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스토리지 채택 재고해야” 푸르덴셜 내부 목소리도

오는 2023년 1월 출범예정인 KB라이프 생명보험의 옛 KB생명과 푸르덴셜 생명 사이 미묘한 갈등이 노골화 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추진중인 IT 통합 ‘라이프원 시스템’ 구축 및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내재돼 있던 불만이 터져 나온 상황이라, 양측의 갈등조정 역할이 필요해 보인다. 

18일 KB라이프 생명보험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KB금융그룹 푸르덴셜생명 라이프 원 시스템(Life One System) 인프라’ 선정 과정에서, 올해 현격한 장애를 유발한 IBM 스토리지 장비가 채택되면서, 인프라 도입을 주도한 푸르덴셜 생명에 대한 KB생명측 불만이 터져 나왔다.

‘KB금융그룹 푸르덴셜생명 라이프 원 시스템 인프라’ 도입은, 현재 추진중인 IT통합 ‘라이프 원 시스템’의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을 채택하는 과정이었다. 

유닉스 서버는 IBM(메타넷티플랫폼)이, 스토리지도 IBM FS9500(메타넷티플랫폼)이, x86 서버는 레노버(티에스라인)가, 백업 VTL은 델(코어스톤 참여), L2-L3 네트워크 장비는 시스코(인성정보) 장비가 각각 채택됐다. 

IPS, WAF 등 보안솔루션 역시 인성정보가 맡게 됐다.

이중 논란이 확대된 장비는 IBM 스토리지 FS9500.

푸르덴셜 생명은 그동안 티에스라인을 통해 주로 IBM 장비를 서버, 스토리지에 사용해 왔다. 

논란은 IBM 계정계 플래시 스토리지 V9000 장비가 소소한 장애를 적지 않게 유발했다는 점에서, 통합 IT시스템으로 IBM 벤더를 선정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물론 이번에 채택된 FS9500 장비와 장애를 일으킨 V9000 장비는 다른 제품이다.

그러나, BI코리아가 입수한 장애원인 분석에 따르면 콘트롤러와 인클로저(Enclosure) 연결하는 IO모듈 캐니스터(canister)에 원인이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데이터 I/O가 처리되는 FS9500 장비에 대한 불안감도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푸르덴셜 생명보험 관계자는 “언급이 부적절하다”면서도 “애초, 장애를 유발한 장비 공급업체를 입찰에 참여시킨 건 넌센스”라고 꼬집었다. 

네트워크 공급업체 인성정보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인성정보는 이번 사업에서  L2-L3 네트워크 장비에 덧붙여 보안장비 IPS, WAF 등 공급에 맡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성이 모두 묶어서 더 싸게 납품하겠다고 협의 중”이라며 “펜타, 윈스 등 여타 업체들도 참여했는데 왜 한 업체가 네트워크, 보안을 함께 납품하게 하는지 의문이 간다”고 전했다. 

공교로운 건 디스크 공급업체 IBM과 인성정보 모두 푸르덴셜 생명과 기존 거래선이었다는 점이다. 

KB생명 입장에서는 발주도 푸르덴셜이 주도하고, 업체도 푸르덴셜과 거래관계에 있던 업체들로 채택하는 분위기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푸르덴셜 생명은 이에 대해 “스토리지 업체는 선정이 완료됐고, 현재 계약 완료가 아닌 체결 중”이라고 전제한 뒤, “양사 합의하에 공정절차를 거쳐 경쟁입찰 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했으며, 스토리지도 용량과 성능을 개선한 신규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양사는 견고한 IT인프라를 구축해 고객의 안전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명해 왔다. 

내년 1월 출범을 앞두고, 통합법인 알리기에 바쁜 이환주 KB생명보험 대표 앞에, IT 통합 만큼 KB생명-푸르덴셜 생명 두 회사 IT부문의 화학적 통합이라는 과제가 남게 됐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