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NHN IDC 벤치마킹…매달 정기회 예정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전산 보안 강화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제안된 제3백업센터 추진 논의가 본격화됐다.

극도의 보안을 유지중인 ‘금융권 공동 제3백업센터’는 이미 1, 2차 회의를 거쳤고, 지난 3월 14일 춘천 NHN IDC 벤치마킹도 마쳤다.

◆제 3백업센터란 = 지난해 은행과 방송사를 공격한 3.20 대란 이후 금융위원회는 ‘금융전산 보안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금융위는 대책 중 전산센터․재해복구센터가 잠재적 동일 재난지역(서울․경기, 13개 은행) 및 지상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기존 재해복구센터(제2백업센터) 외에 사이버공격, 지진, 테러 등에 대비, 중요 금융정보를 저장․보관하는 금융권 공동 백업전용센터를 지하 벙커형태로 구축토록 지침을 마련, 추진해 왔다.

이번 제3백업센터 논의는 그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연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6월말까지 제3백업센터 논의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매월 정기회의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금융 제3백업센터가 자칫 범정부통합센터 논의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을 이을 수 있다”며 “정부, 지자체 등 이해당사자들이 많기 때문에 정보공개를 꺼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의 이같은 입장과 별개로 ‘금융권 공동 제3백업센터’ 논의는 지난 2월 21일 가진 2차 회의부터 급물살을 타고 있어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차 회의 총 17명 TF 참석 = <BI코리아>가 입수한 2차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2월 21일 가진 TF회의에 총 17명의 TF가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한국은행은 이 17명이 TF의 모든 멤버인지는 확인해 주지 않았다.

TF 17명은 한국은행을 비롯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 외환, 농협, 산업, SC, 씨티, 대구, 부산은행 등 은행권과 대우증권, 교보생명, 보험개발원, 금융결제원 등이 참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증권, 보험 등 제2금융권이 TF에 참여하지만, 이번 금융권 공동 제3백업센터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구동될 것”이라고 밝혀 광주, 경남, 전북은행 그리고 수협, 새마을금고 등 이 추가될 것으로 예측된다.

◆공동 백업센터의 성격 등 논의 = 2차 회의 자유토론을 가진 TF위원들은 우선, 공동 백업센터의 성격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1차 회의에서 가진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하면서 백업센터의 목적, 데이터 백업의 범위, 저장매체, 운영인력 등 사안이 상호연관성을 갖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TF위원들은 주전전산센터, 백업센터가 모두 파괴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자는 제3백업센터의 설립과 목적에 대해 다소 이견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즉 모든 운영시스템이 파괴된 상황에서 핵심 금융정보만 가지고 현 규정상의 복구시간을 준수하거나 특정 서비스를 재개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3백업센터는 고객의 잔액변동 유무를 공동으로 관리하는 의견, 공동백업센터를 공동 재해복구센터로 활용하자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어쨌건 제3백업센터가 주전산센터 기능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업무 전체를 리커버리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데이터 백업 방식 = 2차 논의에서 데이터 백업방식의 개념이 불분명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금융거래가 발생할 때 마다 원장과 백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백업한다는 의미인지, 원장은 두고 복구를 위한 실시간 데이터만을 전송한다는 의미인지는 명확해져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또 클라우드, 가상화 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면밀한 검토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저장매체 및 운영인력 = 저장매체 및 운영인력 관련, 2차 회의에서는 공동백업센터의 구체적인 성격규정이 마련되면 손쉽게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예를 들어 공동백업센터가 데이터 소산만을 목적으로 할 경우, 백업데이터 관리를 위한 금융회사 인력 파견은 불필요해진다.

반대로 원장 등 백업의 대상이 달라질 경우는 금융회사별 상주인력이 필요해진다는 얘기다.

저장매체에 따른 인력수도 달라진다고 회의는 전했다.

즉 원격지 백업 방식을 택할 경우 인력은 소수로 투입되지만, 테이프 소산방식을 택할 경우 인력은 보다 많이 필요해진다는 얘기다.

2차 회의에서는 향후 이어지는 회의를 통해 백업센터의 목적, 범위, 방식, 운영인력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지속 수렴한다는 내용으로 마쳤다.

◆춘천 NHN 제3백업센터 벤치마킹 = 2월 회의에서, 3월 회의를 워크샵으로 갖는다고 밝힌 이 TF는 3월 21~22일 인천 한국은행 인재개발원에서 3차 회의를 갖는다.

이에 앞서 TF위원 24명은 지난 14일 춘천에 있는 NHN 춘천 IDC ‘장경각’을 방문, 이 내용을 갖고 워크샵을 이어갈 예정이다.

▲ 춘천 구봉산 자락에 있는 NHN IDC '장경각'. 금융 공동 제3백업센터 TF위원 24명은 지난 14일 이곳을 방문, 제3백업센터의 성격 규정에 필요한 벤치마킹을 가졌다.

NHN 춘천 IDC는 2011년 6월 부터 개발에 착수, 2012년 12월 완공, 2013년 6월 가동했다.

춘천 구봉산 자락에 있는 데이터센터 ‘각’은 축구장의 약 7배 크기인 5만 4000여㎡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의 본관 1개 동과 지하 2층, 지상 3층의 서버관 3개 동 등 총 4개 동으로 건립됐다.

‘각’은 국제 친환경인증(LEED) 사상 최상위 등급 플래티넘을 획득했고, 9만 대가량의 서버가 보관될 데이터센터에는 다양한 최첨단 기술들이 적용했다.

35도 이상의 고온에서 견딜 수 있도록 한 ‘서버’와 더운 공기와 찬 공기가 섞이지 않게 해 열 손실을 최소화시킨 ‘차폐 시스템’, 한국 기후에 맞도록 공기를 이용한 ‘서버룸 냉각장치’ 등이 개발됐다.

심야 전력으로 냉방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시스템과 버려지는 열을 재활용한 동절기 도로 열선, 온실 등에 사용하는 '폐열 회수' 시스템 등 전력 효율을 절감시켰다.

진도9 이상의 지진과 홍수, 태풍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일정 기간(72시간)까지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해낼 수 있다.

2011년 당시 NHN은 춘천에 IDC를 건립하는 배경에 대해, 경춘선 완공으로 수도권과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점, 평균 기온이 타 지역보다 낮고, 지진 및 황사 등 자연재해 위험이 적다는 점, 수력발전소 밀집으로 타 지역에 비해 친환경 에너지를 많은 부분 사용할 수 있는 등을 꼽았다.

21~22일 회의에서 이 NHN 모델이 금융권 공동 제3백업센터의 어떤 잣대를 제공할지 업계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