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의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은 한마디로 SaaS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으로 요약된다. 오라클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온 디맨드 형태로 제공하는 SaaS와 기존의 내부 데이터센터에다 외부 클라우드를 결합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며, 아마존처럼 직접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클라우드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온 오라클의 클라우드 전략이 마침내 가시화한 셈이다. 오라클은 오히려 “새로운 비즈니스 혁명이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시작되고 있다”면서 클라우드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의 문제로 꼽히는 과금체계 등에 관한 해결방안을 담은 새로운 클라우드 솔루션을 올해 안에 3~4번에 걸쳐 선보일 것이라는 오라클의 로드맵은 이러한 투자 강화 전략을 뒷받침한다.

오라클이 이처럼 클라우드에 적극성을 띠고 있는 이유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신기술이 대두된데다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클라우드의 경제적 효과를 실제로 입증하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죠지 데마레스트 오라클 그리드 및 클라우드 컴퓨팅 총괄 전무는 최근 방한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년전만 해도 오라클의 3개 데이터센터에서 쓰는 시스템이 4만여대였는데 지금은 가상화의 적용으로 12,000대로 줄었으며, 10년 전에 한명의 DB 관리자가 관리하는 DB가 많아야 5개였지만 지금은 자동화 기술에 힘입어 20~50개로 늘어났다”며 오라클의 예를 들어 신기술의 적용 효과를 설명했다.

데마레스트 전무는 특히 “오라클은 데이터센터 안에 자체적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 모델을 구축해 개발자를 대상으로 Paa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오라클은 2,600여개의 물리적 서버를 6,000여개의 가상서버로 구성하고, 3,500여명의 개발자가 이를 통해 개발 및 테스트 작업을 할 수 있는 내용의 PaaS 환경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1주일 평균 서버 활용률이 80%에 이르며, 공간비용이나 전력사용량도 크게 절감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

오라클 측에 따르면 오라클 데이터센터의 개발 환경은 x86 기반 리눅스 서버, 오라클 VM, 오라클 리눅스, 오라클 엔터프라이즈 매니저, 오라클 DB, 오라클 미들웨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오라클은 모든 제품의 개발 및 테스트는 x86 리눅스 환경에서 수행하며, 여기서 개발된 제품을 유닉스 등 다양한 운영체제로 포팅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라클은 이같은 자체적으로 검증된 PaaS 모델을 앞세워 기업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오라클은 이러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고유의 그리드 기술을 비롯해 썬이 보유한 CMT(칩 멀티스레딩) 기술 기반의 멀티코어 서버 등을 채택한다는 방침이다.

오라클은 앞으로 애플리케이션의 개발 작업에 필수로 꼽히는 DB, 미들웨어, 웹서버 등을 한데 묶은 ‘어셈블리 빌더’라는 새로운 개념의 클라우드 솔루션을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