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받은 금액과 채널에 공급하는 가격의 현격한 차이로 물의를 빚고 있는 한국 테라데이타(대표 최승철)의 우리은행 EDW 증설 납품 관련, 제조사 즉 테라데이타가 광범위하게 간여한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3월, 이와 관련 해명자리를 가진 한국 테라데이타측은 “테라데이타는 파트너사의 가격투찰 등에 간여하지 않는다”는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향후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우리은행 EDW 증설은 은행측이 차세대 시스템 가동 전까지 운영할 시스템, ▲서버 테라데이타(Teradata) 6700C 3+2(HSN) 1식 ▲디스크 테라데이타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Teradata Enterprise Storage)-RAID 1(Maxperm 58TB) 1식 ▲DBMS 테라데이타 V13.10 5 등 도입 관련, 16억 1100만원 가량 낙찰가격과 테라데이타가 1차 협력사와 체결한 12억 6500만원 가격 차이 관련 논란이다.

◆‘응찰가격 통제’ 정황 포착 = 한국 테라데이타는 지난 3월 22일, 우리은행 EDW 증설 관련 해명을 하는 자리에서 윤모 상무를 통해 “테라데이타는 파트너사 가격 투찰에 간여하지 않고 있어 낙찰 금액이 얼마인지에 대해, 또 마진에 대해 자세히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BI코리아 취재 결과, 지난해 연말 급작스럽게 영업대표가 A 상무에서 B 상무로 교체됐고, 이후 광범위하게 간여했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테라데이타는 지난해 12월 29일, 우리은행 EDW 담당 영업임원을 A 상무에서 B 상무로 급작스럽게 교체한다.

제보에 따르면, 영업대표 교체 사유가 명쾌하지 않은 상태에서 최승철 한국 테라데이타 대표가 A상무에서 B 상무로 교체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다국적 IT 기업 특성상 영업담당 임원 교체가 새삼스러울 일은 아니지만, 영업담당 임원 교체 이후 테라데이타는 이 B 상무를 통해 우리은행 EDW 입찰 가격을 통제했고, 최종 낙찰까지 이르게 됐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이후 B 상무는 이번 입찰에 참여했던 S-2사, T사, C사에 입찰을 위한 각종 가격표를 주고받았고, 가격을 통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상무가 협력사에 발송한 입찰 가격표에 따르면, 1차 입찰가격 18억 493만원, 2차 18억 423만원, 3차 18억 353만원(이상 VAT 포함) 등 7차 입찰까지 염두에 두고 70만원씩 차감하고 있다.

테라데이타가 입찰가격 통제를 통해 입찰에 참여한 협력사의 ‘담합’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여기서 나온다.

즉 한국 테라데이타는 우리은행 EDW 증설 낙찰 금액이 16억 1100만원 가량에 이르도록 주도했고, 그 내용을 알면서도 1차 협력사 S-1사와 12억 6500만원만 계약한 것이다.

정황만 놓고 보면, 한국 테라데이타는 16억 1100만원 낙찰가격을 주도 및 통제하면서 협력사에 3억 4000만원 가량 이익을 보전해 주고, 그 가격차이 만큼 우리은행에는 손실을 안겼다는 결론이 된다.

나아가 이같은 입찰 주도에 테라데이타 최승철 대표가 “테라데이타와 계약업체는 S-1사”라고 지시한 정황도 나타났다.

우리은행 EDW 증설에는 ‘테라데이타→S-1사→S-2사→우리은행’으로 이어지는 공급 구조다.

제보에 따르면, 이 S-1사는 이번 입찰에 크게 기여한 사실이 없는 회사인데도 불구하고, 최승철 사장의 지시로 급작스럽게 참여하고 일정 규모의 마진을 챙기게 됐다는 주장이다.

S-1사는 지난 2014년 4월, 한국 테라데이타 총판으로 등록한 회사로 알려졌다.

정리하면, 영업담당 임원 교체 이후 ‘기여도가 없는 총판’ 회사가 중간에 끼어든 꼴이 됐고, 교체된 B 상무가 응찰가격을 적극 통제했으며, 한국 테라데이타 최승철 사장이 깊게 간여했다는 게 이번 사건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교체된 A상무에게 취재를 요청했으나 A상무는 “현재 대기발령 중이고, 규정상 언론 취재에 응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테라데이타 측도 현재까지 관련 내용에 대해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