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지주사 설립을 추진중인 부산은행(은행장 이장호)이 IT부문을 전담하는 자회사 설립 검토에 나서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부산은행 이장호 행장은 "금융지주사 설립을 측면 지원하고 비용효율적인 IT자회사 설립을 검토"하라는 내용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설립이 원안대로 추진될 경우 부산은행은 국내 신용사업을 영위중인 제1금융권 중 7번째, 지방은행 중 최초로 IT자회사를 보유하게 된다.

◆금융지주사 설립 틀에서 전략기획부 검토 중 = 부산은행 IT자회사 설립은 은행 IT본부가 아닌 전략기획부에서 검토 중이다. 금융지주사 설립이라는 큰 틀에서 봐야하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부산은행 IT자회사 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 검토 및 인력, 인프라 등의 검토는 오는 9~10월 BS캐피탈이 제자리를 잡은 후에야 본격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IT자회사 설립 일정, 규모 등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는 상태다.

부산은행의 IT자회사 설립 배경의 하나로 꼽히는 금융지주사 설립은 이장호 행장이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공식화 해 왔다.

부산은행은 그 일환으로 지난 7월 15일 BS캐피탈을 자회사로 설립하고 감독원 승인 등 절차를 비롯해 영업 활동에 필요한 IT시스템 구축 등의 작업을 해왔다. BS캐피탈은 오는 10월경 본격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로써 부산은행은 BS투자증권, BS신용정보, BS캐피탈 등 지주사 설립의 근간을 마련했다.

향후 경남은행까지 인수할 경우 막대한 조직을 지원하는 IT자회사 필요성은 더욱 크게 대두될 것임이 확실하다.

결국 부산은행은 IT자회사의 설립으로 금융지주사의 시너지를 확보할 IT시스템과 통합 운영 조직, 전문인력 수급 등의 사안을 해결하려는 듯 하다.

최근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이 행장이 “지역에 IT일꾼이 부족하다는 점에 적지 않게 실망했고, 이런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지주사 설립 및 향후 IT인력의 효과적인 수급을 위한 조직 설립을 지시했다”는 부산은행 관계자의 말은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해준다.

이를테면 BS투자증권, BS신용정보 등은 설립 후 기반이 되는 IT시스템 구축을 서울에 있는 업체가 주도했으며,  부산은행은 측면에서 지원하는 정도에서 그쳤다는 것.

이를 종합해보면 이장호 행장은 ‘경남은행 인수 이후’, ‘자회사간 시너지 극대화’, ‘비용효율적인 IT인력 수급’, ‘지역 IT일꾼 양성’ 등 비교적 다각적인 측면에서 IT자회사 설립을 지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력 구성, IT센터 등 난제 많아 = 이같은 은행장 생각과 달리 부산은행 IT본부는 적지 않게 당혹해 하고 있다.

한 업무부서에서는 “일손이 안잡힌다” 등 동요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심지어 한 차장급 직원의 경우 “자회사로 갈 바에는 은행 지점으로 나가겠다”는 강경한 어조를 보이기도 했다.

각론에 있어 부산은행 전략기획부가 보다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겠지만 은행 IT본부 인력이 받아들이는 IT자회사의 모양새는 ‘은행 IT본부=IT자회사’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은행 안팎에서는 “IT자회사 사장이 정해졌다”는 등 불필요한 소문도 나오고 있어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덧붙여 부산은행 IT본부 직원들은 최근 경남, 광주은행 매각 확정과 우리금융정보시스템 내 경남, 광주 IT인력의 고용불안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IT자회사 전직을 적극 반대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지주사 통합 IT센터도 고민거리다. 현재 은행 IT자원은 모두 본점내 위치하고 있다.

이미 부산은행 본점은 문현금융단지 이전을 확정, 최근에는 설계공모, 시공사 선정, 내년초 착공 등 일정을 마무리했다. IT센터 동시 이전 여부는 미지수다.

부산은행 차세대개발부 관계자는 “서버시스템 등 장비 선정이 완료된 후 IT센터 쟁점을 풀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지역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IT자회사 설립에 나선 부산은행. 하지만 당초 취지대로 IT자회사를 설립하기에는 넘어야할 산이 너무 많아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