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은행장 박영빈) 차세대가 여전히 안개속이다. 현재 협상중인 계약을 성사시켜도, 프로젝트가 제대로 끝날 수 있을지 곳곳에서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남은행은 최근까지 가격견적 및 공수를 다시 제출 받아왔다.

SK C&C가 마지막으로 제출한 가격은 395억에 148M/M가 줄어든 3612M/M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제안견적 직전 제출분 400억대 초반에 3760M/M에 비해 총 10억원 가량이 줄어든 내용이다.

그러나 은행 속내는 다르게 전해진다. 투입인력의 공수가 줄어들지 않는 상태에서 가격의 인하를 요구한 것.

또 경남은행 박 행장과 경영진의 생각은 SK C&C가 애초 제안한 375억대를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경남은행은 이사회 통과 예산 405억이 아닌 SK C&C가 애초 제출한 375억에 600M/M가 추가된 3760M/M 관철이라는 게 우리FIS 안팎의 전언이다.

문제는 공식 발주처인 은행입장에 비해 우리FIS 입장이 관대해져 있다는 데 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우리FIS 경영진과 계약실무진은 405억 예산 안으로 들어왔으니 계약을 강행할 분위기다. 그러나 은행은 생각이 다르다. 얼마전, 경남은행 IT기획부와 우리FIS 계약 실무진 사이 험악한 분위기까지 연출돼 계약이 되도 프로젝트가 제대로 될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은행 경영진과 IT기획부가 이렇게 개발공수를 양보하지 못하는 이유는 SK C&C와 부산은행간 소송의 여파로 풀이된다.

부산은행과 SK C&C간 진행중인 소송의 10여개 쟁점 중 SK C&C는 “은행측이 약정인력 490M/M를 추가투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대목이 있다.

경남은행은 ‘명쾌하지 못한 인력투입 약속’ 등 정황이 이어질 경우, 본 프로젝트 이후 자칫 부산은행 사태로 비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SK C&C 내부는 더 어수선하다. SK C&C 금융사업부 소속 IT개발인력 40여명이 다른 부서로 발령된 바 있다.

SK C&C가 경남은행 차세대 프로젝트 사업을 수주한다는 점은 적지 않은 리스크 동반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여기에 덧붙여 이번주 우리FIS 이사회 및 주총을 앞두고 대표 교체 소문이 나돌고 있어 단시간에 계약성사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과정에서 지난 14일 경남은행 김흥운 CIO가 SK C&C를 전격 방문했으나, 가격 등 이견을 좁히는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은행, SK C&C, 우리FIS 모두 이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목적은 잊은 지 오래다. 망각의 깊이만큼 프로젝트 부실화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은 우려일까.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