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행장 민병덕)이 현 메인프레임 구조를 개방형 표준계열로 전환하기 위해 각종 기술검토에 적극 나서고 대체적인 윤곽을 그리고 있어 그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4일 국민은행 및 업계에 따르면, 은행측은 이번 사업을 ‘스마트사이징(Smartsizing)’이라고 명명하고, 지난 10월 15~16일 여의도 전산센터에서 주요 업체들과 워크샵을 가졌다.

이번 워크샵에는 리호스팅 수행 경험이 있는 업체, 삼성SDS, 한국HP, 한국오라클, 티맥스소프트 등이 참여했다.

우선, 국민은행의 ‘스마트사이징’은 리호스팅 방식 채택이 유력하다.

리호스팅 방식은 메인프레임 기반에서 사용중인 업무 프로그램을 재개발하지 않고 미들웨어, 컴파일러 등을 이용해 오픈 환경의 시스템으로 전환해 개발 기간을 줄이면서, 여타 애플리케이션을 그대로 재사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차세대시스템을 마친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중요 업무를 재개발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리호스팅 방식을 채택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주전산기 플랫폼 재사용성이다. 현재 은행이 보유한 메인프레임은 은행소유, 리스, 렌탈 등 계약구조가 복잡하게 돼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부 장비 리스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은행 소유 메인프레임 장비가 늘었다.

국민은행은 이 장비의 현 잔존가를 은행 할인율에 적용하면, 2500억 전후로 추정하고 있다. 경쟁 은행 할인율을 적용하면 자그마치 8800억 가까이 올라간다.

한국HP와 국민은행은 이 장비의 바이백(Buy-back) 조건이면, 비용효율적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프레임워크. 현재 국민은행 코어뱅킹 솔루션은 큐로컴 ‘뱅스(Bancs)’ 기반으로 돼 있다.

은행 측은 프레임워크는 자사 ‘케사(KESA)’ 사용을 적극 검토 중이고, 뱅스는 유닉스 라이선스로 전환해 재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케사 프레임워크’는 지난 2006년 이후 은행측이 인도 아이플렉스사(현 오라클)와 공동으로 개발한 은행 업무개발용 자바 프레임워크다. 오픈용 u-케사와 메인프레임용 z-케사로 구성된다.

국민은행은 ‘케사’ 채택으로 리호스팅을 추진하면서 발생하는 업무시스템 변경은 최소화하고, 현 은행권 ‘자바 아키텍처’라는 시대적 흐름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06년 이후 개발된 퇴직연금시스템 등 대체적인 업무가 ‘케사’ 기반으로 돼 있어 계정계 프레임워크와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구성은 AP, DB서버 모두 3노드 구성을 검토중이고, 아키텍처는 최첨단이라는 점을 감안, 현행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유력하다.

은행 측은 이어 현 스토리지 용량은 오라클 DBMS가 압축기능이 미흡해 현 사용량의 2배 가량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원장 데이터 이관시간은 약 4시간으로 예측중이다.

메인프레임에서 오픈 계열 이관의 걸림돌인 보안 관련, 국민은행은 오픈시스템에 적용된 ‘샤크라’ 제품에 덧붙여 추가 보안정책 및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같은 밑그림 위에 국민은행은 2013년 상반기까지 한국IBM과 협상을 추진해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스마트 사이징’ 프로젝트에 즉시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예상되는 일정은 2013년 1~6월까지 PoC 및 파일럿을 추진하고, 2013년 7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18개월 동안 리호스팅을 시행한다는 게 국민은행 계획이다.

아울러 2015년 2월 23일, 5일간 설 연휴를 기해 시스템을 가동하고, 2015년 7월까지 메인프레임과 오픈시스템을 병행 운영한다는 게 국민은행 계획이다.

◆난관에 봉착한 IBM = 주전산기 기종검토 TFT 출범 당시에도 담담하던 한국IBM이 최근에는 국민은행 해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과 추진중이던 5년간 1500억을 전제로 한 OIO 계약이 연내 계약체결이 어려워지면서 국민은행까지 리호스팅을 추진하자 각종 해법을 내놓고 소위 ‘미끼’를 던지고 있다.

예를 들어, 현 DR, 백업, 개발 장비용 메인프레임 운영비를 줄여 계정계 등 운영시스템으로 전환한다는 조건을 내세우는 등 ‘조삼모사’ 작전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은행측은 총액 기준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고 보고, 은행이 내건 할인조건 등을 충족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한국IBM이 우리은행과 추진중이던 OIO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원인을 분석하는 등 개방형 표준계열 전환 명분도 지속 마련 중이다.

국내 최대 밉스치를 사용하는 국민은행의 ‘스마트사이징’에 온 금융IT가 들썩이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