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7년 유일하게 반도체 시장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조선, 해운, 의류, 섬유는 적색 램프가 켜졌다.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 www.hanafn.com)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배현기 www.hanaif.re.kr)는 23일 ‘2017년 산업 전망’을 발표, 이같이 밝혔다.

◆조선, 해운, 의류, 섬유 적색 램프 점멸 =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17년 한국 경제와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이슈로 ▲만성 공급과잉 ▲중국 내 산업 구조조정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영향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경기 사이클, 공급과잉, 중국 내 구조조정, 미국 대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조선과 해운이 가장 바닥에 위치한다”며 “그러나 의류, 섬유 등 2개 업종도 스펙트럼 상 적색 영역에 있어 위기 상황이라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하나금융경영 연구소 분석에 의하면, 언급한 4개 업종은 적색 영역에 있으며 철강, 기계, 비철금속, 디스플레이, 건설 등 4개 업종은 주황색 영역에 위치한다.

▲ 그림1 2017년 산업별 종합경기 스펙트럼

◆트럼프 당선, 산업에 가장 많은 영향 끼쳐 = 하나금융경영 연구소는 이어 3가지 이슈 가운데 미국 대선에 따른 영향이 가장 광범위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노선이 기존 오바마 행정부와 전혀 다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동한 연구원은 “트럼프의 공약을 분석한 결과 자동차, 정유, 석유화학, 섬유, 의류 등 5개 업종은 향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조선, 해운 등도 다소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경영 연구소 진단에 의하면, 트럼프 정부가 들어설 경우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은 건설이 유일하며 나머지 업종은 부정적이거나 중립적이다.

◆중국 내 산업별 구조조정 본격화…정유는 부정적, 철강은 긍정적 = 이어 하나금융경영 연구소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자국 내 산업 구조조정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분석 결과를 발표, 철강과 정유 산업이 각각 상반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안혜영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산업 가운데 밀어내기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정유는 국내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다만,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있는 철강은 중국의 생산량 감소로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소재 및 중간재 수출 감소에 따른 전반적인 대중 수출 감소 우려가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중국은 경기부진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철강, 조선, 정유 등 만성적인 공급과잉 산업에 대해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유일한 파란 신호등은 ‘반도체’ = 하나금융경영 연구소가 발표한 산업별 경기 스펙트럼에서 유일하게 청색 존에 위치한 업종은 반도체이며, 휴대폰, 음식료, 석유화학 등은 녹색 존에 위치해 비교적 안정적인 한 해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반도체는 과거 기업의 PC 교체 주기 등 특정수요 의존도가 높았으나 지금은 수요가 다양하기 때문에 수요 부진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다”고 전제한 후 “결국, 공급 요인에 의해 경기 사이클이 결정되는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의 과점 체제가 확고해 이전과 같은 심각한 공급과잉이 재발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고 반도체가 선방하고 있는 이유를 밝혔다.

◆ICT와 결합한 산업간 융합으로 4차 산업혁명 태동 = 연구소는 이어 2017년 4차 산업혁명은 ICT와 제조 기술간 융합을 통해 제조업 부문의 혁신적인 산업구조 변화, 주문형(온디맨드, On-Demand) 경제로 불리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확대를 가속화 시킬것이라고 전망했다.

IoT, 빅데이터, 3D프린팅 등이 제조환경의 변화를 야기할 전망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인한 자율주행, 무인생산, 공유경제가 고용계약과 노동수요의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연구소는 내다봤다.

특히 단순 노동 직군 축소와 주문형 경제 확산에 따른 노동계약의 단기화, 임시화 추세 확대될 전망이다.

▲ 그림2 '4차 산업혁명의 시기별 영향'

▲ 그림3 '4차 산업혁명의 시기별 영향 및 주요기술'

◆해외 주요국 4차 산업혁명 정책과 시장 동향 = 보고서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이 첨단 제조기술과 ICT기술을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의 과감한 투자속에 정부는 민관학 연계를 통한 협력체 구성과 R&D지원 등을 통해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중국은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내수시장과 정부 주도하의 산업정책하에서 민간∙시장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제조업의 질적 성장과 함께 서비스업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변환 중이다.

다만 WEF에 따르면 중국 4차 산업혁명 준비 수준이 28위 수준으로 아직 미흡한 상황이라고 하나금융경영 연구소는 설명했다.

▲ 그림4 '각국별 4차 산업혁명 대응동향'

▲ 그림5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업들'

◆정부의 4차 산업혁명 정책 추진으로 IoT, SW 성장 예상 = 하나금융경영 연구소는 정부의 4차 산업혁명 정책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신성장 산업을 선별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제조업3.0 전략과 함께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통해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5년까지 1.6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2017년 4차 산업혁명 대응 예산은 올해 대비 40% 증액이 예상된다.

알파고 촉발된 다양한 분야에서의 AI 투자와 함께 소물인터넷(협대역 사물인터넷) 도입이 확산되며, 스마트홈, 스마트 공장 구축을 위한 센서와 SW분석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 그림6 '9대 국가 전략 프로젝트'

▲ 그림7 '정부주도의 미래 성장동력 산업변화'

◆음식료, 건설, 의류는 경기 하락, 석유화학은 상승 = 한편 하나금융경영 연구소 분석에 의하면, 2016년에 비해 경기 사이클이 하락한 업종은 음식료, 건설, 의류 등 3개 업종이며 석유화학은 오히려 둔화에서 안정으로 한 단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불황으로 분류된 산업은 조선, 해운, 철강 등 9개에 달해 1년 전에 비해 3개 업종이 증가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