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FATCA: Foreign Account Tax Compliance Act) 관련, 본격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FATCA(펫카)란, 미국 국민의 역외탈루 소득을 적발하기 위한 취지에서 제정된 것으로 국가간 협약을 통해 해외 금융계좌에 대해 상호간 정보교류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미국의 예를 들 경우, 금융계좌 소유주를 미국과 해외로 분류하고, 미국 조세납부자가 해외 금융기관에 보유한 금융계좌에 대한 특정 정보를 미국 IRS(United States Internal Revenue Service)에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2014년 1월 1일까지 미국 밖의 금융기관이 미국 고객 계좌와 미국 회사가 지불한 배당금 및 이자 등과 같이 관련된 미국 내 발생 소득 등을 밝힌다는 협약을 ISR과 체결하지 않으면, 30%의 원천징수세를 납부해야 한다.

30%의 원천징수세는 해당 미국 자산 매각시 발생하는 순매각대금에도 같이 적용, 총 60%가 넘는 과세가 이뤄진다.

‘고용회복 촉진을 위한 법률(HIRE, Hiring Incentives to Restore Employment)’ 일부로 제정돼, 올해부터 미국내에서 1차 적용된다. <그림 ‘FATCA 예상 추진 일정’ 참조>

▲ 그림 ‘FATCA 예상 추진 일정’

국세청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 등 소관부처에서 미국과 협약체결을 준비중인 것으로 안다”며, 올해 안에 국회입법 과정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국회에서 이 내용이 통과되면, 국내 금융기관이 보유한 외국인의 금융계좌를 당사국이 원하는 시기와 조건에 맞춰 제공해야 하고 데이터 적시 제공을 위한 IT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금융IT 업계에서는 과거 바젤II, 자금세탁방지와 같은 모델의 IT투자, 즉 업무요건 정의, 관련 데이터마트 구축, 계정계 등 관련 업무 연동 등이 IT투자의 기본 틀로 보고 있다.

17일 <BI코리아>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올 IT투자계획을 분석한 결과, 주요은행을 중심으로 관련, 컨설팅 예산을 반영했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2013년 IT자본예산에 12억의 예산을 반영했다. 이 금액은 IT투자를 전제로 편성한 액수다.

은행측은 IT투자 업무요건 도출을 위해 약 10억여원의 컨설팅 예산도 반영해 놓은 상태다.

우리은행도 10억원 이상의 개발비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 중 비교적 가장 빨리 추진될 것으로 예측되는 우리은행은 1월말에서 2월초 FATCA 관련, TFT팀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측은 이 TFT는 업무부서와 IT조직이 통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우리은행은 과거 이같은 사업의 컨설팅 비용이 불필요하게 많이 지출됐다는 점에서 고심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신한은행도 비교적 적극적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현재, 지난 12월 신한은행은 준법감시부에 담당자를 정했고, 신한금융지주도 관련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고문으로 있는 ‘언스트앤영(EnY)’이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IT예산에 ‘FATCA’는 반영해 놓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은행측은 업무요건이 나오는 대로 예산을 반영하고 집행하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은 준법감시부서에 전담부서를 두고 다른 은행 행보를 예의 주시중이다.

조규상 IT총괄부 부장은 “얼마 전까지 FATCA 관련, 시중은행 공동 대응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은행 차원에서는 준법감시부서를 통해 입법과정을 지켜본 후 IT투자 전략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협도 FATCA 대응 계획은 미진한 수준이다.

주요 시중은행 대응을 지켜본 후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FATCA 관련 한국오라클이 가장 적극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금융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차례 세미나를 갖고 자사 솔루션 소개 시간도 가졌다.

약 2년전부터 개발한 오라클의 FATCA 솔루션은, 컴플라이언스 전담부서를 위한 솔루션이다.

고객/계좌 분류, 듀 딜리전스(Due Diligence), 보고를 통합한 시스템으로 ▲기존 시스템 및 프로세스 변화를 최소화하고 ▲Behavior Detection을 통한 고객 신원확인(Identification) 등 기능을 제공한다.

아울러 FATCA 관리, 즉 정책-규제-보고 등 기능이 제공되고, 원천징수 정의(Withholding Definition) 등 은행내 규제 대응을 지원한다.

오라클 FATCA는 SOA 방식으로 기존 시스템 연동성이 우수하다는 강점이 있다. 계정계, On-Boarding, 페이먼트, 코어시스템, CRM, 운영리스크, 회계 업무 연동이 우수해 외국인의 계좌등록부터 사후관리가 손쉽다.

SAS코리아도 본격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리스크 관련, 은행권에 비교적 많은 고객을 확보중인 SAS코리아는 우선, 자사 리스크 고객이 FATCA 요건 반영 요청이 있으면, 곧바로 개발에 나서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희복 전무는 “기존 SAS 리스크 고객은 몇몇 요건을 반영하면, 손쉽게 FATCA를 구현할 수 있고, SAS 고객이 아니라도 SAS를 통하면 비용효율적 FATCA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