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엑스이씨엔티(주) 강석현 대표이사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의 제조기업들이 급성장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는 해외 생산을 중심으로 글로벌 조달과 판매를 통한 경영의 글로벌화가 확대되었다는 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이미 전세계의 주요 기업들은 제조를 포함한 구매, 물류 활동의 30~40%를 자국이 아닌 해외에서 해 오고 있고, 이는 향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최근 미주, 유럽 및 아시아 지역의 300여 기업의 임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 [그림1]에서 밝히고 있다.

기업 활동의 이러한 글로벌화로 인하여 공급망을 구성하고 있는 부품업체, 제조업체, 유통업체 모두가 시간과 공간적으로 더욱 확대된 공급망 하에서 자재 및 제품의 이동 거리와 소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수요 예측과 재고관리의 고도화가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으며, 기업간 비즈니스 협업 뿐만 아니라 환경, 안전 등 다양한 국제간 이슈로 인하여 공급망관리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확대에 따른 많은 자원(거점, 운송, 재고, 인력 등)의 소요와 최근의 경기침체로 인한 고정 자산의 유휴화 등 공급망관리에 있어서 공급망 비용의 절감과 납기, 품질 유지, 안전 등 무형의 성과 목표를 유지하기 위하여 몇가지 핵심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과제들이 있다.

첫째, 글로벌화와 아웃소싱의 확산에 따른 공급망 네트워크의 미래 모습을 어떻게 갖추어가야 할 것인가 이다. 전 제계를 통해서 자재를 공급받고 다시 전 세계로 제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공급망에서는 적기에 최소의 재고로 납기를 준수하며 공급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인프라 측면에서 물류거점이 최적의 위치에 있어야 한다.

[그림1] 자국 이외의 지역에서 수행되고 있는 업무 비중

즉, 글로벌화로 조달, 생산, 판매 및 반품의 공급망에 보다 많은 거점과 협력업체가 관여하게 되고 공급경로 또한 복잡하게 됨으로써 납기 장기화, 유통품질의 저하, 물류비용의 증가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공급자, 생산공장, 물류센터의 입지 및 기능, 공급경로 등을 최적화 하고, 이들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를 통해서 시장환경 변화에 대비한 공급망 네트워크를 선행적으로 갖춰가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 거점을 연결하는 운송경로나 방식이 효율적이면서 물량 기복에 따라 유연성을 가질 수 있는 체계가 되어야 한다.

최근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 중에는 유럽이나 미주 지역에서의 물류거점을 통합하여 고정비 및 운영비를 절감함과 동시에 CIS나 미주 지역에 대한 다양한 국제운송 경로를 발굴하여 운송비 절감 뿐만 아니라 운송차질 발생시 대안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둘째는 전 세계의 수 많은 공급망 상의 파트너(내부, 협력사, 국가기관 등)들과의 관계에서 품질과 안전을 어떻게 확보하는가 이다. 원거리 지역의 장기간의 공급에 있어서 필수적으로 대두되는 공급자의 납기지연이나 취급과정에서의 파손 및 변질 등 품질 이상이나 파업, 기상 이변, 테러 등 예기치 않은 돌발상황에서의 물품의 안전과 같은 문제들일 것이다.

특히, 국제간 거래에서의 자국 안전을 위하여 한층 강화된 보안조치들은 공급과정에서의 많은 소요 시간과 비용을 초래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환경과 관련된 그린 이슈는 기업의 모든 활동에 있어서 환경오염을 규제하고 있으며, 특히 공급망에서의 물류, 생산 활동에서의 그린 개념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으며, 그 효과 또한 매우 큰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림2] Green 효과를 위한 부문별 Top 3 활동

[그림2]에서 보듯이 유통과 운송 부문에서의 그린활동의 우선 순위가 높게 나타나고 있어 물류체계에 있어서의 새로운 방식과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셋째는 공급망의 유연성 유지와 높은 성과를 얻기 위한 고도화된 운영체계를 어떻게 새롭게 구축하는 것인가 이다. 비교적 안정되고 성숙된 공급망에 있어서는 수요관리와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서 공급망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지만, 부품 조달이나 제품판매 시장의 변화가 커지고 있는 최근의 공급망 환경을 생각할 때 물류거점, 재고, 운송체계 등이 환경 변화에 얼마나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느냐에 따라 공급망 비용 뿐만 아니라 공급망의 운영 성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내수 및 수출 부진에 따라 물동량의 급감과 당분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영자의 핵심 이슈 가운데 하나가 공급망에서의 물류비용 절감일 것이다. 불황기에 과다 재고를 유지한다는 것은 가장 치명적인 문제이다.

자금흐름이 막히고, 재고를 유지하기 위하여 많은 물류자원이 소요되고, 진부화에 따른 손실 또한 부가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지역적, 시간적으로 재고의 흐름을 항상 예의 주시하고 적시에 통제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추어져야 한다. 

이와 같이 공급망의 글로벌화와 최근의 경기침체 속에서 공급망 네트워크의 최적화, 공급과정의 품질과 안전의 확보, 공급망 운영체계의 유연성 및 효율성 제고라고 하는 핵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고 적용되어 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수요 예측과 계획을 위한 통합화된 정보 및 프로세스 관리와 공급망 전체의 실물과 정보의 동기화를 통해서 적기 공급과 적정 재고를 유지함과 동시에 고객 주문의 충족과 신속 대응을 위한 물류거점과 운송체계의 최적화하는 등의 운영체계를 효율화하는 것이다.

또한, 공급망 관리에 있어서 생산 및 판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했던 자재조달에 있어서도 자재 구매처의 글로벌화에 따라 조달 물류비용의 증가와 납기 불안정이 예상되고 이는 경기침체에 더욱 제품 가격 경쟁력 저하와 공급 차질을 가속화 시켜 결국 판매 기회 손실과 이익 감소를 초래하므로 공급처의 현지화, 납품 공동물류화, 공급경로의 재구성, VMI(Vendor Managed Inventory) 와 같은 공급협업화 등의 구매 전략 및 조달 물류체계를 재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공급망의 제반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하여 비용, 성과 및 서비스 측면에서 현재의 운영상태의 이상유무를 판단할 뿐만 아니라 개선을 위한 피드백과 사전 예방을 통해서 공급망 비용의 절감, 자원 가동율의 향상과 서비스 품질의 유지 및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IT 투자를 통한 공급망 계획 과 실행과정 전체의 가시성을 확보해야 한다.

공급망의 글로벌화와 최근의 경기침체는 우리 기업의 공급망관리 전반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공급망관리는 자사 내부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다. 조달과 판매 과정에서 많은 파트너들이 관계되고 국가간의 각종 규제도 수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공급망 관리체계가 아무리 잘 계획된다고 할지라도 이들간의 상호 협업적인 이해와 참여를 전제로 핵심 주체의 강력한 리더쉽이 발휘되어야만 효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