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윤 대표 이씨마이너, 엑설루션컨설팅, 피티피커뮤니케이션 등을 거쳐 전략적 데이터 분석 및 데이터마이닝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주)위즈페니언 대표로 근무하고 있다. 마케팅과 데이터마이닝을 전공하여 마케팅 활용 중심의 데이터 분석 및 BI를 전문으로 하는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제일모직, LG패션, 삼성전자, 삼성생명, 신한은행, SK텔레콤, 스카이라이프, 한국암웨이, 라이나생명보험 등 다양한 업종에서의 선도기업에 BI 컨설팅을 수행하였다. 최근에는 의료, 보험, 금융산업에서의 사기방지와 관련된 BI 영역에 새로운 접근방법을 선보이며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 가트너 그룹의 분석가였던 하워드 드레스너(Howard Dresner)에 의해 BI(Business Intelligence)라는 용어가 사용되면서부터 그 의미와 범위에 대해 많은 논란이 불거져왔다. 드레스너는 BI를 '사실(facts) 기반의 지원 시스템(support systems)을 사용하여 경영적 의사결정을 향상시키기 위한 개념 및 방법'이라고 정의하였다.

사실 BI의 의미를 좀 더 확대하여 본다면 그 기원을 1958년까지 끌어올릴 수도 있다. IBM의 연구원이었던 한스 피터 룬(Hans Peter Luhn)은 인텔리전스(Intelligence)라는 용어를 '성취하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행동들을 알려주는 방법으로, 그들 앞에 존재하고 있는 사실들 간의 상호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 내리면서 매우 확장된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즉, 결국엔 똑똑한 경영을 하겠다는 이야기와 다름이 없다. 우둔한 아이보다는 똑똑한 아이가 학교에서 여러모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듯이 기업도 좀 더 똑똑한 조직이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기업을 좀 더 똑똑하게 운영해 보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똑똑한 조직은 어떻게 운영되는 조직을 말하는 것일까?

담배를 몰래 피우다가 학생주임 선생님한테 걸려서 반성문을 쓰고 담임선생님께 확인을 받아와야 하는 학생이 있다고 하자. 그런데 마침 그날 오전에 담임선생님이 교감선생님으로부터 학급의 성적이 제일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면, 똑똑한 학생은 담임선생님의 심기가 안 좋은 상황인 지금 절대 확인 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둔한 학생은 무조건 빨리 확인 받고 학생주임 선생님께 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앞뒤 안 가리고 담임선생님께 확인을 받으려 할 것이다. 여기서 앞뒤를 가린다는 것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의 상황을 파악한다는 것이고 이것은 기업에게 조직 내외의 데이터 및 정보의 수집 활동으로 대비 될 수 있을 것이다.

담배를 피우다 걸린 학생이나 문제에 봉착한 기업이나 작금의 현상을 파악하기 위한 데이터를 수집 하고(담임선생님의 현재 심기), 적당한 처리과정을 거쳐 자신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형태로 바꾼 후(종례쯤에는 화가 좀 풀리실 것이다!), 문제 해결에 사용하게 된다(종례 직후 조용히 말씀 드리자!). 즉, 똑똑한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여러 행위 중 하나로,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한 의사결정 지원에의 활용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실제로 현재의 BI는 위와 같은 형태로 가장 많이 적용되고 있다.

이렇게 단순한 과정으로 설명될 수 있는 BI를 실무에 적용시키다 보면 사실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게 되는데 여기에서는 간단히 네 가지 정도의 문제점들을 소개하고 이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봄으로써 앞으로의 BI의 전개 상황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첫째 문제점은 우리가 지나치게 'Intelligence'라는 단어에 대해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는 것이며, 둘째는 BI를 만능 솔루션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것, 그리고 세 번째는 데이터의 품질 문제를 들 수 있으며, 끝으로 단발적인 프로젝트 성격의 문제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각각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하나씩 다루어 보고, BI를 실제 마케팅에 적용하여 활용한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BI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조금 더 확장시켜 보고자 한다.

◇'Intelligence'에의 강박=인텔리전스라는 단어는 사실 우리를 사뭇 긴장하게 만든다. 왠지 쉽지 않아 보이고 높아만 보이는 단어 중 하나이다. 이러한 단어의 뉘앙스는 BI를 적용할 때에는 왠지 쉬운 방법이나 뻔한 방법을 사용해서는 안 될 것 같은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문제를 살펴보자. 첫 번째 문제는 은행의 내부 직원 사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방안의 마련이고, 두 번째는 신용카드 이용 고객 중에 장기 연체자로 넘어갈 고객을 미리 예측하는 방안 마련이다. 이 두 가지 문제의 해결은 BI의 아주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은행의 지점장 김모씨는 과도한 주식 투자로 인해 많은 빚을 지게 되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객 돈 300억 원을 빼돌렸다가 사후에 발각되자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A 은행은 은행의 대외적 이미지를 위하여 조용히 해결하려 하였고 차후에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무언가 BI적 방안을 적용해 보려고 하였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경망 모형과 로지스틱 회귀 모형을 사용하기로 하고, 모든 은행 직원들의 은행 거래 내역뿐만 아니라 모든 금융 거래내역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사고를 낼 직원인지 아닌지를 예측하는 분류 모형을 만들었다면, 이러한 처방은 과연 옳은 해결방법이었을까?

첫 번째 예에서의 사고는 그 발생빈도가 매우 낮다. 즉, 대부분의 거래는 정상적인 거래이기 때문에 매우 빈번히 발생하는 반면에 사고 거래는 3년 정도의 데이터를 모아야 겨우 10여 건 이하로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양 사건을 똑 같은 비율로 무작위 추출하여 데이터 세트를 구성할 수도 없는 데이터를 사용하여 분류 예측모형을 만든다는 것은 아무 의미 없는 모형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신경망 모형이나 로지스틱 회귀 모형을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을 수도 있다. 차라리 간단한 규칙들을 만들어 내어 필터링 하듯이 접근하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이고 정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출금이 최근 3개월 이내에 얼마 이상 증가한 지점 직원 중 여러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돌려막기를 시도하고 있는 직원의 경우 위험등급 2단계를 부여하고 집중 모니터링 한다'와 같은 규칙들을 만들고 이들을 적용시키는 것이 훨씬 더 성능이 좋은 BI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BI 서비스를 받으려는 조직이나 BI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조직이나 모두 이러한 단순한 규칙들 보다 뭔가 좀 더 인텔리전트 해 보이는 방법론을 적용시키길 원한다. 왜냐하면 BI이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예의경우 사실 운영계 시스템의 역할 정도만 해주면 되는 업무의 성격이다. 즉, 몇 안 되는 감사요원들이 전체 은행 직원들을 하나하나 모니터링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하여 위험 등급이 높은 직원들을 일단 한 번 필터링한 후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한된 수의 직원들만 직접 사람이 모니터링 하면 되는 상황인 것이다. 반드시 분석계 시스템의 냄새를 풍길 필요는 없는 것이다.

두 번째 예로 제시하고 있는 신용카드 연체자 예측 문제는 단순한 규칙들뿐만 아니라 신경망 기법이나 로지스틱 기법을 이용하여 이를 분류해 내는 모형을 개발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상황이다. 신용카드 연체는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즉, 각종 기법들이 학습을 할만한 충분한 비율의 데이터를 제공해 주고 있기 때문에 인텔리전트 기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사실 뒤에서 한 번 더 언급하고 있는 데이터의 품질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즉 BI에서 사용될 기법들은 각 상황에 맞는 기법 및 방법들이 사용되어야 한다. 지극히 당연한 얘기임에도 불구하고 인텔리전트 한 기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서비스 제공자나 수급자 모두에게 잘못된 접근을 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솔루션으로 해결? =두 번째로 제시하고 있는 문제점은 BI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솔루션의 현실이다. 솔루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좋은 방법이다. 개발 기간을 단축 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의 경험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BI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다는 솔루션의 완성도가 사실상 매우 낮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회사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선전하는 이유는 고객사에서 솔루션 보유 여부를 업체 선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잣대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완성도가 매우 떨어지는 솔루션이라 하더라도, 심지어는 존재하지도 않는 솔루션이라 하더라도 보유하고 있다고 선전하는 회사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BI 솔루션은 완성도가 매우 높아도 과거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s)의 쉘(Shell)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각 고객사가 처한 상황과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에 따라서 적용될 기법이나 기술들이 달라져야 하고 또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약간의 수정을 거친 후 바로 적용시킬 수 있는 솔루션은 그 사례를 찾아보기 매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업체들은 저마다 솔루션을 광고하고 또 고객사들은 그 광고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2000년대 초반 한껏 불었던 지능화의 바람이 한풀 꺾여 버린 이유를 여기에서 찾고 싶다. 고객사의 기대치를 높여놓고 결국엔 그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BI 솔루션에 대한 인식을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정비해 보고 정확한 위치로 자리매김 시켜야 할 것이다.

◇데이터의 품질=세 번째로 제시하고자 하는 문제점은 사용되는 데이터의 품질이다. 여기서 얘기하는 데이터의 품질이란 정확한 데이터냐 틀린 데이터냐를 따지는 ‘클린(clean)’의 정도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의 데이터는 과거에 비하면 매우 정확한 편이며 일관성도 매우 높아졌고 그 양도 충분해 졌다. 여기에서의 품질은 수집된 데이터가 BI를 적용시킬 수 있는 성격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다.

필자가 분석해 본 데이터를 예를 들면, 100여 개가 넘는 항목(속성)을 갖고 있고 수십만 개의 인스턴스(관측치)를 갖고 있는 데이터임에도 불구하고 신용 '불량자'와 신용 '양호자'를 현 데이터만 갖고는 구분을 못하는 경우를 경험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수집된 데이터의 입력항목으로 사용될 속성들의 값이 불량자나 양호자나 서로 매우 유사한 값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입력 값 만으로는 목표 값을 구분해 낼 수가 없었다. 즉, 데이터 품질은 잘 수집된 입력 항목으로서의 데이터의 품질을 얘기하며 우리가 적용하려고 하는 BI에 적합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여기에서 얘기하는 데이터 품질을 저하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은 현업 실무자들에 의해서 발생된다. 실제 프로젝트에서 일을 하다 보면 현업 실무자들의 요구에 의해 기술적으로는 전혀 필요 없는 입력 항목들이 모형에 추가가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에도 목표 값을 구분해 내는 데 기술적으로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입력 항목들이 들어가다 보니 데이터의 품질이 오히려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아주 미미한 입력항목 값들의 차이를 이용하여 고성능의 모형을 개발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실제로 위의 데이터에 사례기반 추론을 적용시켜 본 결과 유사한 사례들이라고 추론되는 사례들의 목표 값들은 매우 넓게 분포되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었다. 이러한 문제는 어쩌면 BI를 적용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도 볼 수 있다. 애초에 BI를 적용시킬 수 없는 데이터 수집 구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BI를 무리하게 적용시키다 보면 성능이 떨어지는 적용 사례가 발생하게 되고 이는 곧 BI 전체의 적용을 위축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수도 있다.

◇지속적인 파트너십 관계=마지막 BI에 대한 적용상의 문제는 우리가 이것을 단발성의 프로젝트로 생각하는데 있다. 대부분의 IT 컨설팅 서비스 기업들이 첫 번째 성공요인(CSF)으로 'CEO의 전폭적인 지원'을 꼽고 그 다음으로 꼽는 사항이 '지속적인 유지보수 관리'이다. 그만큼 IT의 일회성 적용시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이러한 지속적인 유지보수작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반대로 가장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실패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BI의 경우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비스 제공사와 고객사와의 지속적인 파트너십 관계가 요구된다.

실제 수년 전 모 증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고객사에 어떠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 하러 왔던 서비스사의 발표자가 2주 안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또 2주안에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다고 발표하였다. 그러자 증권사에 25년째 근무하고 있었던 한 간부가 우리가 20년째 파악을 못하고 있는 문제점과 해결책을 어떻게 4주안에 해결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제안자는 '조직 밖에 위치한 우리 같은 전문가들이 오히려 문제점 파악과 해결책 마련에 더 용이하기 때문이다.'라고 답변하였다. 좋은 제안이었고 좋은 질문이었고 좋은 답변이었다. 그러나 4주라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조금 모자라면 8주면 가능할까? 아니면 16주라면 가능할 것인가?

대부분의 BI 프로젝트들이 수 개월의 단발성 프로젝트로 마련되고 있다. 개발까지 포함된 프로젝트라면 여기에 몇 개월이 더 추가되고, 당연히 발생할 프로젝트 지연기간 수개월을 또 포함하게 된다. 여러 IT 서비스 중에서도 특히 BI는 결단코 단발성 프로젝트로 마무리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그 이유는 좀 더 솔직히 표현하자면 BI 서비스 제공사가 고객사에 대하여 학습할 시간이 필요하며, 처음의 문제해결에 적용했던 가정에 대한 검증과 보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BI 서비스 제공사가 보유한 솔루션은 시스템의 인풋/아웃풋, 최종 사용자 화면 등만 갖추고 있을 것이며 거기에 과거 고객사에서 개발한 규칙들이나 모형 등이 그대로 장착되어 있는 수준이다. 아무리 같은 업종이라도 약간의 수정만으로 바로 새로운 고객사의 BI 시스템 환경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고객사의 데이터발생 상황에서부터 수집 상황, 데이터 분석 및 파악, BI 시스템에서의 프로세스, 그리고 피드백까지 전 과정에 대한 새로운 학습이 필요하다. 사실 이러한 학습의 필요성은 고객사 및 서비스 제공사 모두 알고 있지만 모두 짧은 프로젝트 기간 안에 포함되어 실현되기를 원하고 있으며 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학습은 일정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장기간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정확한 BI 솔루션을 제공받는 것은 고객사에게도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운영계 시스템을 아웃소싱 받듯이 BI 시스템도 서비스 제공사와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운영 및 유지 보수 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고객사 입장에서는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될 것이며 서비스 제공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관계가 ‘Cash Cow’로서 작용되어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더욱 최적화된 서비스를 고객사에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성공사례=위에서 살펴본 이슈들은 기업에서 BI를 실무에 적용할 때 오해하기 쉬운 몇 가지 사항들을 설명한 것이다. 이제 실제 기업에서 BI를 적용하여 어떻게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였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BI의 경우 기업의 다양한 영역에서 실제 적용되고 또 효과를 창출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마케팅 영역에서의 BI 적용사례에 가장 관심을 보일 것 같아 마케팅 전략에 적용된 몇 가지 BI 사례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 사례1
냉장고를 구매한 고객에게 LCD TV를 판매할 것인가. 김치냉장고를 판매할 것인가.
이 사례는 흔히 교차판매모형(cross-sell Model) 또는 구매가망성 예측모형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데이터마이닝 모델을 활용한 ‘마케팅 인텔리전스(Marketing Intelligence)’사례 중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영역이다. 마케팅 담당자 입장에서 이번 판촉 행사에 맞추어 고가의 냉장고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추가적인 상품을 구매하도록 행사 안내 DM을 발송할 때 모든 상품이 포함된 전단지를 일괄적으로 발송하는 것보다 고객이 구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만을 뽑아서 DM을 보내고 싶을 것이다. 이런 타깃 마케팅(target marketing)의 필요성은 유통업뿐만 아니라 제조, 은행, 보험, 통신, 서비스 등 전 산업에 걸쳐 제기되고 있으며, 실제 많은 기업에서 적용하여 효과를 보고 있는 마케팅 인텔리전스의 대표적 사례이다.

그렇다면 교차판매모형을 적용하여 실제 타깃 마케팅을 전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우선 첫째로 우리 회사의 영업환경이 이 모형을 적용하기에 적합한 것인가를 판단하여야 한다. 5~10개 정도의 주요 상품 군을 판매하는 경우 특정 상품을 구매할 가망성을 점수화 하는 예측모형의 개발이 적합하지만 유통업체처럼 수십, 수백 가지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 장바구니모형(연관분석)을 적용한 교차판매 모형을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우리 회사가 자금 여력이 많아 두 가지 모두 개발하여 활용할 수 있다면 가장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으나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회사가 투자비용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두 가지 방법 중 우리 회사에 맞는 한 가지를 선택하여 우선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 고객의 구매성향을 분석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가 있는지를 파악해 보아야 한다. 특정 고객이 LCD TV를 구매할 것인가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LCD TV를 구매한 고객의 프로파일을 분석하여야 하는데 과거 구매고객에 대한 데이터나 판매데이터가 기록되어 있지 않으면 예측모형을 개발할 수 없는 것이다.

셋째, 예측모형의 개발은 회사 내부의 전문가나 외부의 전문업체에서 개발하면 되기 때문에 다음으로 고민해야 할 사항은 개발된 모형을 실제 마케팅 활동에 적용하는 방법이다. 고객별로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평가한 후 이를 본사에서 주도로 마케팅 할 것인지, 각 지점에서 할 것인지, 판매사원을 통해 고객에게 직접 영업활동이 전개될 것인가에 따라 모델의 활용프로세스는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많은 기업에서 교차판매모형의 적용 성과가 낮게 나타나는 것은 본사의 의지와는 다르게 영업사원 또는 판매사원들이 교차판매모형을 통해 제시되는 구매가능성 스코어에 대한 이해도가 낮거나 활용도가 낮아 실제 영업활동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S전자는 각 영업소에서 고객별로 구매 가능할 가능성이 높은 상품 정보를 조회하고 출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으며, W 렌탈 업체에서는 매월 각 영업소에 담당 고객들이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 상품 리스트를 제공하여 소속된 영업직원에게 분배할 수 있도록 하고 성공사례를 지속적으로 전파하여 영업직원들의 활용 의지를 제고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사례2
이번 판촉행사는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까. 다음 판촉행사의 사은품은 어떤걸 준비해야 행사의 성과가 좋을까.

예전에 한 업체로부터 받은 요구사항은 판촉 행사의 성과를 정확하게 분석할 경우 판촉행사를 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정확하게 어느 정도 더 많은 매출이 발생하였는지를 분석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특히 향후 시행될 판촉행사를 기획할 때 최적의 판촉기간, 판촉사은품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판촉행사 조건에 따라 성과를 예측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모델을 개발해 달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 기업은 판촉행사의 성과를 분석하는데 있어서 전년도의 같은 기간의 매출과 단순 비교하여 판촉행사의 성과를 분석해 오고 있었으나 분석결과의 정확성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판촉행사가 시행된 기간 동안의 여러 가지 복잡한 마케팅 환경요인을 고려하여 정확하게 성과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한 관심사항이 되었다.

BI 개발에 앞서 우선 확인한 사항은 판촉행사 효과분석 모형을 개발할 정도로 충분한 데이터가 존재하는 가였다. 우리가 알다시피 대부분의 업체는 판촉행사와 관련된 기획내용 및 성과가 엑셀 또는 간단한 문서로 정리되어 보고된 이 후, 어느 담당자 서랍에 묻혀 있거나 어디에 있는지 담당자조차 모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다행히 이 업체는 판촉행사의 기획단계에서부터 모든 사항을 전산 입력하게 되어 있어 최근 2~3년간의 판촉행사 정보가 데이터로 관리되고 있었다.

▲ <그림 1> 판촉효과 분석을 위한 모형 개발

판촉행사의 성과를 분석하는 모형은 <그림 1>과 같이 가능한 쉬운 개념으로 모형을 개발하였다. 판촉행사가 실행되지 않았을 경우의 해당 상품의 매출을 추정하여 판촉행사 매출에서 차감한 차이를 판촉행사의 성과로 평가한 것이다. 물론 개념은 간단하지만 판촉행사가 실행되지 않았을 경우의 매출을 추정하는 모형의 개발은 무척 어려운 작업이었다. 많은 종류의 캠페인 유형 및 캠페인 기간을 고려해야 하고, 다양한 사은품 종류의 분류, 명절 및 계절적 효과의 반영, 다른 캠페인과 동시에 전개되었을 경우의 상승/하락효과, 주말효과 또는 월말효과를 반영하여 모델을 개발하였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판촉기간 및 사은품 유형에 따른 판촉효과를 예측하는 모형은 앞서 개발한 판촉행사의 성과를 분석하는 모형을 활용하여 개발하였다. 판촉행사를 시행하였을 경우의 성과를 예측한 후 동일 조건에서 판촉행사를 시행하지 않았을 경우의 성과를 예측하여 두 예측치의 차이를 판촉행사의 성과로 계산한 것이다. 따라서, 판촉행사 담당자는 판촉기간 또는 판촉 사은품 등을 변경해 가며 판촉성과를 예측한 후 가장 큰 효과가 있는 판촉행사를 최종 결정하여 판촉행사를 기획하게 된다.

실제 이 업체는 그 동안 담당자의 마케팅적 감각에 의지하여 기획하던 판촉행사를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결정함으로써 행사 기획에 대한 근거를 확보할 수 있었으며, 캠페인 성과의 예측 값을 기준으로 하여 캠페인 성과를 평가할 수 있었다.

다만 캠페인 성과의 예측 치와 실제 값을 비교 분석하여 예측오차를 줄일 수 있도록 모형을 더욱 정교화하는 작업 또는 예측 치와 실제 값이 많이 벗어난 경우의 원인을 분석하여 판촉행사의 성과를 저해하는 요인을 발견하는 등의 후속작업이 없었던 것이 아쉬운 점이다. 진정한 BI 적용성과는 단발성으로 모형을 개발하여 적용하는 데에서 오는 금전적인 효과가 아니라 BI에 의한 예측 치와 실제 값의 지속적인 비교 분석을 통해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요인을 발견하거나 모형을 더욱 정교화하여 안정성을 증대하는데 있다고 생각된다.

■사례3
전국 주요 카드가맹점 밀집 지역 중 작년보다 매출이 증가한 지역은 어디인가. 해당 지역 중 특히 많은 매출이 증가한 업종은 어떤 업종인가.

▲ <그림 2> 소호 사업자의 세부적 시장 분류

은행에서의 BI 적용분야는 주로 고객의 부도(default)를 예측하여 관리하거나 금융 상품에 대한 교차판매(cross-sell)에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은행에서는 소호 금융사업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그림 2>와 같이 전국에 있는 소호 사업자를 지리적 위치와 업종에 따라 세분시장(market segment)으로 분류하고 해당 세분시장의 사업 환경이 최근 다른 지역과 비교하여 어느 정도 성장하였는지, 다른 업종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얼마만큼 매출이 증가하였는지를 수치화하여 평가할 수 있기를 원하였다. 실제로 전체 금융자원의 분배측면과 수요예측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는 각 지점의 영업실적 정도여서 전략적인 마케팅 활동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따라서, BI의 활용목표는 마케팅 전략수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전국에 있는 소호시장의 현황을 계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Market Index’를 개발하는 것이었다<그림 3>.

▲ <그림 3> Market Index 개발단계

소호 시장지표(SOHO Market Index)를 개발하기 위해 가장 먼저 실행한 것은 어떻게 전국에 있는 소호시장을 세분화 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인가이다. 소호시장을 세분화 하는 데에는 다양한 기준이 적용될 수 있겠지만 각 지점의 영업권을 반영하기 위해 지역적 위치를 우선적 기준으로 선정하였고, 업종의 특성에 따라 규모 및 매출 수준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업종을 또 다른 기준으로 선정하였다. 지역의 구분에 있어서는 우편번호를 기준으로 지역적 편중을 고려하여 전국을 2,500개 정도의 세부 지역으로 구분하였고, 업종의 분류는 표준산업분류표를 활용하여 70개 업종으로 분류하였다. 산술적으로는 전국을 지역적 위치와 업종에 따라 분류하면 약 175,000개(2500×70)의 세분시장이 산출되지만 지역별로 분포하지 않는 업종이 있어 약 50,000개의 소호시장을 생성하였다.

소호시장을 세분화 한 후에는 소호시장의 현황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호 시장지표는 전년 동기 대비 해당 시장이 어느 정도 성장하였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전년대비 증감률’과 다른 지역 및 업종과 비교하여 해당 지역의 높고 낮음을 평가할 수 있는 ‘지역/업종별 상대수준’을 평가 지표로 선정하였다. 각 지표 밑에는 가맹점 수, 매출총액, 점당 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상세지표가 정의되었다.

마지막으로, 개발된 지표를 활용하여 해당 지역의 소호시장을 하나의 수치로 평가할 수 있도록 각 상세지표에 가중치를 적용하여 하나의 ‘성장지수’를 평가할 수 있는 모형을 개발하였다. 이렇게 하여 전국에 있는 소호시장을 약 50,000개의 세분화된 시장으로 구분하고 각 세분시장의 성장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한 것이다. 물론 개발된 지표는 각 지점에 대한 자원의 배분과 거시적인 시장환경의 변화를 분석하는데 있어 주요하게 활용되고 있다.

◇맺음말=위에서 우리는 기업이 BI를 실무에 적용시킬 때 가질 수 있는 네 가지 오해와 다른 기업들이 마케팅 전략 수립 및 실행 차원에서 적용하고 있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았다. 물론 BI의 적용에 나타나는 문제점은 비단 위에서 언급한 4가지 이외에도 다양한 문제들이 있을 수 있으며, 또한 BI의 적용 사례는 우리가 며칠 밤을 새우며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무수히 많다.

하지만 위에서 제시한 적용상의 이슈와 사례는 BI의 활용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사항들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로버트 카플란 교수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는 전략 입안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많은 도구를 제공한다’라고 하였다. 즉, BI는 우리와 거리가 멀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해결해야 하거나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갖가지 방법들을 BI라 할 수 있으며, 따라서 특별한 솔루션이 아니라 간단한 엑셀 시트로도 만들어 볼 수 있는 것이 BI 라는 것이다. 실제 이러한 BI가 적용가능한지를 평가하거나 실행 계획을 수립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솔루션이 가장 훌륭한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어떤 것이 필요한지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과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존재하는 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BI를 개발하기 위하여 어떤 데이터마이닝 알고리즘을 적용할지 또는 어떤 통계적 기법을 적용할 지에 대한 문제는 고민하지 말자. 이렇게 복잡한 문제들은 이것을 전문적으로 수행하여 직업으로 살아가는 컨설턴트에게 문의하거나 또는 회사 내에서도 잘 찾아보면 학교에서 데이터마이닝을 공부한 동료 한두 명쯤은 있게 마련이다. 끝으로, 이러한 BI의 개발은 한차례 개발로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초기에 개발한 모델을 적용한 후에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더 큰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명심하자. 물론 투자한 비용과 비교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우리의 직장 상사를 설득하는 문제는 매우 어려운 것이 틀림없으나 어차피 내가 회사를 옮길 계획이 아니라면 직장 상사에게 BI 적용과 관련하여 장기적인 안목을 갖게 하는 것도 우리의 숙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