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화재 차세대로 금융그룹 차세대가 모두 완성된 것은 아니다. IT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혁신활동에 나설 것이다”

지난 4월 21일, 메리츠화재 차세대 시스템이 성공 가동했다. 당초 가동일정에 비해 약 2개월 늦게 개통됐지만, 시스템적인 오류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안정적인 가동이었다.

이로써 메리츠 금융그룹 메인 2개사, 증권과 화재의 그 뜨거웠던 차세대 열기는 이제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앞선 설명과 함께, 김성범 메리츠금융정보 대표는 지난 9일 인터뷰에서 “그러나 메리츠금융정보의 차세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두 계열회사의 차세대 가동으로 얻은 산출물을 제대로 관리하고 ‘스스로 고도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흡사 히딩크의 ‘나는 아직 배가고프다’를 연상케 할 만큼, 메리츠금융정보 새 수장의 각오는 단단해 보였다.

<BI코리아>는 메리츠금융정보가 그동안 수행한 화재 및 증권 차세대 시스템을 뒤돌아보고, 향후 기업문화 및 혁신활동의 방향을 가늠해 봤다.

◆화재 차세대, ‘내 프레임워크’를 갖다(?) = 이번 메리츠화재(대표 송진규) 차세대는 자바 기반 유닉스시스템으로 ▲컴포넌트 기반 모듈화 ▲인터페이스 통합 ▲배치처리 고도화 ▲스마트 업무포탈 구축 ▲운영리스크 선진화 ▲보안관리 체계 강화 등 6개 과제를 중심으로 개편됐다.

컴포넌트 기반 아키텍처는 ①계층 아키텍처를 통한 호출관계 정립 ②업무영역 컴포넌트와 데이터 컴포너트를 분리해 데이터 영역을 업무 애플리케이션에 한정해 활용하지 않고, 그 활용처를 확대했다. <그림1 ‘메리츠화재 컴포넌트 기반 모듈화 구조’ 참조>

▲ 그림1 ‘메리츠화재 컴포넌트 기반 모듈화 구조’

즉, 데이터 영역을 단일 업무에 국한할 경우, 애플리케이션 영향도 때문에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메리츠금융정보와 화재측은 데이터 처리 관련 비즈니스와 SQL을 결합,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데이터 구조를 만들었다.

인터페이스 통합 관련, 메리츠화재는 FTP, 다이렉트 커넥션, 소켓통신, RMI, 화면링크, HTTP 등 다양한 연계방식을 표준 프로토콜 및 통합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구현하고 통합관리하도록 개선했다.

여타 금융사의 온라인 트랜잭션(OTP) 기반의 운영과 달리, 화재보험사는 소위 설계사들의 영업실적 마감에 대한 ‘배치’ 업무가 주를 이룬다.

메리츠화재는 이 배치업무를 고도화하는데 많은 역량을 집중했다.

24시간 사용이 가능한 마감배치 아키텍처와 마감일정 모니터링, 불필요한 업무 삭제 및 정보계 연계 등 업무 프로세스 개선, 센터컷 처리를 통한 배치 경량화(수시 또는 1회성 작업 2만 5042건 제거 등 현행 대비 40% 절감), 배치 플로우 개선, 배치 전용환경 구성 등을 완료한 것이다.

운영리스크 고도화를 통해, 선제적 리스크 감지 룰 엔진을 설계했고 룰에 탑재하는 130건에 대해 정보항목-처리규칙-통보방법 등 상세화 작업도 완료했다. <그림2 ‘메리츠 화재 운영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성’ 참조>

▲ 그림2 ‘메리츠 화재 운영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성’

운영리스크 시스템과 함께 메리츠화재는 시중은행에 버금가는 ‘여신’시스템도 만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화재의 경쟁력이 그동안 약관대출을 넘어서는 신용대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 신용스코어링 시스템을 가미한 여신시스템을 전면 정비했다”고 밝혔다.

이 모든 시스템의 근간에는 ‘메리츠 스마트 프레임워크(Meritz Smart Framework, 이하 MSF)라는 정보공학 방법론이 적용됐다.

MSF는 메리츠금융그룹의 고유 아키텍처 특성을 반영해 메리츠금융정보가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다.

메타 기반 리파지토리(Repository)에 저장된 표준 아키텍처를 참조, 개발 시 발생하는 비 표준 요소를 자동 추출하고, 프로그램의 실시간 테스트(단위/통합/부하)를 위해 테스트 화면을 자동 생성한다.

MSF는 운영 환경에서 발생한 장애 상황을 테스트 환경에서 동일하게 재현하는 등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 특허 등록이 진행 중인 메리츠금융그룹 ‘MSF 프레임워크’는 메리츠화재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의 안정성을 제공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성범 대표는 “이번 화재 차세대는 기존 업무를 기능적으로 통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테크니컬 레퍼런스 모델(TRM)이라는 구조를 통해 차세대 이후에도 관리가 손쉽게 만든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메리츠화재 차세대는 2008년 PI를 시작으로 2011년 2월, LG CNS 주사업자 선정 후 총 26개월의 개발기간이 투입됐다.

재미있는 사실은, 메리츠화재가 차세대 가동이후 신상품을 2종이나 출시했다는 점이다.

◆2012년, 일정에 딱 맞춘 증권IT 개통 = 이에 앞서 지난 2012년 8월초, 메리츠종합금융증권(대표 김용범, 이하 메리츠증권)은 차세대시스템 ‘민츠(MINT’s)’를 가동한다.

‘민츠’의 탄생은 당시 종금과 증권의 합병으로 인한 화학적 결합의 대두, 최근 유행하는 PMI(Post Merge Integration) 필요성에서 시작됐다.

투이컨설팅 등이 참여해 GAP 분석 및 통합 방안에 대한 협의 결과, 종금 고객을 여신-수신고객으로 분리해 수신고객 정보를 증권과 중복 체크 및 추가 필요데이터에 대한 클린징 작업을 통해 증권 고객정보에 통합했다.

당시 메리츠증권은 홈트레이딩(HTS) 시스템, 인터넷뱅킹 등 시스템 처리속도, 콘텐츠 및 UX 등 부문을 중점 개편한다.

삼성SDS를 주사업자로, 투이컨설팅을 PMO 사업자로 정하고 2011년 4월부터 본 사업에 착수하게 된다.

이후 메리츠증권은 증권비즈니스의 핵심 ‘코어뱅킹(Core banking)’을 중심으로 운영계, 정보계, HTS, 인프라 시스템을 연계, 구축했다.<그림3 ‘메리츠증권 차세대 추진범위’ 참조>

▲ 그림3 ‘메리츠증권 차세대 추진범위’

특히 차세대 HTS는 편리한 사용자 환경구축(투자정보 접근성 강화 및 편리한 UI제공), 고객별 맞춤서비스(고객 니즈에 따라 서비스제공), 투자정보 콘텐츠 보강(최고수준의 투자정보 서비스 제공), CRM기반 마련(SFA 고객관리 기반 마련) 개선사항 등 4개 분야를 반영, 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메리츠증권은 현재도 즉시적인 상품 출시, 재무적 효과 등을 거두고 있다.

◆메리츠금융정보, “SOA 기반 아키텍트 육성” = 한편, 메리츠금융정보는 이번 화재 차세대 가동으로 그동안 수년간 숨가쁘게 이어온 주요 IT투자 사업에 방점을 찍게 됐다.

관건은 유지보수.

김성범 대표는 “SOA 기반 품질관리(QA), 비즈니스 아키텍트(BA) 전담팀을 구성했고, 향후 데이터(DA), 소프트웨어(SA), 애플리케이션 아키텍트(AA)로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메리츠금융정보는 지난 4월 1일 ‘고객의 미래 가치를 선도하는 금융서비스 혁신 파트너’ 라는 비전선포식을 가졌다.

이 비전을 통해 메리츠금융정보는 ▲‘IT 서비스 운영 최적화’ ▲‘금융 IT 기술 혁신’ 그리고 ▲‘고객의 미래 가치 창출’ 이라는 미션을 설정하고 국내 최고의 금융IT 혁신 기업이 될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증권, 화재 차세대 동시 추진으로 몸살이 날 지경인데도, 메리츠금융정보는 여전히 ‘미래’를 찾고 있다.

메리츠금융정보가 혁신 기업의 모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