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나, 아니면 계획적인 꼼수였나?

지난 1일, LG CNS를 우선협상 대상 사업자로 선정한 신한은행(은행장 정상혁)의 ‘BPR 10 플러스’는 한국HPE가 맡게 될 전망이다. 

최근 신한은행은 LG CNS와 우선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차순위 사업자 한국HPE와 다시 협상에 나선다고 전했다.

우선협상 결렬의 상세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 이견’이라는 후문만 무성하다. 

신한은행 ‘BPR 10 플러스’는 부가세를 포함, 88억원 가량으로 LG CNS는 약 30억원 가량을 오보 투찰해 약 110억원 안팎에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HPE는 ‘BPR 10 플러스’ 업무 스펙을 줄여 예산 내에 제안했기 때문에, 신한은행이 실리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금융IT 업계 한 관계자는 “예산보다 많은 금액 제안을 받아들이면, 선례를 남기게 된다는 점에서 신한은행이 협상 기간 내내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이번 우선협상 대상 사업자 교체 배경을 전했다.

특히, 지난 2015년, 신한은행 비즈니스 프로세스 재설계(BPR) 업그레이드를 한국HPE가 맡은 바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명분’도 있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그러나, ‘적자 사업’, ‘불공정 논란’ 파장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HPE는 애초 제안요청서 내용에서 업무를 대폭 조정해 예산에 맞춘 제안이기 때문에, 향후 개발스펙 조정 그리고 인력투입 등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아울러 이번 사업 초기부터 지적돼 온 BPR 애플리케이션 개선에 필요한 인건비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HPE의 적자 사업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HPE는 과거, 우리카드 전자금융 개편 과정에서 협력업체 부도로 인해 참여 중소IT 회사에게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한 바 있고, 결국 민사소송까지 겪은 바 있다.

즉, 한국HPE가 줄인 업무스펙을 신한은행이 어떻게 풀어내느냐 하는 점과 일부 누락한 인건비를 한국HPE가 어떻게 채우느냐 하는 점에서 우선협상 그리고 이후 본 사업에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신한은행은 LG CNS가 협력사로 제안한 중소중견 IT업체들을 모두 수용한다는 방침을 세워, 이번 사업 참여 업체들이 한국HPE에 다시 견적을 보내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한국HPE가 협력사로 제안한 업체들은 졸지에 ‘신한은행 BPR 10 플러스’ 사업에서 빠지게 된 것.

LG CNS 제안을 신한은행이 변칙적으로 재가공하는 것으로, 자칫 불공정 논란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대내외 악재속에 초저예산 BPR 10 플러스 사업이 자칫, 중도 좌초할 가능성도 높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한편, 신한은행 ‘BPR 10 플러스’는 ▲U2L 통한 저비용 고효율 시스템 구축 ▲운영/DR서버 및 스토리지 교체 통한 성능/안정성 확보 ▲BPR•어음교환 DBMS 통합 구축 ▲아키텍처 개선을 통한 다양한 업무 대응 ▲DBMS의 안정적 업그레이드(Oracle 11g -> 19C, SQL 최적화) 및 마이그레이션 등을 골자로 하는 사업이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프레임워크(Framework)의 안정적 업그레이드 및 신한은행 표준 적용을 위한 대응 개발 ▲업무 솔루션의 안정적 업그레이드 및 대응 개발 ▲이미지 송수신 에이전트, BPM 연계 API 업그레이드 및 속도 개선 ▲차세대 콜 인프라(Infra0 대응 개발 ▲스캔 프로그램 개선 등에 나설 예정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