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정체기를 보낸 CRM이 최근 경기불황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인해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내놓은 소프트웨어산업백서에 따르면 CRM 소프트웨어 시장은 지난해 290억원대로 전년과 동일한 시장 규모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310억원 대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한국정보산업연합회 CRM협의회 등이 개최한 '고객중심경영을 위한 CRM 페어 2009'에서도 CRM 전문가들은 불경기의 기업들에 있어서 고객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날 행사에서 리비젼아카데미 황순귀 원장은 CRM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에 거쳐 지속적으로 도입되어 왔지만 아직까지 CRM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CRM 자체의 완성도에도 문제가 있지만 CRM 도입 후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강하다는 것.

황순귀 원장은 현재 CRM은 아직까지 기초적 수준이며 이를 넘어서기 위한 단계로 CRM 2.0이 등장할 시기라고 말했다. CRM 2.0은 DM 성과율, 이탈율, 구매유도 등을 성과척도로 삼던 기존 CRM과는 달리 고객가치 제고와 고객베이스 우량화를 최우선시 하며 아웃바운드 형태가 아닌 양방향 상호작용 형태로서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새로운 CRM이라고 황순귀 원장은 강조했다.

한국테라데이타 박진수 전무는 CRM 프로젝트의 성공유무는 마케팅 개선을 통한 수익성 창출 능력으로 평가 받기 때문에 CRM도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기법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수 전무는 CRM이 전통적인 타깃 마켓팅뿐만 아니라 데이터마이닝 기반 타깃 마켓팅, 다채널과 다단계 이벤트 마케팅 등의 다양한 형태로 진화 중이라고 밝혔다.

SAP 코리아 솔루션전략 본부 양박준 팀장은 기존 CRM 도입 기업들은 고객관계관리 혁신을 통한 기업성과 증대를 목표로 CRM을 도입했으나, 현실은 전사 차원의 변화관리 실패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

양박준 팀장은 성공적인 CRM 추진을 위해서는 ERP와 마찬가지로 CRM도 업무 프로세스 혁신이 수반되어야 하며, 핵심업무 영역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존 기간시스템과의 완벽한 통합도 성공 요소로 꼽았다. 

삼일 PwC 컨설팅 김이식 이사는 보험시장에서의 CRM 방향의 재정립을 강조했다.

김이식 이사에 따르면 보험산업의 경우, 본사보다는 현장 설계사들의 정보 파악 수준이 높기 때문에 본사 중심의 분석 효과가 다른 산업에 비해 낮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한 기존에 구축한 분석 정보들이 설계사들의 교육 부족, 무반응 등으로 인해 실패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김이식 이사는 보험업계 CRM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분석보다는 운영 중심의 CRM 시스템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복잡한 시스템보다는 간결한 시스템을 중심으로 현장 설계사들과의 협업을 중시하는 Collaborative CRM 체계 구축이 적절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