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은행(은행장 이순우)이 혹독한 긴축예산을 사용했다는 <BI코리아>의 보도(2013년 9월 16일자 “은행 실적악화에 ‘IT투자’ 크게 위축” 제하의 기사 참조)가 사실로 확인됐다.

23일 본지가 입수한 ‘우리은행 2013년 자본예산 집행내역’을 분석한 결과 총 329억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우리은행 자본예산 규모는 약 2700억대를 편성했다.

즉 우리은행은 올해 예산의 50%도 넘기지 못하는 12%선 투자에 그칠 것이라는 얘기다.

주요 투자처를 보면, (그룹공동) 2013년도 전산기기 일괄도입에 우리은행 분담금 59억, 국외점포 시스템 교체증설 53억, 자금시장본부 통합 트레이딩 시스템 3단계 구축에 52억 등을 집행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회계시스템 고도화 시스템 개발에 19억, 메인프레임 원장 디스크 증설에 18억, 통합백업 시스템 증설에 17억 등이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뱅킹 구간별 성능 모니터링 툴 도입에 14억, (그룹공동)2013년 자동화기기 일괄도입분 중 우리은행 분담금 10억, 글로벌표준시스템 구축에 9억, 정보시스템 디스크 증설에 8억 등을 사용했고, 전자구매시스템 개발 요청에 따라 7억을, 노란우산공제 제휴 상품 개발 요청에 7억이 쓰였다.

우리은행은이어 ‘스마트뱅킹’ 외국인을 위한 ‘우리 글로벌 뱅킹(Woori Global Banking)’구축에 7억을, 신관리회계 CPU 증설에 6억을, TOSS 시스템 인프라 교체 및 증설에 5억을, 메인프레임 원장디스크 교체에 5억을 집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도 신관리회계 시스템 서버 및 디스크 교체/증설에 4억을, 신설 카드사 사옥 IT인프라 구축 요청에 따라 4억을, 우리은행 IFRS 대손충당금 디스크 증설에 4억, 거래명세 디스크 교체에 3억, 좀비PC방지 솔루션 구축에 3억, 보안 검색대 도입에 2억, 직원의 내부시스템 접속시 접속권한 강화에 2억, 웰스 매니지먼트 시스템(Wealth Management System) 구축에 2억, 고속 컬러 스캐너 추가 도입에 2억, 소스코드 분석도구 도입에 2억 등 소소한 증설 사업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1억 이하 사업으로 우리은행은 머니그램 ATM송금서비스 도입 및 기타 전산개선 1억, 외화자금이체 시스템 인프라 증설 1억, 근무시간정상화(PC-OFF 제도) 실행관련 PC보안 시스템 개선 및 평가 전산개발 1억, DB접근 계정(Middleman) 전용 단말기 도입 및 배치에 1억, 보안USB 시스템 도입에 1억을 투자했다.

전체적으로 예산보다 크게 밑도는 투자를 집행했고 그나마도 일부 보안투자가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예를 들어, 자금시장 본부 통합 트레이딩 시스템 구축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올해 62억 가량이었는데 52억 투자에 그쳤고, TOSS 시스템 인프라 교체 및 증설 예산은 49억이었는데, 5억 투자에 머물렀다.

아울러 우리은행 5억 미만 IT 투자는 대체적으로 보안사업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였다.

문제는 오는 10월부터 신규 IT개발이 중단되는 만큼 이 수치는 크게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룹 경영진 변동, 상반기 실적 악화 등이 원인”이라며 “오는 2014년 예산도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업 지원 업무가 대폭 내년으로 몰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어, 향후 투자 우선순위를 놓고 은행 내 적지 않은 내홍이 예상된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