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및 심의시스템 강화 후 단일화 목소리

시중은행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이하 장차법) 대응 관련, 전자금융 등 웹접근성을 개선했지만, 인증마크 부여 민간기관이 많아 고심에 빠졌다.

특히, 각 기관은 ‘웹 콘텐츠 액세서빌리티에 관한 가이드라인(Web Content Accessibiliry Guidelines, 이하 WCAG)’을 준수하지만 각 단체별로 적용하는 기준의 일부는 차이를 보인다.

웹 접근성이란, 장애인 및 비장애인이 차별 없이 인터넷 사이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말한다.

시중은행은 지난해부터 향후 1년여 기간 동안 전자금융 즉 인터넷, 모바일 등 온라인 뱅킹 플랫폼을 ‘웹접근성’ 준수 방향으로 개편 중이다.

은행권의 고민은 특정 인증마크만 획득할 경우 ‘인증마크’를 획득하지 않은 기관에서 ‘정당하지 않은’ 불편 사이트로 규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웹 접근성 인증마크 부여 기관 현황은 = 국내 웹 접근성 인증마크 부여 기관은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장애인 인권포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신체장애인 복지회, 웹발전연구소 등이다. <그림1 ‘국내 웹접근성 품질 인증기관 현황’ 참조>

▲ 그림1 ‘국내 웹접근성 품질 인증기관 현황’

이들 기관 중 한국장애인 인권포럼은 국내 최초 ‘웹접근성 인증마크’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경우, 웹접근성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글로벌 WCAG를 ‘한국형 WCAG(Korean Web Content Accessibility Guidelines 2.0)’로 개발, 공급중이다.

이 표준은 2008년 12월에 제정된 웹 접근성 관련 국제 표준 ‘월드 와이드 웹 컨소시엄(W3C: World Wide Web Consortium)의 ‘웹 콘텐츠 접근성 가이드라인 2.0(WCAG 2.0: Web Content Accessibility Guidelines 2.0)’을 국내 실정에 맞게 반영한 특성을 갖는다. <그림2 ‘국제 표준과 국내 표준의 주요 내용 비교’ 참조>

▲ 그림2 ‘국제 표준과 국내 표준의 주요 내용 비교’<출처 : 한국정보화진흥원 산하 웹접근성연구소>

다른 기관은 이 국내 표준에 각 기관이 대표하는 성격을 반영, 변형해 사용 중이다.

한국 시각장애인연합회 하성준 사무국장은 “기관마다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연합회는 다른 장애인보다 시각장애인의 불편을 해소한 사이트에 가산점을 줄 수 있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금융사 웹사이트, 웹접근성에 ‘부족’ = 은행들의 고민은 ‘누구는 받고, 누구는 받지 않을 경우 불편한 뒷감당’이다.

특정 마크만 획득, 인증기관이 특정 사이트를 ‘불편한 사이트’로 규정, 발표할 경우 은행이 입을 이미지 타격도 다소 우려스럽다는 게 은행들의 입장이다.

한국 시각장애인연합회 하성준 사무국장은 “현재 은행들이 만들어 놓은 웹사이트는 웹접근성을 준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심지어 모 은행의 경우, 인증마크 심사에 내놓은 사이트가 고작 시각장애인 페이지를 따로 만드는 것”이라며, 은행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하 사무국장은 이어 “모든 금융회사 메인페이지를 중심으로 웹접근성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고 은행들의 우려에 일침을 가했다.

◆안전행정부 중심 표준화 나서 = 웹접근성 인증은 비단 ‘은행’ 뿐만 아니라, 포탈, 인터넷쇼핑몰 등 대국민 웹페이지를 운용하는 모든 기업이 대상이다.

한국정보화 진흥원 한정기 책임은 “시장에 혼란이 있는 것을 알고, 국가 차원 표준 웹접근성 인증마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정보조직개편 전 행정안전부는 ‘국가 정보화 기본법’ 개정을 통해 국가 웹접근성 인증 마크 제도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정해 놓았다.

도입 예정인 ‘국가 표준 웹접근성 인증마크제’는 현재 모든 인증기관이 더 이상 인증마크 부여를 할 수 없게 되고, 일부 기관은 평가 대행기관으로 전환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다만 이 경우, 선행돼야 할 몇 가지 쟁점이 있다.

우선, 국가 표준이 마련되기 전 모든 인증기관 활동이 정지되거나, 어느 한 곳만 받더라도 인증갱신 시 ‘국가 표준인증’으로 인정해 줘야 하는 정지작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아울러 ‘적절한 평가시스템’ 도입이다.

하성준 사무국장은 “적절한 평가시스템, 인증시스템 육성이 선행돼야 가능한 부분”이라며 “자동평가, 수동평가, 사용자 평가 등 근본적으로 평가하고 심의하는 시스템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차별 금지를 위한 법률과 인증마크, 그 본연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개선, 발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