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 IT부문 분리 세부안 마련 시급

감독당국 본 인가에 총력을 기울이는 우리은행(은행장 이순우)이 카드 분사를 위한 중요한 일정을 이번주에 추진한다.

당장 오는 23일 우리은행은 이사회를 갖고, 카드 분사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 개최, 금융상품 판매 겸영 등 안건을 처리한다.

이어 24일 주주총회에서 우리은행은 카드사 분할계획 승인, 자본금 감소 등을 의결하고, 같은날 오후 금융위원회에 인허가 관련 서류를 접수할 예정이다.

과거, 국민은행에서 KB카드를 분사할 당시 금융위는 서류 접수 후 승인까지 약 20일 가량을 소요했다.

이를 감안, 우리금융그룹은 대략 2월 20일경 본인가 승인을 얻은 후 3월 4일자 출범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예상하는 출범 우리카드 규모는 500여명 규모로, 2013년이 지나면 1000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엄연히 이같은 공식적인 일정 외에 우리은행은 이미 지주사와 은행에 카드 분사 대응 TFT를 마련, 운영 중이다.

다만, 은행 안팎에서는 감독당국 인가에 온 신경을 쓴 나머지 출범 이후 카드사 운영 및 IT부문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BI코리아>는 ▲아웃소싱 계약 체결의 주요 고려 과제 ▲지난 KB카드 분사와 비교 등 카드사 분사의 주요 과제 중 가장 예민한 사안인 IT부문을 어떻게 챙겨봐야 할지 분석해 봤다.

◆아웃소싱 계약, 검토항목 많아 = 현재 우리은행 카드시스템의 소유는 우리FIS로 돼 있다.

주요 공통업무를 제외한 시스템은 우리FIS 서비스 사업본부 소속 ‘카드 서비스부’가 전담 처리중이다.

은행측은 전자금융감독규정에서 금융지주사 산하 계열사가 IT자회사를 이용하는 사례는 위수탁 업무 금지 규정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에 현재 카드사 IT아웃소싱은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우리은행은 각종 지표에 대한 별도 계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카드사 IT부문 주요 고려대상은 ▲서비스 레벨 어그리먼트(SLA) ▲KPI 등 지표 ▲IT서비스 대가 지급방법 ▲전산관련 자산 및 비용 분류 ▲자산별 유지보수비 분류 ▲전산센터 임차료 배분율 ▲BRS 및 기타비용 배분율 ▲공통인력 배분 ▲카드 IT기획 등 인력구성 ▲회의체 구성 등이다.

따라서 우리카드 IT는 우리FIS 아웃소싱을 전제로, 우리카드 IT조직 구성, 관련 각종 IT아웃소싱 계약 체결로 골격이 갖춰질 것으로 보인다.

◆3월 4일 신설 우리카드 영업개시…퀵윈 과제 우선 개발 ‘절실’= 은행에서 카드사가 분리되면, 금융지주사법 및 은행법 등을 적용해 IT시스템을 물리적으로 분리해야 한다.

현행 금융감독당국은 당장 IT시스템 분리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 손쉽게 분리가 가능한 IT시스템과 향후 업무시스템 분리 계획 일정을 제출받아 승인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다행히 지난 2012년 차세대시스템 과정에서 메인프레임에서 운영중이던 계정계 시스템, 즉 모집발급 등 업무는 개방형 표준계열로 교체했고, 승인계는 탠덤 구조는 유지했지만, 아키텍처나 장비 등을 새로 구성했다.

아울러 당시, 일부 업무시스템은 카드사 분사를 전제로 은행과 분리 구성했기 때문에 3월 이후 IT리스크는 크게 높지는 않은 상황이다.

2011년 3월 신규 법인으로 출범한 KB카드의 경우 업무시스템 분리구축, 공동이용시스템 개발, 퀵윈(Qiick-Win)시스템 등 3가지 영역으로 나눠 대응한 바 있다.

법인 출범 전 2010년 10월,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은 삼성SDS-KB데이터시스템을 주사업자로 선정하고, 신설 법인이 쓸 ‘퀵윈시스템’을 구축, 3월 본 가동했다.

당시 퀵윈 과제로 개발한 업무는 인사/급여, 재무회계, 그룹웨어, 고객서비스, 카드명세서 등 신용카드 업무 등이다.

KB카드도 비교적 철저히 준비를 했음에도, 3월 당시 은행과 분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던 영업점에서 적지 않은 혼란을 빚은 바 있다.

이후 KB카드는 채널, 인터페이스, 상품처리, 통합데이터, 정보분석, IT내부관리 등 6대 시스템 영역을 2010년 6월까지 분리 구축한다.

KB가 이같은 세부 계획을 수립한 배경은, 당시 메인프레임에서 카드업무를 은행업무와 같이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과 처한 환경이 다소 차이를 보인다.

현재 우리금융그룹 및 우리은행은 당시 KB카드와 비교, 세부안 마련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우리카드 분사에 따른 보다 치밀한 IT계획이 필요해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