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전국 1291개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참여하는 첫 직선제를 앞둔 새마을금고(회장 직무대행 김인)의 최근 IT투자 행보가 다소 느닷없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박차훈 회장이 지난 10월 2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로 기소돼 사임한 이후 오히려 막대한 IT투자가 나오기 시작한 것. 

통상 금융회사의 경우, 수장이 교체될 시기에는 IT부문 신사업 투자를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신임 경영진이 구상하는 방향이 전임 경영진과 차이를 보일 수 있고, 책임성 문제에 있어 갈등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12일 새마을금고중앙회 및 금융IT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새마을금고는 230억원 규모의 개인뱅킹 재구축 사업자로 LG CNS를, 앞선 입찰에서 332억원 IT운영 아웃소싱 사업자로 콤텍시스템을 각각 선정했다.

‘새마을금고 개인뱅킹(인터넷/스마트) 재구축’은 ▲개인뱅킹 시스템 인프라 개선 재구축(중계 시스템 배제 포함) ▲개인뱅킹 업무별 서비스 개선/확대 및 신기술 도입 ▲개인뱅킹 UI-UX 전면 개편(컨설팅 수행-UI/UX 전략 수립 및 개선 컨설팅) ▲비대면 중심(영업점 방문 최소화) 서비스 최적화 등을 골자로 하는 사업이다. 

사업기간은 약 14개월로, 개발이 본격화되면 새롭게 선임되는 회장이 전적으로 모든 책임을 지게 된다.

금융IT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은 전임 회장 사람이, 책임은 현직 회장이 지는 이상한 모양새”라며 “금융회사 전산 장애 관련, 감독당국은 경영진 책임을 강력하게 묻는 게 최근 추세다. 이 때문에 사업자 선정 및 사업추진을 다소 연기하는게 바람직했다”고 지적했다.

올 연말까지 MG데이타시스템이 맡고 있는 332억원 규모 새마을금고 ‘정보시스템 2023년 통합유지보수’ 사업자도 콤텍시스템이 지난 11월 수주했다. 

새마을금고 ‘정보시스템 2023년 통합유지보수’는 ▲새마을금고 정보시스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유지보수 ▲새마을금고 정보시스템 운영지원 ▲새마을금고 네트워크 회선 장애접수 및 처리 등 ▲새마을금고 정보시스템 자원현황 변동관리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사업이다. 

통합유지보수 사업기간은 이달 28일부터 오는 2025년 6월 30일까지 약 18개월이다. 

이번 사업 역시 초저가 입찰에 MG데이타시스템 위기론까지 논란이 확산중이다. 
업계 알려진 낙찰가격은 300억원 초기로, 예산 대비 약 30억원 차이를 보인다. 서비스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덧붙여 MG데이타시스템 운영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MG새마을금고 중앙회가 지난 2020년 ‘MG정보시스템’으로 설립한 후 ‘MG데이타시스템’ 사명을 변경, 새마을금고중앙회 통합유지보수 등을 맡아왔다. 

콤텍시스템과 경합에 나섰지만, 이번 사업 수주 실패로 MG데이타시스템 경영에 현격한 타격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MG데이타시스템 한 관계자는 “우리가 모그룹의 다른 사업을 맡는 것도 아니고, 꼴랑 유지보수가 매출에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렇게 되면 경영에 위기가 올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특히, MG데이타시스템이 새마을금고 출신 인사들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중앙회 현업과 IT부문의 알력으로 보는 시각도 나왔다. 

회장 교체기 이같은 IT부문 폭주에 새마을금고 내외부 모두에서 적지 않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현 IT부문 책임자들의 임기 연장을 위한 꼼수다”, “임기가 연장되지 않으면, 중견 IT업체에 자리를 만들어 놓고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회장 선거에 필요한 선거자금을 만들고 있다” 등 악의적 소문이 파다한 상황이다. 

새마을금고 중앙회장 첫 직선제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부정한 금품거래가 있을 것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 

단지, 이번에 추진됐던 사업이들이 차기 회장 몫으로 남겼어도 현 IT부문 운영에 아무 지장이 없었을 것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임기철 전무이사를 포함한 화곡동 IT센터를 보는 눈이 곱지 않은 이유가 되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