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표준계열 도입比 예상보다 비싸
IBM, DB2-zOS 구매비까지 포함 ‘파격’

국민은행(은행장 이건호)이 검토중인 메인프레임 ‘스마트사이징’이 예상보다 비용절감 효과는 거의 없거나, 오히려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같은 내용은 최근 마친 ‘주전산변경 BMT TF’ 활동 결과로, 은행 경영진이 이같은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도 스마트사이징을 강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리호스팅의 성격상 프로젝트 완료 후 수년안에 추가 차세대시스템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은행 ‘스마트사이징’ 추진 관련 석연치 않은 점이 여럿 발견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스마트 사이징 관련 비용은 1년간 컨버전 비용과 5년간 유닉스시스템 도입 및 유지에 드는 비용으로 총 310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2300억원 가량이라고 추론했던 업계 예상보다 800억원 가량 비용이 늘어난 수치로 알려졌다.

3100억원에는 ‘스마트 사이징’ 개시 1년간 개발비 및 인건비, 운영체제, DBMS, 미들웨어, 보안, 각종 관리솔루션 그리고 메인프레임 21만 5000밉스치에 해당하는 막대한 유닉스 서버 가격이 포함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스마트 사이징의 대상은 은행과 카드에서 사용중인 메인프레임”이라며 “두 회사의 메인프레임을 유닉스로 전환할 때 비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장 이 비용을 모두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며 “IBM이 제안한 수준으로 가격을 내리면 스마트 사이징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국IBM은 지난 2013년 11월, 국민은행에 최종 견적을 제출한 결과 5년간 총 2000억원 안팎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비가 빠진 가격이라는 게 국민은행의 설명이지만, 3100억원에서 개발비 1000억원 가량을 빼도, 유닉스 도입비가 메인프레임 유지비용과 큰 차이가 없는 결과값이 된다.

특히 IBM 제안 2000억원에는 메인프레임 관련 소프트웨어 구입비, CPU 20만 밉스 증설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행보로 알려졌다.

최종견적에 한국IBM이 메인프레임 관련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겠다고 나선 것.

메인프레임 유관 SW는 z-OS, DB2, MVSPLEX, CICS, 각종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이다.

현재 국민은행은 OIO 계약을 할 때 이들 소프트웨어의 ‘사용권(라이센스)’를 같이 구매해 왔다.

작년 IBM이 제출한 최종 견적 2000억원에는 이들 소프트웨어 ‘사용권’이 아닌 ‘구매가’로 제안한 것이다. 오라클을 의식한 제안이었다는 게 업계 추론이다.

국민은행이 현재 이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면, 5년 후 OIO 계약에서는 ‘SW 버전업’ 비용 및 하드웨어 증설비만 지불하면 돼 현 OIO 계약보다 적어도 30% 이상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술적으로 정리하면, 2015년 2000억원에 5년 계약 OIO를 체결하면 5년후 갱신할 때 1500억원 전후 계약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물론 하드웨어 용량은 40만 밉스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스마트 사이징’ 비용이 부담된다는 사실 관련 은행 경영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3월 17일 ‘스마트 사이징’ 관련 업무 보고에서 이건호 행장은 과도한 비용을 지적하며 “비용을 낮춰라”고 한 지시는 이같은 고민을 뒷받침하고 있다.

은행 경영진도 IBM 수준으로 가격을 맞춰야 하는 부담을 반증한 셈.

정보유출 사건으로 사명감마저 줄어든 국민은행 IT본부. 이제는 “왜 스마트사이징을 추진해야 하는지” 동기부여까지 잃어 프로젝트 성공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