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 내정자

김정태 회장 내정자는 1952년 부산출생으로 경남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서울은행에서 첫 은행원 생활을 시작으로 하나은행 부행장, 하나금융 부사장, 하나대투증권 사장 등을 역임했다.

업계에서는 포스트 김승유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영업 지상주의로 큰 그림을 그리는데 부족할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이 교차하고 있다.

실제로, 김정태 내정자는 은행장 재임시절 태산LCD 처리과정, 2009년 1분기 3250억원 분기적자 기록 등 ‘경영실력’으로는 낙제점 수준이다. IT부문 실력도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서울은행 시절 ‘여신시스템’ 개발 IT통 = 김정태 회장과 함께 따라다니는 이력으로는 서울은행 근무시절 완벽하지는 않지만 여신시스템을 직접 개발했었다는 파격적인 사실이다.

은행 업무 시스템을 직접 프로그램해서 컴파일하고, 이를 적용해 업무에 적용해 왔다는 점에서 김정태 내정자의 'IT지수'는 4대 금융지주 회장들 중 최고수준에 이른다.

특히 하나은행 차세대시스템 개발 과정에 김정태 행장은 주관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자문위원 회의에 자주 참석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

반면, 김 내정자가 ‘IT통’이라는게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하나은행 차세대시스템 개발이 한창이던 2008년 김정태 내정자는 자문위원 회의에 참석, CIO에게 거친 욕설을 담아 나무라는 모습을 보이는 등 은행장 신분의 처신에 신중하지 못했던 사례도 전해진다.

당시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사안의 앞뒤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은 김 행장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그렇게 나무랄 일이었으면 절차대로 징계를 하면 될 일이지 교수 등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여러 자회사 IT를 통찰력있게 들여다 봐야 할 지주사 회장이 극히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IT과제는 = 우선, 김정태 내정자는 인천 청라지구 하나금융타운과 관련, 전산센터를 확보하는 문제가 당면한 과제로 떠오른다.

청라 하나금융타운은 현 을지로 하나, 외환은행 본점, 여의도 하나대투 증권 본사, 잠실 IT조직, 분당 전산센터 등 하나금융그룹 통째 청라지구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분당 전산센터는 하나은행을 비롯해 하나대투증권 등 계열사 입주로 한계치를 넘어섰다.

외환은행 인수 이후 새로운 전산센터를 확보한다는 계획하에, 2009년 차세대 가동이후 지금까지 이렇다 할 투자를 해오지 못했다.

김정태 내정자는 외환은행 상암동 LG CNS 센터 아웃소싱을 하나금융그룹 IT센터로 이관하는 작업을 비롯해 큰 틀의 '전산센터' 논의를 서두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단기 과제로 김 내정자는 외환은행과 시너지 차원에서 하나-외환은행간 송금수수료 및 ATM수수료 면제를 위한 IT수정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일 윤용로 외환은행장이 김경수 IT본부장에게 당부한 ‘은행간 수수료 면제’를 위한 IT 개발 추진요청과 맥을 같이 한다.

하나은행 정보전략본부 관계자는 “하나-외환은행 ATM기 이용 수수료 면제는 IT부문에서 비교적 풀기 쉬운 얘기”라며 “송금수수료 면제는 얘기가 달라진다. 상품, 카드, 고객 특성별 비교적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현 하나금융그룹 ‘시너지박스’를 외환은행까지 확장하는 IT개발도 예상해 볼 수 있다.

‘하나 시너지 박스’는 통합고객의 싱글뷰 확보 및 효과적인 지주사 단위업무 지원을 위한 데이터 활용 툴이다.

하나금융지주 시너지 박스에는 이에 따라 ▲운영프로세스 ▲그룹 통합 CRM ▲코드 통합 및 데이터 통합 ▲정보공유 보안 및 관리지원 ▲효과적인 ETCL(Extraction, Transformation, Cleansing, Loading) ▲매트릭스 조직의 BU별 실적 산출 체계 ▲BICC 지원 등이 요소기술이다.

지난 2009년 7월 가동이후, 그 효과에 대한 검증은 없지만 향후 BI 사용자가 현업까지 확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환은행 BU별 데이터의 시너지박스 연계 프로젝트가 예상된다.

당시 주사업자는 SK C&C가 맡았고, 테라데이타 어플라이언스 DW, SAS 분석 엔진 및 BICC(Business Intelligence Competence Center)가 도입돼 운영중이다.

김정태 내정자가 현장 중심형 경영에 익숙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너지박스 확장은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 전망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