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거버넌스 개편 “연간 150억 비용절감, 개발기간 최대 50% 단축” 효과

우리금융그룹(회장 임종룡)이 오는 2029년까지 제2전산센터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11일 우리금융그룹은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최근 인력이동을 완료한 ‘IT 거버넌스 개편’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전했다. 

현재 우리금융그룹은 경기도 남양주시 도농동 연수원 부지를 제2전산센터로 검토해 왔으나, 공공택지로 수용되면서 ‘왕숙지구’에 대체부지를 받아놓은 상황이다. 

조한래 우리은행 IT그룹 집행부행장은 “현재는 부지가 이슈다”라며 “2029년까지 추진 예정”이라고 전했다. 

‘왕숙지구’ 대체부지 관련, 구체적인 언급은 전하지 않았다. 

당초 2027년까지 계획이 약 2년 미뤄진 일정으로, 우리금융그룹이 밝힌 부지 외에 현재 개편한 IT 거버넌스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풀이중이다.  

◆IT거버넌스 개편 “연간 150억원 비용절감” 전망 = 2024년 1월 8일, 1차 인력이동을 마친 우리금융그룹은 은행에 780명, 우리카드로 170여명이 이전했다고 전했다. 

▲ (출처 : 우리금융그룹 제공)

옥일진 우리금융그룹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은 “오는 상반기 중 코어뱅킹 인력 약 200여명도 우리종금이 여의로 이전하고 나오는 현 명동 우리금융 디지털 타워로 옮겨오면, 사실상 인력 이동은 완료하게 된다”고 말했다. 

덧붙여 옥일진 부사장은 “디지털 지원 IT 경쟁력 강화, 비용효율성 제고, IT안정성 확보 등 효과가 예상된다”며 “이를 통해 연간 15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지원 IT 경쟁력 강화’ 관련, 우리금융그룹은 ▲10개 플랫폼 부서 신설(기획+개발+운영 동시수행) ▲개발절차 3~5단계로 축소(50% 이상 단축) ▲비즈니스 부서-IT 성과연동제 도입 ▲은행·카드 내 IT 개발직무 신설 ▲디지털·IT 통합 CDP 신설 등을 마련했다.

▲ (출처 : 우리금융그룹 제공)

아울러 ‘비용효율성 제고’ 관련 외주 개발 중심의 개발 프로세스를 자체 개발도 확대하고, 중복업무 축소 및 폐지 등으로 연간 150억원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IT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은행·카드 중심 장애대응이 실현됐고, 사업부서-IT그룹-본부감사 등으로 3중 내부통제 체제가 구축됐다고 우리금융그룹은 덧붙였다. 

◆“올해 타은행과 본격적인 디지털 경쟁 성과를 보여주겠다” = 이번 개편 발표에서, 우리금융그룹은 싱가폴 투자은행 ‘DBS’를 참조했다고 전했다.

옥일진 부사장은 “이번 우리금융그룹 IT거버넌스 개편은, 싱가폴 투자은행 DBS 모델을 참조했다”고 전했다. 

DBS은행은 2016년까지 IT 자체 수행 비율이 55%에 불과했다. 

지난 2016년부터 개편을 시작, ▲1차 비즈니스 솔루션(UI/UX, 페이먼트) ▲2차 데이터 솔루션(AI, 데이터 분석 등) ▲3차 인프라(API, 클라우드 등) 이전을 거쳐, 2022년에 이르러 IT자체 수행 비율을 95%까지 끌어 올렸다. 

그 이후 DBS은행은 350개 이상의 API 개발을 통해 3rd 파티(Party) 제휴를 강화하게 됐고, AI/빅데이터 활용 신서비스 개발이 용이해졌으며, 인도네시아/인도 등 해외 리테일 공략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DBS 은행은 이같은 IT거버넌스 개편으로, 2016년 304억 달러였던 시가총액이 2022년 648억 달러로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 

우리금융그룹도 이같은 DBS은행 사례에 따라, IT거버넌스 개편으로 수익성 위주 비즈니스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즉, 뉴 원, BaaS, 생성형AI/빅데이터, 디지털자산(STO/CBDC) 등 디지털사업 추진 동력이 확보됐다는 것이다. 

- 하반기 출시 예정 뉴 원(New WON) 슈퍼앱…자체 개발역량 향상 = 올해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진행 중인 ‘우리 원(WON) 뱅킹 전면 재구축 사업(New WON)’은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 캐피탈, 종금, 저축은행 등이 모두 하나로 연결되는 슈퍼앱이다.

이를 위해 앱 화면(UI/UX) 구성뿐만 아니라 앱 운영 인프라와 개발환경 등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완전히 새판을 짜는 사업이다.

‘IT 거버넌스 개편’으로 우리은행 ‘뉴 원(New WON)’ 구축 사업은 Biz-IT 협업에 기반한 IT 자체개발 역량 향상이 더욱 수월해졌다.

이미 작년 7월부터 뉴원(New WON) 프로젝트에 은행 현업직원과 IT개발인력 120여 명이 함께 참여해 과제 단위로 팀을 구성했다.

현업직원의 개발 참여에 따라 개발 소요기간 단축과 IT 기술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 BaaS 기반 디지털 신사업, 속도감 있는 추진 = 우리금융은 지난 연말 기존 디지털혁신부를 미래혁신부로 확대 개편해 디지털 기반 신사업 추진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했으며, 실무 추진동력 확보를 위해 은행에 신사업제휴추진부를 신설한 바 있다.

최근 우리금융은 그룹 네트워크를 비금융 디지털 기반 신사업으로 확장한 새로운 사업모델 구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이 구상하는 디지털 기반 신사업은 ▲모빌리티 ▲여행 ▲부동산 ▲통신 ▲프롭테크 등 생활 밀착형 업종 제휴를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금융 거래로 이어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 프롭테크(PropTech) = 부동산을 뜻하는 Property와 기술을 뜻하는 Technology를 합성한 언어로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BIG DATA 분석, 블록체인 등과 같이 HIGH-TECH 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

신사업/신서비스 수행은 전략적 제휴뿐만 아니라 시장상황과 사업특성에 따라 지분투자나 자회사 직접 수행 방식 등 다양한 형태로 유연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우리금융은 ‘뱅킹 기반 서비스(Banking as a Service)’로 뱅킹 인프라를 테크기업 등에 제공하고 해당 제휴 서비스 사용자를 우리금융 고객으로 연결하는 신사업 개척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장과 트렌드를 선도하는 테크기업들은 제휴사의 기민하고 유연한 IT 개발역량을 제휴 조건으로 제시한다.

‘신 IT 거버넌스’ 이후 우리금융은 IT 경쟁력의 획기적 강화를 통해 테크기업과 제휴를 통한 디지털 신사업에도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 생성형AI/빅데이터 등 신기술 활용 활성화 = 금융권의 큰 화두로 부상한 생성형AI, 빅데이터 등 신기술 활용 역시 ‘新 IT 거버넌스’ 에 따라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출처 : 우리금융그룹 제공)

우리금융은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뱅커’를 오는 3월 선보일 예정이다.

원(WON) 뱅킹 내 챗봇에 탑재할 ‘AI 뱅커’는 은행 창구에서 직원과 고객 간에 오고 가는 대화를 분석, 언어모델을 학습시켜 은행 직원과 동일 수준의 예금 상품 상담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2023년 하반기에 금융권에서 처음 도입한 ‘직원용 AI 지식상담 서비스’도 올해 안에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우리금융은 생성형 AI 도입 효과가 큰 업무 영역을 지속적으로 발굴, 생성형 AI 활용 범위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미 은행, 카드 등 전 업무영역에서 활용 중인 빅데이터 분야도 개별 자회사별 활용에 그치지 않고, 그룹 데이터 통합 활용을 목표로 레벨-업도 추진 중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이를 위해 지난해 데이터 관리체계 정의를 완료했고, 올해는 그룹 데이터 통합플랫폼을 오픈할 예정이다. 조만간 ▲그룹 데이터포탈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체계 ▲메타데이터 관리시스템 등이 구현되면 그룹 전체의 데이터 경영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 디지털자산(STO/CBDC) 시장 선점을 위한 인프라 구축 = 우리금융은 ‘신 IT 거버넌스’를 발판으로 STO/CBDC 등 디지털 자산 시장 선점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한국은행 CBDC 테스트 일정에 맞춰 CBDC 플랫폼을 구축 예정이며, 내년 초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STO(토큰증권)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플랫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즉, ▲수익모델 구축 ▲분산원장 표준화 ▲유통시장 연결망 ▲블록체인 지갑 연계 등 고난도 IT 기술이 요구되는 CBDC/STO 플랫폼 구축은 다양한 기획력과 IT 기술을 가진 금융-IT 전문가의 협업과 시너지에 사업의 성패가 달렸다.

우리금융은 ‘IT 거버넌스’ 개편이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과 활용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며, 조만간 시장을 앞서나가는 성과물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