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형 점포, 즉 포터블 또는 태블릿 브랜치가 은행권에 확산중인 가운데 전략 선택에 따라 도입비용 차이가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은 자체 개발이라는 방법으로 시범사업 비용을 크게 줄였지만, 한국후지쯔 또는 웹케시와 공동사업을 추진한 은행들은 과도한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은행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 기업은행 등 한국후지쯔, 웹케시 등과 추진한 ‘포터블 브랜치’는 세트(SET) 당 2500만원 가량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된다.

‘포터블 브랜치’ 구현의 SET라 하면, 이동형 PC본체, 카드발급기, 통장프린터기, 핀패드, 신분증스캐너 등으로 구성된다.

기업은행의 예를 들면, 지난 2011년 이 포터블 브랜치 1세트를, 2012년 20개 세트, 2013년 3월 16개, 같은해 12월 6세트 등 총 43세트를 도입했다.

한국후지쯔가 전면에서 개발을 지원한 43개 세트 구현 비용은 단순 계산으로 약 10억 7500만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우리은행도 지난해까지 총 20개 세트를 본부부서에 배치하고 운영 중이다. 역시 한국후지쯔와 웹케시가 공동 개발한 이 사업에 약 5억원 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체 개발로 비용을 절감한 사례도 나온다.

하나은행 IT기획부 박근영 부장은 “은행 내 전략개발팀에서 자체 개발했다”며 “시범서비스 결과에 따라 확산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하나은행은 5개 점포, 외환은행 5개 점포 등 총 10개 지점 시범운영에 들어간 비용은 단말기 비용 수천만원에 불과해 비용절감 우수사례로 꼽힌다.

대구은행도 ‘DGB 포터블’ 운영팀을 발족시키며 PC, 통장프린터, 실명증표 스캐너, 카드발급기, 핀패드까지 1세트로 구성, 3개 세트를 운영 중이다.

관련 대구은행 한 관계자는 “1세트당 550만원을 투자했다”며, 비용절감 사례를 말했다.

이처럼 도입하는 세트 구성에 비해 비용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 한국후지쯔측은 ‘관제서버’ 운영 등 서비스가 차별화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취재결과 자체 개발한 은행들 역시 관제서버를 운영중에 있어 후지쯔 해명은 다소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이같은 논란속에 최근 국민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극도의 보안속에 추진되는 국민은행은 자체 ‘태블릿 브랜치’ 구현을 위해 KT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 ‘통신-금융 융합’ 모델을 마련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 제휴는 KT가 국민은행에 이동형 단말기, 즉 태블릿 PC를 무상 지원하고 KT통신망을 일정기간 유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할 것으로 보인다.

초기 시범사업은 100여개 점포를 대상으로 하고, 태블릿 PC는 시범영업점에 상시 배치해 지점에서 필요한 섭외담당자 누구라도 이 PC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주변기기 관련 국민은행은 후선업무로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관계자는 “정보보안의 타당성 검토를 마친 후 신분증 스캔이나 핀패드를 현장에서 지원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터블 브랜치’는 현재 시범사업 수준이지만, 은행 정책에 따라 수억원의 비용이 당분간 오르락 내리락 하는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