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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IT |
우리은행,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총 1136억원대 예산 편성…실행 가능성은 미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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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OIO 계약 만료후 적용 위해 적극 나설수도
국내 시중은행 중 메인프레임 선호가 비교적 높은 우리은행(은행장 이순우)이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을 전제로 한 예산을 편성, 눈길을 끌고 있다.
이같은 은행측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될 경우, 사실상 다운사이징 가능성이 높은 기업, 경남은행과 더불어 4개 남은 메인프레임 사용은행이 국민은행 하나만 남게 된다.
다만, 현재 우리은행 안팎의 변수가 워낙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점, 아직 오픈계열 도입을 위한 컨설팅 등 사전 정지작업이 미진해 올해 당장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2일 BI코리아가 입수한 ‘우리은행 자본예산 편성’에 따르면, 하드웨어 454억원, 소프트웨어 454억원, 개발비 227억원 등 총 1136억원 가량의 예산을 편성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이 다운사이징 프로젝트로 향후 5년간 1451억원의 총소유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할 때, 우리은행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은 차세대 시스템 모델이 아닌 ‘리호스팅’ 형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즉, 현재 IBM CICS-코볼 소프트웨어 구조를 그대로 컨버전해 오픈계열 서버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한국IBM을 상대로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을 추진할 수 있느냐는 점, 추진 주체의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가 하는 점, 리호스팅 이후 코어뱅킹 개편을 전제로 차세대를 또 할 수 있다는 점 등 실현 가능성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본 사업 착수 절차는 = 일단 예산에 반영됐다고 해서 사업을 바로 추진할 수는 없다. 우리은행 이사회 규정 ‘13조 2항 2호 다목, 이사회 운영세칙에서 정한 중요한 계약 및 소송’에 적용을 받는다.
덧붙여 이사회 운영세칙 ‘5조 1항 1호 가목, 건당 계약금액이 100억 초과 사업’은 이사회 부의해야 한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우리FIS를 통해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 기안 및 효과분석’을 마쳐야 하고, 은행 전산업무 심의회, 지주사 전산업무 심의회 등을 거쳐야 한다.
이후 이사회에서 사업 및 예산 승인을 얻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사업 추진이 결정되면, 우리은행은 오는 3분기 총 12개월의 프로젝트에 착수할 수 있게 된다.
◆우리은행, 다운사이징 왜 검토하나 = 우리은행의 현행 주전산기 IT시스템은 지난 2004년 가동한 메인프레임 기반 CICS-코볼 구조의 시스템이다.
그동안 은행측은 가동 이후 연간 한국IBM에게 지급하는 유지보수료 관련,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 왔다.
지난 2007년부터 아예 새로운 IT시스템을 만들고자 다운사이징 검토에 나섰고, 급기야 지난 2010년에는 OIO계약을 위해 이사회에 부의된 총 ‘윈스 호스트 중장기 계약 추진’ 관련 외부 컨설팅을 의뢰하기도 했다. <BI코리아 2010년 12월 29일 ‘우리銀, 주전산기 다운사이징 검토’ 제하의 기사 참조 >
당시 우리은행 IT지원부와 우리FIS는 한국IBM이 요구하는 3년간 OIO계약에 총 934억원을 이사회에 부의했기 때문이다.
OIO계약은, IBM의 모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하나의 창구를 통해 일괄 제공받는 방식이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2004년 총 2000여원을 들여 개발한 차세대시스템 유지를 위해 그동안 지급한 막대한 사용료와 추가로 110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사실에 난색을 표하고 새로운 방안을 찾아왔다.
아쉬운 점은 컨설팅 내용이 IBM에 유리한 내용으로 수행돼 이사회가 IBM 대금지급 청구의 반대논리를 갖겠다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결국, 우리은행과 한국IBM은 2010년 10월 가격을 다소 조정한 총 934억원으로 계약을 완료하게 된다.
그러나 당시 IBM계약 이후 우리은행은 추가 개발비를 들여서라도 다운사이징을 검토해 왔고, 올해 처음으로 예산에 반영한 것이다.
결정적인 이유는 또 있다.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지난 2011년 8월 결정된 비씨카드 차세대시스템 개발 중단을 놓고, ‘한국IBM의 벤더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시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글로벌 기업이 한국내 금융사를 상대로 한 프로젝트를 실패하고 물러난 모양이 은행측 불안감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 = 금융IT 업계에서는 우리은행 다운사이징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지 여부에는 의문을 보인다.
지난 2004년 가동한 차세대시스템의 배경은, 상업-한일은행 합병 변수가 있었기 때문에 사업 타당성 등에 대해 은행 전체의 동의를 얻는데 무리가 없었다.
특히 액센추어의 알타미라 도입 실패를 조기 만회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메인프레임 구조를 유지하면서 신기술을 도입으로 빨리 정리하다보니 IBM이 주사업자를 맡게 됐다.
그때와 비교해 이번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 계획에는 ‘절박함’이 많이 떨어진다.
이는 다운사이징 추진과정에서 메인프레임 진영의 막대한 ‘저항’을 물리칠만한 동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즉, 전행적 공감대로 뭉쳤던 2004년과 비교해 올해는 IT지원부를 위시한 경영진만이 그 내용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산과 비교 분석할 때,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에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하는 것은 삼성생명 등 여타 리호스팅 또는 컨버전 사례와 비춰 다소 많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를 두고 친(親)IBM 성향을 보이는 우리FIS가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을 IBM서버로 수평이동시켜 벤더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소위 ‘꼼수’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우리은행 리호스팅의 성격이 서버의 형태만 변형될 뿐 메인프레임의 기본 소프트웨어 구조는 상당부분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IBM종속성 탈피와 비용절감이라는 명분만 있을 뿐, IBM 메인프레임이 IBM 유닉스 계열로 수평이동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리호스팅 이후 시스템 관리 및 운용의 어려움으로 ‘코어뱅킹 개편’을 골자로 하는 차세대시스템이 추가 발주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금융사 사례를 볼 때 리호스팅 이후 곧바로 1~2년안에 차세대시스템을 또 추진했다”고 밝혔다.
은행도 이같은 사실을 인지, 지난 2010년 리호스팅을 전제로 한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 예산을 반영했다가 반려된 바 있다.
물론, 지난 2010년 10월 체결한 OIO계약 만료 이전 다운사이징을 마쳐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병행할 경우, 이미 체결한 OIO계약에 단기 메인프레임 유지보수 계약 체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논리적인 설득력을 떨어진다.
우리은행 안팎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 그러나, 서비스 질이 지속 떨어지고 있고, 벤더리스크가 급상승중인 IBM 메인프레임을 지속 이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리은행은 비교적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면, 향후 1~2년안에 현재보다 비용효율적인 시스템을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굳이 단서 조항을 붙인다면,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과거 엑센추어 알타미라 사건을 상기하면서 정치적인 외압을 적극 차단해야 한다는 당위성 뿐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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