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코리아가 22일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사업의 2016년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인텔코리아 데이터센터 영업총괄 나승주 상무는 “인텔에게 2016년은 그 어느 해보다 바쁘고 의미있는 한 해였다. 과거의 PC를 뛰어넘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사물인터넷 디바이스 그리고 FPGA, 메모리를 근간으로 하는 새로운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힘써왔다”라며 “앞으로 인텔은 클라우드, 네트워크 변혁, HPC 및 데이터 분석 등 3가지를 성장 동력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대세 속에 인텔의 역할도 변화” = 2016년은 인텔이 클라우드에 접근하는 시각이 변화한 해였다.

제온E5 v4 프로세서를 발표하면서 인텔은 ‘클라우드를 위한 플랫폼(Platform for the cloud)’, ‘모든 것을 위한 클라우드(Cloud for all)’라는 말을 꺼냈다.

▲ 인텔 선순환 성장 구조

이제 클라우드는 컴퓨팅 영역을 넘어 네트워크 인프라에도 적용돼 새로운 변혁을 이끌기 시작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비즈니스에 필요한 통찰력을 얻고자 하는 데이터 분석 및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도 밑바탕이 된다.

그야말로 클라우드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 오고 있다.

인텔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변화했다.

클라우드 세상에서는 "단지 트랜지스터를 한없이 많이 집어넣는 반도체 미세 공정의 발전이나 클럭 속도만으로는 더 이상 프로세서를 가치를 높일 수 없으며",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하드웨어의 구조와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텔은 알게 됐다.

한마디로, 인텔은 소프트웨어가 정의하는 인프라(SDI)의 구현의 핵심으로 프로세서의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인텔이 모바일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은 모바일 기기 그 자체보다 개별 기기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환경에서부터 시작한다.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의 활용도를 오랫동안 이야기했지만 실제로 이 고성능 그리고 대용량 데이터센터가 크게 확대가 된 건 모바일의 성장이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지금도 모바일 네트워크는 폭발적인 기기 연결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인텔 전략 ‘소프트웨어 정의 인프라’ = 늘어나는 데이터 통신량을 품고 모바일 환경에서 보다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클라우드라는 것은 이제 당연한 사실이 됐다.

이제까지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역할이 시스템 자원을 묶고,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데에 좀 더 집중돼 있었다면 다음 단계는 클라우드의 강점을 여러 서비스로 확장, 접목하는 데에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로 기존 컴퓨팅, 스토리지 및 네트워크를 관리해 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자원들을 관리하고자 하는 환경을 고민하고 있다.

업계에서 오랫동안 나오던 ‘소프트웨어 정의 인프라스트럭처(SDI)’가 실제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센터의 중심을 맡고 있는 프로세서가 시장의 요구에 맞추는 건 당연한 일.

인텔 제온 E5 v4 프로세서의 변화는 바로 이 소프트웨어 정의 인프라스트럭처를 위한 것이었다.

제온E5 v4는 이전 세대 제온E5보다 특정 상황에서 수 십 배까지 높은 성능을 낸다.

이는 반도체 자체의 성능이 높아진 것뿐 아니라 특정 서비스에 대한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터 플레인의 패킷을 별도로 처리하는 DPDK가 강화되면서 데이터 처리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최근 네트워크 스위치를 가상으로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제온E5 v4 프로세서와 인텔 LX710 네트워크 카드를 이용하면 데이터 패킷이 가상의 스위치를 거치지 않고 마치 물리 서버가 직접 네트워크에 물려 있는 것처럼 직접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이제까지는 데이터가 가상 머신을 넘나들면서 생기는 성능 손실을 당연하다고 여겼는데, 이제는 가상 머신도 마치 물리 시스템처럼 데이터 패킷을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데이터센터 내에서 가상 스위치를 쓰는 데 거부감이 사라지는 셈이다.

마찬가지로 스토리지를 위한 데이터 처리 가속인 SPDK도 더해져 클라우드 스토리지 역시 기존 물리 스토리지와 성능과 효율 면에서 차이 없이 구축할 수 있게 됐다.

▲ 인텔 전략 - 소프트웨어 정의 인프라

◆인텔 제온E5 v4, SDI 구현 기틀 마련 = 제온E5 v4 프로세서의 등장으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컴퓨팅 환경만 클라우드로 묶는 게 아니라 스토리지와 네트워크도 가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클라우드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했던 손실은 ‘없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줄였고, 클라우드의 장점인 관리의 효용성은 극대화했다.

인텔 ‘리소스 디렉터 기술’은 캐시와 메모리를 모니터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캐시의 자원 할당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고, 보안 기술 역시 프로세서에서 생기는 물리적인 노이즈를 보안 키 생성에 활용해 변조가 아예 불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관리자 모드의 권한도 기기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도록 하는 SMAP(Supervisor Mode Access Prevention) 기술이 더해져 혹시라도 해커가 관리자 권한을 훔쳐내도 데이터에는 절대 손을 댈 수 없도록 했다.

◆클라우드가 서비스 질을 좌우하는 시대 = 클라우드와 데이터 센터는 이제 뒤에 숨어서 일하는 컴퓨터 환경이 아니다.

스마트폰에서 가전, 자동차까지 모든 영역에서 커다란 데이터 처리가 필요하게 됐고, 그 데이터를 처리하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어떻게 꾸리냐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 결정된다.

이 클라우드 시스템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수록 기기 간의 통신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세상은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전송해야 하는 필요성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다.

이전에는 1/10초 정도의 속도로만 데이터를 전송해도 큰 문제가 없었다. 웹 서비스, 온라인 채팅, 그리고 게임 환경에서는 이 정도면 ‘실시간’이라고 할 만했다.

하지만 이제 인터넷은 정말 실생활과 맞붙게 된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율주행 자동차에게 1/10초는 몇 미터를 달려가는 속도다.

1/100초, 1/1000초만에 데이터를 전송하고 처리한 뒤, 다시 원래 시스템에 결과물을 보내주어야 한다.

가상현실을 이용한 회의가 이질감을 갖지 않으려면 내 움직임과 상대방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만나야 한다.

이는 5세대 이동통신(5G)에서 집중적으로 연구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미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등 대용량 파일 전송은 LTE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아직도 실시간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기에는 부족하다. 인텔이 5G 통신망에 연구를 쏟아 붓는 이유다.

클라우드의 효용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더 빠른 통신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연결고리는 다시 IoT로 묶인다. 클라우드와 5세대 이동통신 환경이 갖춰지면 실시간 통신 그리고 저전력 통신, 대용량 통신 등 기기와 서비스 환경에 따라 다양한 통신 방식이 활용될 수 있다.

자율 주행 자동차의 실시간 데이터 처리, 그리고 머신러닝과 산업용 센서들이 쏟아내는 대용량 데이터 처리 그리고 가스 검침기, 엘리베이터 안전 센서 등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는 소형 통신 장비들이 현재 고민되는 대목이다.

이 기기들을 제어하는 것이 바로 마이크로 콘트롤러, 즉 ‘프로세서’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