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최 해법없이 양쪽의 격렬한 줄다리기만 진행중인 농협중앙회(회장 이성희)‘의 (공통)차세대 경제유통시스템 구축사업’이 점입가경이다. 

이번에는 농협정보시스템이 나머지 잔금도 75%만 지급하겠다고 나선 것. 참여회사도 25% 책임이 있다고 선언해 버린 것이다. 

17일 농협중앙회 및 업계에 따르면, 총 800억원(VAT 포함) 규모의 농협중앙회 ‘차세대 경제유통시스템 구축사업’에서 주사업자를 맡고 있는 농협정보시스템이 중도금 3회차 나머지 50%만 지급하며, 잔금 중 75% 만 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농협정보시스템이 주사업을 맡은 ‘차세대 경제유통시스템 구축사업’은 대금을 선금, 중도금 3회, 잔금 등으로 총 5회에 나눠 지급하는 구조다.

당초 지난 9월말 경제시스템이, 10월말 유통시스템이 단계적으로 가동을 목표로 했으나, 프로그램 완성도가 크게 떨어지며 오는 2024년 3월 가동으로 연기됐다. 

이 과정에서 ‘차세대 경제유통시스템 구축사업’에 2022년 3월 28일부터 2023년 8월 31일까지 총 816.9M/M 가량의 추가 개발인력도 투입됐다. 

논란은 농협정보시스템이 이 추가 공수에 대한 인건비 지급을 이미 ‘불가’로 통보했고, 이 과정에서 약 14개 협력업체들이 적게는 10억원에서 20억원씩 인건비를 떠안은 상황이다. 

주사업자 농협정보시스템은 지난 9월 추석 연휴 전 추가 인건비를 뺀 계약상 인건비에 대한 중도금 3회차 50%를 지급했고, 10월 나머지 50%를 지급하며 남은 잔금은 75%만 지급한다고 선언해 버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해주고 돈을 받는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라며 “세세한 부분까지 자세하게 자료를 모아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분개했다.

실천단계로 당장 피해 업체들 모임을 마련하고,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피해 회사 모임에서 대형 로펌을 선임하고, 공정거래위원회 고발을 비롯해 책임자에 대한 민형사 대응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는 11월 농협중앙회 국정감사 종합감사장에 이용로 농협정보시스템 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가운데, 지난 13일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의 ‘목깁스’와 ‘중도퇴장’은 적지 않은 논란을 야기했다.

2024년초 임기만료를 앞둔 이성회 현 농협중앙회장이 굳이, ‘(공통)차세대 경제유통시스템 구축사업’ 논란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 농협 내 ‘대화를 통한 해법’보다 ‘폭탄돌리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장기전이 예상된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