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회장 오화경)가 CIO격인 IT서비스본부장을 내부에서 공모로 선출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IT 업계에서는 그동안 외부인사를 주로 영입해 오다, 내부공모로 돌아선 배경에 의구심을 갖는 한편, 1~2급이 정년을 포기하고 계약직에 나서겠느냐며 회의적인 시각도 나왔다.

현재 IT서비스본부장은 전 KB국민카드 출신 신용채 상무가 지난 2019년 8월부터 약 3년 6개월째 맡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최근 ‘IT서비스본부장 내부 공모’ 공고를 내고 CIO선임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 자격은, 1~2급 부서장으로 2급은 최종 승진일로 부타 3년 이상 경과시에만 응모할 수 있다. IT서비스본부 소속 및 일반 모두 대상이다.

3월 3일까지 서류접수다.

제출서류는 ‘IT서비스 본부 직무수행 계획서’로, 이를 근거로 저축은행중앙회는 10일 저축은행중앙회 오화경 회장과 소속 6명의 본부장(기획관리, 경영전략, 회원서비스, 자금운영, IT서비스, 디지털혁신)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면접을 실시한다. 

공모 참여자의 본부 운영계획 등 직무수행계획 발표 및 평가를 진행한 후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저축은행중앙회 IT서비스본부는 IT기획, 정보보호, 경영정보, 계정업무 등 4개부서로 운영중이다.

지원자는 이들 부서를 통할할 자신의 직무수행계획을 프리젠테이션 해야 한다.

이번 저축은행중앙회 내부 공모 관련 업계에서는 대체적으로 내부승진 사례를 만드는 좋은 기회라고 평가하면서도, 본부장 처우가 부족해 지원자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엇갈린 의견을 보이고 있다. 

금융IT 업계 한 관계자는 “IT 총괄 조직이 이원화되면서 내부 공모 자리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현 부장급 연봉과 본부장 연봉에 차이가 크지 않아 지원자가 얼마나 될지 알수 없다”고 전했다. 

작년 오화경 현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취임하면서 중앙회 내 IT부문은 ‘IT서비스 본부’와 ‘디지털혁신본부’로 나눠져 있다.

기존 회원 저축은행 IT지원 ‘통합금융정보시스템’을 ‘IT서비스본부’가 맡는다고 하면, 회원은행의 디지털 혁신에 필요한 콘텐츠 개발과 저축은행중앙회 자체 시스템운영은 ‘디지털혁신본부’가 맡는 구조다.

아무래도 디지털 혁신은 외부 영입으로 콘텐츠를 발굴·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IT서비스본부는 내부 공모로 선발한다는 얘기다.

논란은, 1~2급 현 부장급이 정년까지 근무를 포기하고 계약직으로 전환되는 본부장에 지원하겠느냐 하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본부장 임기는 2년 가량인데 반해, 1~2급 직원들은 적어도 5~10년까지 정년이 남았는데 굳이 월급 차이도 크지 않은 2년 임기 본부장에 지원하겠느냐”라며, 중앙회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현 신용채 CIO가 중앙회장 교체 과정에서 3년이 넘는 임기를 보냈지만, 이전 CIO는 약 2년마다 교체돼 왔다. 

저축은행중앙회 내부 일각에서는 ‘내가 왜 정규직을 포기하고, 임원(임시직원의 줄임말로 사용, 계약직)을 하겠냐’ 또는 ‘IT장애라도 나면, 욕은 욕대로 먹는데 굳이…’ 등 내부공모에 회의적인 시각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저축은행중앙회가 심혈를 기울여 가동한 오픈뱅킹 장애로, 신용채 CIO를 곤혹스럽한 바 있다. 

본부장급 인사에 대한 여타 금융 협단체 수준의 파격적인 처우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회원은행 IT서비스에 대한 ‘열정 넘치는’ 지원자가 얼마나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