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하나금융그룹이 현 하나SK 카드와 외환은행 카드사업 부문을 통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후 업계가 IT통합 가능성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시장점유율(하나SK 5%, 외환 3% 수준) 확대에 목말라 있다는 점에서 상호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고, 노조도 ‘더 이상 반대를 위한 반대’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조가 향후 5년후 두 조직의 합병을 염두에 둔다면, 그에 앞서 하나금융그룹내 취약조직의 통합, 즉 선행사업을 추진해 보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얘기는 IT통합 뿐만 아니라 조직의 화학적 통합까지 ‘파일럿’을 추진하고, 나타나는 문제점 보강 후 하나은행-외환은행 통합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해석이다.

<BI코리아>는 하나SK 카드와 외환카드의 IT통합을 예측해 봤다.

◆메인프레임 vs 오픈계열 = 현재 외환카드 주전산시스템은 메인프레임 5000밉스치 가량을 사용중이며, 회원수는 356만명 가량이다.

하나SK 카드는 지난 2010년 가동한 개방형 표준계열(유닉스 C, IBM 서버)로, 당시 시스템 구성을 월 온라인 처리건수를 1600만건, 피크시 90~100만건 처리 구조로 구성한 후 단계적으로 증설해 왔다.

두 조직의 통합은 이 메인프레임과 개방형 표준계열의 통합이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예고한다.

이 경우, 개방형 표준계열로 새로운 아키텍처 도입이 유력해 보인다.

우선 하나금융그룹이 전 계열사 기준 개방형 표준계열을 선호한다. 또 최근 제2금융권 비씨카드, 삼성증권, 동부화재 등 메인프레임 개발 사업이 쓴잔을 마셨다.

따라서 두 조직이 합병을 전제로 할 때 통합IT시스템 구조는 개방형 표준계열 시스템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여타 금융회사가 경쟁적으로 채택중인 자바 아키텍처 도입도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굳이 신시스템을 채택한다면, 향후 5년후를 고려해 모집발급 등 계정처리 및 상품팩토리 등 시스템은 자바 아키텍처에 x86시스템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며 “승인계 등 OLTP 업무는 유닉스 시스템에 자바 아키텍처를 탑재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통합 IT시스템 범주에는 또 신용카드 콜센터 통합, EDW, CRM, CMS 등 업무시스템이 예상된다.

또 신용스코어링, 사기방지, 안심클릭, 리스크 등 컴플라이언스 대응도 적극 필요해 보인다.

이 밖에도 하나금융그룹 내 하나, 외환은행, 하나HSBC 생명, 하나대투증권 자회사 IT연계고 예측가능하다.

최근 가동한 우리카드는 400억 전후, 신한카드는 1200억 안팎, 비씨카드 1000억이 넘는 비용을 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막대한 비용 및 기형적 구조(?) = 이같은 예측에 앞서 사실, 외환은행 내에서 외환카드 IT부문만 떼 내서 따로 통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카드 IT시스템은 은행 IT와 공통업무에 있어 셰어링 부문이 많다. 하나SK카드는 하나아이엔에스가 IT아웃소싱 중이다.

근본적으로 다른 구조에 있으면서, 은행 IT에서 다른 한쪽만 떼내거나, 이 조직을 하아아이엔에스로 보내는 문제가 쉽지 않다는 결론이다.

막대한 비용도 문제다. 앞서 설명한대로 두 카드사 통합 회원수 850만이 넘을 경우, IT시스템 볼륨도 막대해져, 1000억 이상의 투자가 예측된다.

외환은행 IT도 노후화로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카드만 통합 IT로 차세대를 개발하기에는 부담스럽다.

카드 통합 IT시스템이 끝날 쯤, 은행 IT 개발이 이어질 개연성도 높아 중복투자 논란이 일 수 있다.

따라서, 하나금융그룹이 굳이 하나SK와 외환카드 법인을 단일 법인으로 추진해 ‘통합 카드사’를 만든다면, 두 회사 IT시스템은 당장 통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