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3년 4월 서비스가 종료되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SQL 서버 2000 서비스 중단’ 관련, 금융권이 고민에 빠졌다.

SQL 서버를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부산은행조차 ‘SQL 서버 2008’로 상당수 업그레이를 마쳤지만, 부분적으로 단위업무에 ‘2000’ 버전이 남아 있어, 예산반영이 필요해 보인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1월말~12월초 MS가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해 공공기관, 학교 등에 ‘SQL 서버 2000 지원 중단’ 안내를 통해 서비스 중단사실을 알려 왔다.

MS SQL 서버 2000은 MS의 대표적인 관계형 DBMS 제품으로, 은행별로 포탈, 단말 등 시스템용 DBMS로 활용해 왔다. 

MS가 발송한 공문의 주요 내용은 ▲MS는 비즈니스와 개발 제품에 대해 최소 10년 지원(5년의 일반지원과 5년의 연장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 정책에 따라 ‘SQL 서버 2000’은 2013년 4월 9일에 모든 지원이 종료되며 프리미어 서비스를 통해서도 제품에 대한 기술지원을 받으실 수 없다는 게 골자다.

이어 이 공문은 “제품 지원 중단은 일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서비스 팩 뿐만 아니라 보안 업데이트도 동시에 제공이 중단된다”며 “특히 개인정보보호법이 2011년 9월에 시행됨에 따라 개인정보를 SQL 서버 2000을 통해 저장 및 취급하는 경우 제공 지원 중단일 이전에 조속히 최신의 SQL 서버 2012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하시기를 권장한다”고 돼 있다.

서비스 중단 사실은 일찍이 알고 있었지만, 예산 반영을 미루던 은행들이 다소 당혹스러워 한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미 예산 편성 등 일정이 끝난 상태라는 것.

은행별로 많으면 5대 정도, 적게는 3~4대 정도의 SQL 서버 2000 제품을 사용 중이다.

비용으로 볼 때, 시중은행은 SQL 서버 2012 엔터프라이즈 버전 기준 대당 300만원 가량 이상을 편성해야 한다.

특히, 업그레이드 서비스 제공이 아닌 새로운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입장이다.

각 은행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이미 11월말 경 대체적인 예산편성이 완료됐고, 이미 재무팀 승인 및 이사회 상정 등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특히, 최근 은행 이사회가 IT 예산 지출에 까다롭게 군다는 점은 예비비 지출조차 부담스럽다는 게 은행측 설명.

소위 MS의 업그레이드 안내 및 공문 발송 절차가 늦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MS 관계자는 “공문 발송이 늦어진 건 실기(失期)”라고 사실은 인정하는 한편 “그러나, SQL 서버 2000 서비스 중단 사실은 이미 연초부터 알려진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은행권 속성상 예산반영에 필요한 공식 절차가 늦어진 데 대해서는 ‘대기업의 서비스 정책’, 즉 MS의 매끄럽지 못한 대응이 개운하지 않은 뒷맛을 남겼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