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올초 제안요청서 발송을 시작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됐던 산업은행(회장 이동걸)의 차세대 IT시스템 구축이 올 10월쯤 착수될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산업은행 및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달 컨설팅 보고회를 가진 이후 올 7~8월 제안요청서 발송을 시작으로 주사업자 선정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해부터 시작한 컨설팅 산출물이 애초 계획 규모보다 다소 미진한 ‘차세대시스템의 전행 기술 아키텍처 설계’에 그쳤고, 이에 따라 개발기간 역시 24~30개월까지 고무줄 일정을 예상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산업은행, 잦은 일정 조정 왜 = 지난해 4월 ‘차세대 정보시스템 요건정의’ 컨설팅을 발주하면서 산업은행은 비교적 깊이 있는 산출물을 내고자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12월까지 컨설팅 산출물을 기본 설계를 넘어서 실시설계까지 만들어 내느냐 하는 점 때문에 일정정도 컨설팅 진행이 더디게 진행됐다. 1월 전후 기본설계까지 만들어 내기로 산업은행과 EY한영측이 합의한 후 지금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산업은행 컨설팅의 범위는 ▲업무 프로세스 정의 및 시스템 구축 요건정의(코어뱅킹, 정보분석 등 전행업무 개선을 위한 상세 구축 요건 정의, 차세대시스템의 전행 기술아키텍처 설계 및 주요 인프라·솔루션에 대한 기술 검증 및 벤치마킹 테스트를 통한 도입가능 후보 제품 검토/선정) ▲실행계획 수립, 사업관리 등(시스템 구축 사업을 위한 실행계획 수립, 요건정의 사업과 시스템 구축 사업의 효과적인 연계 방법 제시,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등 관련 법규/지침 검토 및 대응방안 수립)이다.

본 사업 개발에 들어가 일정을 다소 줄이고자 했던 산업은행 차세대 컨설팅은 여타 은행 수준의 기본설계에 그친 것으로 추론된다.

여기에 덧붙여 산업은행은 전산센터 부지 선정 및 신축 사업에 본격 나섬에 따라 일정 조정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이동걸 신임 회장 등 경영진이 지난 2월, 신축 전산센터에 새로운 시스템 입주를 강력히 요구했기 때문.

지난 3월쯤 업계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 발주 이후 사업 착수는 내년 1월쯤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은행측은 이같이 지속 사업계획이 미뤄지는 것을 우려, 5월 컨설팅 보고회 일정을 4월로 앞당기고, 주사업자 선정 일정도 1~2개월 앞당겨 7~8월 발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참여제한 빗장 여전히 못풀어 = 공금융 기관으로 지정돼 있는 산업은행은 차세대 IT시스템 구축과 같이 큰 사업에 출자제한 대기업 계열 IT회사 제안이 어려운 구조다.

지난 2년간 산업은행은 이같은 난제 해소를 위해 미래부 등 협조를 얻어 대기업 참여 방법에 대한 각종 아이디어를 마련하고 제안해 왔다.

예를 들어 본 사업 추진시 참여인력의 50%를 중소기업에게 할당한다는 조건으로 대기업들이 주사업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한 것.

실제로 2015년 미래부 등은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부처 협의를 거쳐 왔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산업은행 복안이 타당성은 있지만 법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이유를 들어 불가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이 올 7~8월 사이 제안요청서를 발송한다고 해도 현재 IT아웃소싱을 수행중인 SK주식회사 C&C, LG CNS 등 참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수십년간 산업은행 숙원 사업이 난제에 난제를 거듭하며 고전중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