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계부채 대응 및 외환銀 통합대비 차원

“어, 하나은행이 지방은행 수준이네...”

2013년 예산을 확보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하나은행 자본예산 규모를 두고 나눈 얘기다.

올해 하나은행(은행장 김종준) 신규 자본예산은 약 537억으로 이월예산 195억을 합해, 총 732억 수준이다.

은행측은 이같은 초저예산 편성의 배경에 대해, 우선 2012년 수익은 맞출 수 있지만, 올해 매출 및 수익이 불확실한 상황이고, 3~4년 후 시작될 외환은행 통합에 대비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당분간 ‘초저예산 편성’으로 최소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기대해야 하는 형국이다.

업계에서는 지나친 IT투자 축소로 자칫 은행 주요 IT시스템 부실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하나은행은 DBMS, 계정계 등 유닉스 서버에 대해서만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해 놓았고, 일부 IT시스템은 무방비 상태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금융IT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투자를 줄이는 대신, 불요불급한 투자는 일정한 비율로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드웨어 투자가 자본예산 주도 = 하나은행 2013년 자본예산 732억에 경비예산 655억 등 IT투자 규모는 총 1387억 규모에 달한다.

자본예산 총 732억 중 이월예산 195억을 제외하면, 올해 편성된 신규 자본예산은 537억에 불과하다. 지난 2012년 대비 약 54.4% 수준이다.

이같은 결과는 작년 집행률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2012년 하나은행은 자본예산 약 983억을 편성하고, 집행률은 겨우 50%를 넘기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편성을 방대하게 하고, 집행률이 현격하게 떨어질 경우, 예산편성 과정 자체에 대한 감사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애초에 예산을 짜면서 보수적으로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537억의 구성비를 보면, 하드웨어 도입 292억, 개발용역 153억, SW도입 75억, DR 및 백업 5000만원, 보안투자 13억 8000만원 수준이다.

◆5억이상 주요 사업은 = 하나은행 자본예산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금융자동화기기 도입이다. ATM 470대 구매에 약 68억을 편성했다.

전산센터 디스크 증설에 38억, PC 3000대 도입에 36억, 전산센터 서버 용량증설에 20억, 영업점 통장프린터 1700대 10억, IC카드 발급기 900대 6억, 비밀번호 입력기(핀패드) 1700대 5억 등이 하나은행의 2013년 주요 하드웨어 투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하나은행은 스마트폰뱅킹서비스 개선 및 신규 비즈니스 추진에 33억, 그룹 바젤II 시스템 구축에 32억, 영업점 네트워크 고도화에 24억, 하나 N-월렛 서비스 개선 및 신규 비즈니스 추진에 20억 등이 대기 중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기업 인터넷뱅킹 개편 및 웹접근성 강화 등에 15억, 신용커스텀 모델에 11억, 스마트 오피스 사용을 위한 스마트 장비 배포 및 운영(1034대)에 10억 등 예산이 마련됐다.

이 밖에도 하나은행은 고객정보 암호화에 10억, 스마트폰 보안인프라 구축에 10억, 정보보안시스템 안정화 6억 등 보안투자에 나서고, 페이퍼리스 영업점 창구구현을 위한 시범 사업에 10억, CRMS시스템 개선, 즉 그룹 바젤II 도입에 따른 CRMS RDM 변경 등에 8억을 투자할 예정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