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가 거래를 종료한 고객에 대한 정보, 즉 해지고객에 대한 처리 관련 법률이 본격 시행된다.

지난 2015년 개정된 ‘신용정보 보호 및 처리에 관한 법률’ 관련, 금융회사가 보유한 고객정보 중 일정기간 즉 3개월이 지난 모든 신상정보 파기 관련 규제가 14일부터 본격 적용된다.

이에 따라 국내 모든 금융회사는 1단계 거래가 끝난 후 3개월이 지난 고객의 이름, 주민번호, 연락처를 제외한 정보를 삭제해야 한다.

향후 2단계에서는 거래 종료 후 5년이 경과한 정보는 모두 파기해야 한다.

또 영업목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접근통제도 강화된다.

거래종료 5년이 경과된 데이터를 불가피하게 보유해야 하는 경우, 별도의 시스템으로 분리 보관해야 하며 모든 내부직원의 접근을 제한해야 한다.

승인 절차를 거친 최소한의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접근하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해지고객 관리’인데, 시중은행 대응이 주목된다.

국민은행은 자체 개발을 통해 각각의 테이블에 정보의 성격을 담아 처리하도록 하고 있고,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우리은행도 분리 보관 서버를 둘 예정이지만, 1차 파기와 영업점에서 조회가 되지 않도록 1차 조치했다.

신한은행은 법 시행과 동시에 ‘고객정보 파기’에 나서고 있지만, 미진한 부분을 보강 개발에 나설 예정이고, KEB 하나은행은 통합 시스템 완료되는 6월 이후 개발로 미뤄져 있다.

일단 3개월이 지난 고객정보는 삭제할 예정이다.

부산·경남은행도 영업점 등에서 고객정보 접근 권한을 차단하고 분리보관하고, 3개월이 지나는 시점부터 삭제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전북은행은 관련 시스템을 지난 12일부터 가동 중이고, 광주은행은 현 차세대시스템 개발영역에 고객정보 관리 관련, 일련의 라이프 사이클을 적용해 차세대 시스템이 가동되면 곧바로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

중앙회·조합 계정계를 분리중인 농협도 관련 시스템이 완료된 후 적용하도록 감독기관의 유권을 얻어 놓은 상황이다.

◆2단계 분리 보관은 = <BI코리아> 취재결과, 시중은행의 대응은 사실상 1단계 고객정보 파기에 덧붙여 일부 데이터 보관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회사 보유 고객정보가 다차원 성격을 띠고 있어 파기 또는 삭제, 분리보관 하나의 사이클이 자동화되고 인력의 개입이 최소화돼야 한다는 점에서 은행별 대응이 미진해 보인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정보를 기준으로, 고객이 갖고 있는 상품의 수, 종류, 성격에 따라 거래가 중단됐다고 해서 고객정보 일괄 폐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예를 들어, 수신 고객이 계좌를 해지했다고 해서, 여신에 남은 모든 고객정보를 파기하기에는 어려움 있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해지고객정보 파기 및 분리보관을 하려면 ▲해지고객 추출 ▲데이터 처리 ▲복원처리 등 3가지 모듈이 구축돼야 한다.<그림1 ‘해지고객정보 파기 및 분리보관 구성요소’ 참조>

▲ 그림1 ‘해지고객정보 파기 및 분리보관 구성요소’

금융의 특성상 다수의 상품에 대한 계약 관계가 1인 다계좌 또는 1계좌 다인의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즉 ‘해지고객’을 상품차원이 아니라 전사 차원으로 선별해야 하기 때문에 상품별 해지고객이 다른 ‘상품에는 어떤 상태’인지 영향도를 고려해야 한다. <그림2 ‘금융회사 고객정보 활용 영향도’ 참조>

▲ 그림2 ‘금융회사 고객정보 활용 영향도’

특히 여신 또는 보험상품의 경우, 하나의 상품에 다수의 고객이 관계를 가지고 있는 복잡한 해지고객 선별 과정이 필요하게 된다.

금융IT 업계에서는 ‘전사적 해지고객 추출’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계약관계에서 전사차원의 해지고객을 선별할 수 있는 방안 즉 ‘해지고객관리’ 정책과 성능을 보장 할 수 있는 로직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이어 이같은 과정을 거쳐 추출된 고객 및 금융정보를 분리 보관 시스템에 이관하는 데이터 처리 과정은 더 난제다.

분리보관 대상 테이블 선정, 테이블간의 관계 설정, 초기 이행시 대용량 데이터 처리방안, 정기적 데이터 처리, 데이터 삭제와 같은 데이터처리 프로세스 구축해야 한다.<그림3 ‘해지고객관리 데이터 프로세스’ 참조>

▲ 그림3 ‘해지고객관리 데이터 프로세스’

따라서 금융회사별 분리보관 대상 테이블의 대상 데이터를 선별하기 위해 분리보관 대상 테이블의 체계(Hierarchy)를 구성하는 것이 절실해 진다.

덧붙여 분리보관 된 해지고객을 필요 시 운영 시스템 또는 다른 시스템으로 복원해야 하는 경우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복원 할 때도 추출과 같은 관계된 다른 고객 정보도 같이 복원돼야 하는 경우 추출의 역로직이 필요하며, 분리보관과 역방향으로 복원해야 하고, 일반적으로 결재 시스템과 연동해야 한다.<그림4 ‘분리보관 된 해지고객 복원 로직’ 참조>

▲ 그림4 ‘분리보관 된 해지고객 복원 로직’

알투웨어 김덕환 대표는 “몇몇 금융사 프로젝트에 들어가 보면, 상품별, 고객별 다차원 성격의 거래가 많다. 이를 현재 기준 거래가 종료됐다고 파기하는 일반적인 정책으로는 향후 분리보관이나, 복원에 있어 또 다를 난제를 안게 된다. 금융회사의 보다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수협은행은 최근 알투웨어 SQL캔버스 CLM(Customer Life cycle Management)을 도입, 해지고객관리 대응을 마쳤다고 밝혔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