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대표 제프리 알렌 로다)이 또 한번 광풍에 휩싸이나. 이번에는 내홍 조짐이다.

20일 한국IBM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2년전 부터 운영중인 ‘디지털 세일즈’팀 정체성을 놓고 한국IBM의 안팎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IBM의 한 중견 사원은 “연이은 외국인 사장이 부임하면서 본사와 AP의 간섭이 심해져 한국IBM의 독자적인 경영을 어렵게 하고 있고, 한국적인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경영으로 한국의 중요 고객들과의 마찰 사례가 급증하면서 매년 급격한 매출 감소가 발생하고 또 이로 인해 최근 몇 년간 계속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수많은 우수 인력들이 회사를 떠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디지털세일즈’팀은 그동안 산업별로 운영하던 영업조직을 대형 고객 몇몇 사이트는 제외하고 인력을 통합 운영중인 이른바 ‘텔레 세일즈(전화영업)’ 전문 조직이다.

한국IBM은 이 조직을 지속 확대해, 최근에는 컨설팅 및 SI 사업부 일부 인력을 제외하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브랜드 조직 및 인프라 서비스팀도 디지털세일즈팀으로 통합중이다.

IBM이 이처럼 디지털세일즈팀 외연을 확장하는 데는 보다 손쉬운 구조조정에 있다는 게 IBM 중견임원의 설명.

이 임원에 따르면 “디지털 세일즈팀의 경우, AP 통합 센터를 싱가폴 등에 운영하고 있는데 향후 잉여 인력 발생시 이 AP 통합 센터로 발령하면 퇴직 위로금 지급 없이 쉽게 구조 조정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반면 본사 외국인 임직원 수는 지속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도 전했다.

현재 한국IBM은 CGM 제프리 로다를 비롯해 하드웨어 원성식 전무, 소프트웨어 하기정 전무, GTS 데이빗 길버트 대표, GBS 강학동, 세일즈 & 디스트리뷰션 김원종 총괄 부사장, 엔터프라이즈 & 커머셜 김원종 부사장, ‘디지털세일즈’ 디에나 스타크 전무, 채널 서재식 부사장, 마케팅 정선미 전무, 재무 데이빗 휴 전무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IBM 내 외국인 임원수는 총 4명에 달하고, 기타 소프트웨어 및 ITS 팀에 외국인 팀장이 업무위탁자(Assignee) 자격으로 3~5명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임원 증가 이유는 본사 및 AP도 구조 조정 중에 있는데, 자리가 없어진 인사를 낙하산 임명한다는 게 IBM 중견 임원의 설명이다.

특히 외국인 임원급의 경우 연봉을 제외하고 주택, 차량, 운전기사, 판공비, 자녀 교육비, 기타 등을 합해 제공되는 복지 혜택이 많은 경우 연간 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전부터 IBM 내 직원들에 대한 복지 혜택은 크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외국인 임원 1인 운영경비로 연간 10억 가량을 지출하는데 따른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외국인 임원 1인 운영비 10억이면, 한국인 또는 한국 현지 정착 외국인 3명 가량 경비에 해당한다고 IBM 임원은 설명했다.

즉 구조조정에 손쉬운 디지털세일즈팀 확대와 퇴직위로금 또는 명예퇴직 프로그램 없이 인력을 감축할 수 있도록 구조개편 한 IBM은 외국인 임원 4명 운영에 약 40억 가까운 비용을 지출하는 셈이다.

아울러 이 중견임원은 “한국IBM 운영의 문제점은 영업실적이 부족해 이익률도 떨어지고 있는데, 막대한 본사 송금은 지속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BI코리아> 김승호 편집위원의 2015년 분석에 따르면, IBM은 2013년 1328억원, 2014년 1172억원으로 역대 최고 규모 본사 송금이 이뤄졌다.

김 위원은 특히 2014년 매출이 2000억원 정도 감소했음에도, 순이익의 245%를 본사에 배당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IBM의 중견임원은 “한국IBM이 하루빨리 무능한 외국 임원들에 의한 신탁통치에서 벗어나야 하고,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명퇴금이라도 지급하는 양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하소연 했다.

IBM은 올 2분기 또 한번의 대폭적인 인력감축을 예고중이다.

산업별 영업에 있어 ‘밀도’는 지속 떨어지고, IBM 직원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은 확산되면서 이래저래 IBM에 또 한번의 위기가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