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시스템 개발 전까지 활용할 용도로 우리은행(은행장 이광구)이 증설 도입하는 EDW(엔터프라이즈 데이터웨어하우징) 관련 논란이 확산 중이다.

요약하면, 총 58테라바이트 규모에 대해 테라데이타가 1차 협력 S-1사에게 공급하는 금액은 12억 6500만원 가량인데, 우리은행과 테라데이타 2차 협력사 S-2사에 낙찰한 금액은 16억 1100만원 가량으로 공급가과 낙찰가 사이 무려 약 3억 4000만원 가량의 간극이 생긴 것이다.

이를 두고 테라데이타 협력사 이익률이 26% 이상에 달하는 지 논란부터 우리은행 입찰 절차에 하자 논쟁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 EDW 증설 사업은 =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 시절부터, 전사적인 EDW 솔루션으로 테라데이타를 채택, 사용중이다.

차세대시스템을 개발 중인 우리은행은 차세대 가동 전까지 운영을 위해, 2015년 하반기부터 부족한 용량 EDW 증설을 추진해 왔다.

도입한 시스템은 ▲서버 테라데이타(Teradata) 6700C 3+2(HSN) 1식 ▲디스크 테라데이타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Teradata Enterprise Storage)-RAID 1(Maxperm 58TB) 1식 ▲DBMS 테라데이타 V13.10 5 등이다.

지난 1월 6일, 우리은행은 ‘EDW시스템 증설(서버, Disk, DBMS부문)’ 입찰공고를 내고 총 58테라바이트 규모 도입을 공식화한다.

우리은행이 1월 18일쯤 가진 1차 입찰에는 테라데이타 한국내 파트너사 S-2사, T사, C사 등이 참여했지만, 유찰됐다.

유찰사유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통상의 경우를 보면 가격이슈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이 테라데이타 서버, 디스크, DBMS 증설을 위해 책정한 예산은 15억(VAT 별도)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1차 입찰에 참여한 테라데이타 협력사가 제안한 금액은 16억(VAT 별도) 전후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2월 3일 우리은행은 EDW 증설 입찰 재공고를 냈고, 2월 18일경 16억 1100만원(VAT별도)을 써낸 S-2사업자를 최종 낙찰자로 선정하게 된다.

◆테라데이타 제품팔면 이익률이 무려 26% 이상(?) = 겉으로 볼 때, 우리은행 EDW 증설은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테라데이타가 제품을 공급하는 협력사 구조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테라데이타는 1차 파트너 회사로 S-1사를 선정, 이 회사와 우리은행 EDW 증설 관련 12억 6500만원(VAT별도) 계약을 체결한다.

이 S-1사는 다시 S-2사와 제품공급 계약을 맺는 것으로 추정되고, S-2사는 우리은행에 테라데이타 서버, 디스크, DBMS를 16억 1100만원 가량에 낙찰 받아 공급하는 구조로 돼 있다. <그림 ‘테라데이타 우리은행 EDW 공급 구조’ 참조>

▲ 그림 ‘테라데이타 우리은행 EDW 공급 구조’

즉, 우리은행 EDW 낙찰가는 16억 1100만원 가량인데, 테라데이타가 1차 협력사에 공급한 가격은 고작 12억 6500만원에 불과한 것이다.

낙찰가와 공급가 사이를 협력사 이익률이라고 가정하면, 테라데이타 1, 2차 협력사로 알려진 S-1, S-2사가 무려 26%에 달하는 이익을 나눠 갖게 된다는 얘기가 된다.

외국계 IT기업의 한국내 협력사가 제품공급으로 얻는 이익은 통상 5~8%, 많은 경우 10% 안팎에 불과하다.

특히 외국계 IT기업은 은행과 같은 최종 사용자 사이 아무리 많은 협력사가 있다고 해도 이른바 ‘총판’에게 보장하는 이익률은 10%를 넘지 않는 것이 보통의 경우다.

◆2012년 증설을 보면, 10%대 이익률 = 실제로 과거 우리은행 EDW 증설 사례를 보면, 이같은 이익률이 터무니 없는 수치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IT업계 한 공익제보자에 따르면 “지난 2012년에도 우리은행은 테라데이타 장비로 EDW를 증설한 바 있다. 당시 기억으로는 협력사 이익률이 10% 안팎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012년, 우리은행은 ▲서버 테라데이타(Teradata) 6650H 4+2(HSN) 1식 ▲디스크 테라데이타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Teradata Enterprise Storage)-RAID 1(Maxperm 90TB) 1식 ▲DBMS 테라데이타 V13.10 2 ▲TD V13.10-6650, 5550 유틸리티 팩 2 등을 증설했다.

우리은행은 입찰을 통해 총 31억 2900여만원(VAT별도)을 써낸 C사를 선정, 증설을 완료한 바 있다.

당시 테라데이타는 이 협력사와 28억(VAT 별도) 안팎의 계약을 체결, 약 10% 안팎의 이익률을 보전해 준 바 있다.

정리하면, 2016년 우리은행 EDW 증설은 2012년 증설에 비해 테라데이타 협력사 이익률이 2.5배 이상 높아졌다는 얘기다.

이번 사건 관련, 한 공익제보자는 “한국내에서 외국계 IT기업 협력사를 하면서 20% 이상 이익률이 보장된다면, 누가 안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지금은 5%도 안주려고 외국계 IT기업의 횡포가 심한데, 이번 입찰은 이상한 구석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입찰도 논란이다.

이 공익제보자는 “1차 유찰의 최저 가격(16억 2000만원 가량으로 추정)과 2차 최종 낙찰 가격(16억 1100만원)의 차이가 고작 700만원 가량”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 EDW 증설 최종 낙찰자 선정이 2월 18일경, 테라데이타와 1차 협력사 S-1의 계약은 2월 19일, 상암센터에 장비 입고가 2월 20일, 3월 23일 우리은행 검수 담당자 EDW 검수 확인 서명 등 일사천리로 진행된 일정도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BI코리아>는 이와 관련, 테라데이타, 1차 협력사 S-1사, 2차 협력사 S-2사 등에 취재요청서를 발송했으나, S-1사, S-2사는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테라데이타는 이메일 회신을 통해 “취재 요청서에 대해서는 해당 영업팀과 법무팀에 문의한 결과 진위 확인이 어렵고, 고객과의 계약 조항에 따라 기밀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까스로 차세대 외부잡음을 차단하고 궤도에 올려 놓은 우리은행 IT. 또 다른 논란이 확산되면서 다시 고심에 빠지게 됐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