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은행장 윤용로)의 ‘IT 업그레이드’ 컨설팅은 한국IBM 컨소시엄 수주가 유력해졌다.

지난 1월 23일 외환은행은 한국IBM-EY한영-LG CNS-삼정KPMG‘ 컨소시엄이 단독 제안서를 접수했다고 밝히고, 27일 제안설명회까지 마쳤다.

은행측은 이번주 내부 품의를 거쳐, 컨설팅 우선협상 사업자로 선정하고 약 8주간에 걸친 ‘IT업그레이드’ 컨설팅 본 프로젝트에 착수할 예정이다.

올해 은행 및 카드 IT업그레이드 예산 총 560억원을 확보한 외환은행은 이번 컨설팅을 통해 기존 보유자원을 재활용한 IT 업그레이드 플랜이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외환은행 IT통합 불 지필 듯 = 두 은행이 부인하고 있지만, 이번 IT업그레이드 프로젝트는 하나-외환은행 IT 통합을 위한 본격 검토라는 게 업계 의견이다.

<BI코리아>가 입수한 ‘외환-하나은행 IT업그레이드 컨설팅’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두 은행의 프로세스 정의부터 기반 프레임워크 선정, 외환-하나은행의 통합시스템 To-BE 이미지 설계 등 IT부문 전방위에 걸쳐 컨설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컨설팅 사업범위는 ▲외환 하나은행 업무 프로세스 정의 ▲현 외환-하나은행 시스템 분석 및 기반 시스템 선정 ▲IT업그레이드 전략 수립 ▲구축방안 수립 등 분야가 대상이다.

우선, 컨설팅을 통해 두 은행의 현재 프로세스 현황을 분석, 표준 프로세스 정의에 나서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프로세스란, 업무부서에서 IT본부로 개발을 의뢰하거나, IT로 구현되는 과정을 포함해 IT구매 등 전산관련 은행의 업무처리를 표준화하겠다는게 이번 컨설팅의 목적이다.

이를 기반으로 두 은행은 현 IT시스템 구조 현황을 파악하고, 갭 분석에서 나서게 된다.

예를 들어 프레임워크를 놓고 볼 때 외환은행은 IBM 유닉스 기반 큐로컴 ‘뱅스’ 패키지를 사용중이고, 하나은행은 일부 자바구조와 티맥스소프트 ‘프로프레임’ 구조를 채택중이다.

상품개발 관련, 외환은행은 파라미터 방식을 사용중이지만, 하나은행은 상품팩토리 구조에서 은행의 금융신상품을 지원한다. <그림 ‘하나은행 상품처리 SW 구성’ 참조>

▲ 그림2 하나은행 소프트웨어 구성

컨설팅은 두 은행의 이같은 IT부문 모든 분야에 걸쳐 현황을 파악하고 그 차이를 찾아내게 된다.

그 차이를 기준으로 외환-하나은행은 IT업그레이드를 위한 기반시스템 선정에 나서게 된다.
RFP에는 ▲시스템 평가 및 선정을 위한 프레임워크 정의 ▲기반시스템 선정 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기반시스템이 선정되면 ‘IT업그레이드’ 본격 개발을 위한 외환-하나은행 통합시스템 To-Be 이미지 설계까지 컨설팅을 진행한다.

▲TO-Be 아키텍처 및 시스템 청사진 설계 ▲외부 우수사례 및 개선 사항 등 경쟁력 향상 제시 ▲두 은행 통합시스템 To-Be 이미지 제시 ▲Biz, 고객, 채널 등 통합 및 업그레이드 전략 수립 등 컨설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통합 시스템 To-Be 이미지 설계를 놓고 향후 IT업그레이드에 필요한 구축단계별 이행, 변화관리 계획을 마련하고, IT업그레이드 ▲구축범위(재사용범위) ▲재개발시스템 ▲방법 ▲기간 ▲비용 등 방안을 수립, 본격 투자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

◆하나은행 골격에 외환 끼워맞추기 가능성 높아 = 여기서 논란이 되는 점은, 이미 하나금융지주 기본 방침에 지난 2009년 가동한 하나은행 IT시스템을 기본 골격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컨설팅 기간이 2개월로 짧기 때문에 신기술이나 새로운 아키텍처를 제시하기에는 기술적 검토나 영향도 분석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또 논란이 되는 점은, 현재 하나은행이 사용중인 티맥스 프로프레임 3.0 이상 버전이 큐로컴 ‘뱅스’에 대해 지적재산권 침해 여부를 법적으로 검토중인 상황에서 하나은행 아키텍처로 통합을 추진할 경우 큐로컴의 강력한 압박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국민, 외환, 수협, 한국씨티은행 등을 레퍼런스로 확보중인 큐로컴이 이번에 밀리면 사실상 끝장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카드 합병을 적극 반대중인 노조가 이같은 움직임에 본격 대응하게 될 경우, 이번 IT 업그레이드 프로젝트가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당초 노후시스템 개선이라고 밝힌 외환은행 IT 업그레이드.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