존 EMR 시스템은 종이 서식을 전산화하는데 급급했던 게 사실이다. EMR 시스템 구축 이후 종이차트가 없어지고, 의사들이 차트를 보러 가거나 임상실에 내려갈 필요 없이 각자 방안에서 보고 싶은 데이터를 찾아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사용자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된 효과적인 시스템은 아니었다. 데이터 취합 및 사용자 편의성 차원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며 차세대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차세대 EMR 사업은 사용자가 원하는 데이터 취합이나 임상연구 지원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차세대 EMR 시스템 개발 사업의 핵심 내용에는 ▲OCS(처방전달시스템)와 EMR시스템 간 데이터 통합 및 연계 ▲서식과 데이터의 표준화 및 구조화로 신뢰성 있는 데이터 관리 ▲임상현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적시적소에 제공, 사용자 중심의 UI 및 편의성 제공 ▲글로벌 표준을 충족하는 의료정보시스템을 개발 등이 포함돼 있다.

차세대 EMR 사업 기간은 2010년~2011년까지 약 2년 정도로 잡고 있다. 1차 년도에는 진료업무의 효율성 및 사용자 편의성 개선에 중점을 두고, 2차 년도에는 안과, 치과 등의 업무별 특화된 맞춤형 시스템 개발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병원 업계 최대 IT인력인 70명(유지보수 인력 12명 포함)의 전산 인력을 보유한 서울아산병원은 차세대 EMR 시스템 역시 자체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 서울아산병원 의료정보팀 민성우 팀장

가장 시급한 관리적 보안에 중점…내년 ISO27001 인증 획득 계획
서울아산병원이 차세대 EMR 사업과 함께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게 개인(건강)정보보호 사업이다. 지난해 4월부터 환자 진료정보보호(PNS)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민 팀장은 “보안은 기술적, 관리적, 물리적 보안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기술적 보안은 어느 정도 갖췄다고 본다. 문제는 관리적 보안이다. 병원들의 경우 의료진이 환자 진료정보에 접근하기 편리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환자 개인정보보호(Privacy)가 특히 중요하다”며 “의료진이 자신이 속한 진료과 환자의 정보를 다 볼 수 있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환자 정보만 보게 하고 나머지 정보는 사유를 입력해야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스템 접근이 불편해지고 모니터링(감시) 체계 강화로 인한 의사들의 반발도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위협과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사회적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환자의 개인정보보호를 실현하는 병원으로서의 이미지 제고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환자 개인정보보호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환자의 건강정보보호 관련 원내 보안 규정을 마련해 현재 시스템화 하는 단계다. 내년 상반기 내 정보보호 관리체계 관련 국제표준규격인 ISO27001 인증을 획득하기 위한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정보보호 수준 향상에 높은 투자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서울아산병원은 향후 2-3년 정도 후에는 고도의 정보보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 팀장은 “대부분의 병원들은 관리적 보안이 취약하다. 직원들이 사용하는 이메일, USB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예방책이 거의 전무하다 시피하다”며 “앞으로 접근 권한, 비밀번호 설정 등 관리적 보안 부문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