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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통계 체제를 쇄신하자통계청의 자율성·독립성 확보 위해 범부처적 위상 필요
최종후  |  jhchoi@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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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7.17  09: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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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후의 통계 칼럼' 연재목록

 - 제 57차 'ISI 국제통계대회' 참관기
 - 인구동태 통계의 문제, 그리고 노후소득보장 체계
 - 춤추는 여론조사
 - 현실과 동떨어진 소비자 물가지수
 - OECD 세계포럼의 그늘
 - 인구 주택 총조사에 숨어있는 문제
 - 국가통계 체제를 쇄신하자

   
최종후 한국통계학회 부회장 겸 국가통계연구회장  / 고려대 교수
국가통계는 국가의 정책 나아가 국민의 삶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정확하고 엄정해야 한다.

UN이 엄정한 국가통계 생산을 위해 법에 의해 규율되는 통계 전담 부서를 설치, 운영할 것을 가이드라인을 통해 각국에 권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서 유엔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통계기관의 자율성 또는 독립성 확보이다.

 

여기에 비추어 우리나라의 통계청 위상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통계청이 자율성 또는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통계청이 기획재정부 산하가 아니라 대통령 직속, 또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소속될 필요성이 있다.

중앙통계기관으로 진정한 통계조정 역할 필요 
기획재정부 산하의 통계청장이 재정경제 외부의 다수 국가통계에 대하여 큰 집행력을 행사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그간 수없이 지적되어 온 바이지만 중앙정부부처가 작성하는 유사통계, 중복통계에 대하여 중앙통계기관인 통계청이 올바른 통계조정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은 중앙정부 편제상의 구조적인 문제로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 수 있다. 

현재와 같은 통계청의 위상으로는 중앙통계기관으로서 참다운 통계조정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통계청의 위상 재정립이 힘들다면 최소한, 현재 기획재정부 장관이 위원장인 국가통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또는 국무총리 직속기구로 격상시켜 중앙부처의 국가통계 전반에 대하여 올바른 집행력을 행사하도록 하여야 한다.

현재까지 12대에 걸친 역대 통계청장 대다수는 기획재정부로부터 내려왔다.

기획재정부에서 통계청장이 내려오면 통계청은 기획재정부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고 국가통계가 자칫 상부기관의 입맛에 따라 흐를지 모른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 문제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통계청 핵심 요직인 국장자리를 기획재정부 인사들이 대다수 차지하게 되는데, 이들은 국가통계의 정책결정권자의 모습이 아닌 징검다리 인사의 대기 발령자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통계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통계마인드나 전문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는 다시 국가통계의 신뢰성 확보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현 시점에도 통계청 본청의 국장자리 8석 중 5석은 기획재정부 출신들이 점하고 있다.

국가통계는 통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국가행정 의사결정의 인프라인 국가통계가 가치중립적이지 못할 때 그에 기반을 둔 국가행정 의사결정은 가치중립적이지 못할 것이며, 국가통계가 부실할 때 그에 기반을 둔 국가행정의사결정이 부실할 수밖에 없다.

고든 브라운(Gordon Brown) 영국 총리는 재무장관 재직 시 영국의 통계청인 ONS(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를 정부조직에서 독립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2000년 6월 영국 국가통계위원회(Statistics Commission)가 태동한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통계청 위상 재정립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정부는 통계청의 ‘자율성 확보’, ‘독립성 확보’를 위하여 혁신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

1995년 이래 중단된 분배측면의 국민소득통계
국민소득통계(GDP 통계: Gross Domestic Product)는 경기흐름, 경제규모, 경제구조, 국민의 평균적 생활수준과 같은 국가경제활동을 파악하고 향후의 국가경제를 가늠하게 해주는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국가통계로 정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경제정책수립의 기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 전체 측면에 대하여 한국은행이 국민소득의 삼면등가 원칙에 따라 생산, 지출 및 분배측면으로 매년 작성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통계청이 작성, 제공하는 기초통계 56종 가운데 41종이 이용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산관련 기초통계는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어 산업별 부가가치추계를 통한 생산측 규모를 먼저 정한 다음 이를 기준으로 지출 측과 분배 측을 추계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자료 이용상의 제약으로 분배측 국민소득은 1995년 이후 작성이 중단되고 있다. 분배 측면의 국민소득통계가 작성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납득되는가? 이러한 국민소득통계의 실상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한편, 지역국민소득통계인 GRDP(Regional GDP)는 그 여건이 더욱 열악하다.

16개 시·도 기준으로 통계청이 생산측면과 지출측면의 국민소득통계를 개발하여 매년 생산하고 있으나 분배측면의 시·도 기준 국민소득통계는 역시 작성되지 않고 있다. 234개 시·군·구별로는 경기, 강원, 경북, 경남, 대전 등 5개 시·도만이 산하 시·군·구에 대해서 생산측면의 국민소득통계만을 매년 생산하여 공표하고 있는 실정에 있다.

한 집안의 가계부에 비유하자면 수입항목만이 기록되고, 지출항목은 기록되지 않는 파행적인 가계부를 작성하고 있는 셈이다. 여타 지자체에서는 그나마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민선 10년을 지나고 지방화 시대라는 지금에도 지역발전의 기초 인프라정보인 지역국민소득통계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지방정부의 합리적 행정 구현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일본 현(縣)의 경우를 보라! 생산, 지출, 분배측면의 지역국민소득통계를 대개 40년 정도의 패널 자료로 확보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나라 지방정부 살림살이가 가계부 없이 민선 10년을 넘기고 있다면 일본의 지방정부는 40년 가계부에 기반을 두어 살림살이를 꾸리고 있다는 말이다.

통계는 국가행정과 정책수립의 기반 인식해야
현 정부는 집권초기 실용정신을 새 정부의 정책노선으로 표방하고 나섰다. 실사구시(實事求是)라고 함도 사실에 기초하여 진리를 탐구하려는 정신이자 방법론이다. 정부의 실용 정책노선이 제대로 빛을 발하려면 국가통계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책이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해 둔다.

박제화(剝製化)된 국가통계위원회가 아닌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무장하여 국가통계 전반을 제대로 아우를 국가통계위원회가 구동되어야 한다. 더불어 성숙된 지방화 시대를 이루어 내기 위하여 시·군·구의 통계직렬을 확립하고 지역통계의 체계적 정비를 서둘러야 함을 강조한다.

국가통계는 단지 통계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국가의 행정의사결정과 정책 수립의 기반이 된다. 국가통계의 부실은 의사 결정 및 정책 수립의 부실을 초래한다. 주지하다시피 이미 정보가 주요한 자원이 되는 지식경제사회다. 기업의 활동은 국경을 초월하고 있으며, 기존의 통계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따라서 국제적으로 통용이 가능한 새로운 국가통계 생산이 필요하며, 급변하는 사회 현상 포착을 위한 새로운 통계 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가통계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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