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시스템 유지보수 계약해지를 놓고 SC은행과 동양네트웍스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확산됐다.

8일 동양네트웍스는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6일 SC은행을 대상으로 공급계약자 지위보전을 위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동양측은 지난 10월 28일 SC은행의 일방적 계약 해지 요청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덧붙여 김형겸 법정관리인 등 비상경영체제의 임직원들은 법원, 변호인과 협의를 통해 보전조치, 본안소송 등 가능한 모든 법적조치를 강구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동양네트웍스는 지난 11월 1일 SC은행에서 ‘IT시스템 유지보수’ 제안요청을 받은 한국IBM, 한국HP, LG CNS, SK C&C에 공문을 보내 법적인 조치에 대해 설명하고, 사업참여 자제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SC은행, ‘회생절차’ 더하기 ‘서비스 이행수준’ 말 바꿔 = 이번 분쟁의 핵심은, 동양네트웍스의 회생절차가 계약 해지의 원인이 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애초 이 문제를 들고 나온 SC은행은 10월 24일 ‘동양 네트웍스의 회생절차 개시’를 이유로 들어, IT아웃소싱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그러나 같은달 31일 SC은행의 주장은 확장된 표현의 공문으로 나오게 된다.

SC은행은 2차 공문을 발송, “동양네트웍스의 서비스 이행 수준이 미흡하며, 이로 인해 SC은행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계약 해지를 재차 요청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는 내년 상반기에 예정된 데이터 센터 이전을 위한 동양네트웍스의 지원이 목표 치에 미흡하다는 것이다.

동양측은 첫 번째 해지 사유를 들었던 ‘회생절차’에 덧붙여 계약해지 사유로 주장할 수 있는 각종 이슈를 모두 포함시키겠다는 SC은행의 꼼수라고 지적했다.

동양네트웍스는 “SC은행이 주장하는 업무는 서비스 계약의 업무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영역이며, 기존 인력이 양사 합의를 통해 단순 지원한 사안인 만큼 어떠한 의무나 목표 달성률 또한 없었으며, 양사의 합의된 내용대로 철저히 이행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BI코리아>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동양측이 SC은행 IT아웃소싱을 위해 맡고 있는 부분은 PMO, A(도급), B(위임), C(카드), D(운영) 등 네 가지 영역으로, 데이터센터 이전 지원에 대한 계약은 ITO 주업무와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양측은 이어 SC은행측이 또 다른 해지사유로 제시한 “재무건전성 악화로 계약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에 대해, 회생개시 이전의 재무건전성 문제를 들어 계약의 정상이행이 불확실 하다는 주장은 계약해지 요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SC은행이 ‘계약해지’ 사유로 다양하게 접근하는 배경에 대해 동양측은 ‘당초 법정관리 개시로 인한 사유만으로 계약해지가 불가능 할 것’으로 판단, 서비스 만족도, 재무건전성 등 각종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IT시스템 유지보수 사업자 선정 난항예고 = 이와는 별도로 동양네트웍스는 지난 1일, SC은행으로부터 제안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한국 IBM, 한국 HP, LG CNS, SK C&C에 공문을 보내 동양네트웍스는 SC은행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동양네트웍스는 업체에게 보내는 공문을 통해 SC은행의 일방적 계약 해지 통보는 법적으로 효력이 없으며, SC은행이 강행하는 신규 사업자 선정 및 계약 체결을 위한 준비 행위 등에 대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임을 공식화 했다.

특히 이번 수주 참여를 위한 ‘인력 빼가기, 사전 인력접촉’ 등 행위에 대해서는 손해 배상 청구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동양네트웍스 관계자는 “불과 1년 남짓한 계약기간을 남겨두고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한 SC은행측의 목적과 의도가 불순하다”며 “SC은행이 진정으로 SC은행 고객의 안정적인 서비스를 원한다면, 기존 계약해지 입장을 철회하고 계약사항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SC은행과 동양측 극단의 대치속에 자칫 은행 IT시스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