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부터 대우조선해양 등 잇따른 악재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산업은행(회장 이동걸) 차세대 향방이 여전히 안개속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인사를 시작으로 차세대 추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기획재정부 예산 승인 등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또 9월 이후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산업은행 안팎이 적지 않은 몸살을 겪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사실상 연내 사업자 선정 등 일정이 불투명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희재 단장 선임 = 산업은행은 7월 인사를 통해 차세대 추진단에 박희재 단장을 선임했다. 신임 박 단장은 e-뱅킹전산실, IT기획부를 거친 인사로 알려졌다.

박 단장 산하에는 차세대 총괄 배성호, 차세대 뱅킹 문진용, 인프라 혁신 이완희 팀장을 각각 선임했다.

채낙균 IT기획부장 체제를 유지하는 산업은행은 아울러 IT기획팀 유재용, 품질관리팀 고광용, 프로젝트 관리팀 김경래, IT인프라 장영구 팀장을 각각 포진시켰다.

금융전산부 변석균 부장, e-뱅킹 전산부 류근혁 부장은 유임됐다.

◆일부 비용 승인 받은 듯 = 산업은행의 고민은 수천억에 달하는 차세대시스템 관련 사업 및 예산승인이 이뤄질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올초 이동걸 회장 취임 후 전산센터 가동 일정에 맞춰 차세대를 추진하라는 주문이 나온 후 차세대 착수 일정이 다소 조정된 것 외에는 큰 변동은 없어 보였다.

이에 따른 일정도 빠르면 7~8월 사이 제안요청서 발송, 10월 사업 착수 등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 했다.

그러나, 연초부터 불거진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각종 악재가 차세대 예산 승인 과정에서 적지 않은 난제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 내부에서 차세대 얘기를 꺼내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부장급, 팀장급들 사이에서도 아무런 메시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차세대 IT개발 사업에 필요한 일부 예산을 최근 승인 받았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더불어 일정은 다소 늦어졌지만, 10월 경 제안요청서를 발송하고 12월 전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측이 확보했다는 예산의 성격이 차세대 전체 예산인지, 제안요청서 발송 및 관련 비용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등 사태가 차세대에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산업은행은 10월 전후 제안요청서 발송을 공식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하기도 했다.

정리하면 산업은행은 차세대추진 조직을 정비하면서 본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고, 따라서 제안요청에 필요한 내부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초 계획했던 2000억이 넘는 투자를 그대로 진행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내외부 전행적인 지원을 받아도 부족한 차세대 시스템 개발이 IT본부만의 리그로 시작되고, 그로 인해 프로젝트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간과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