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국내에서도 ERP/SCM 클라우드 서비스에 본격 나섰다. 한국오라클은 2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라클 ERP/SCM 클라우드’와 향후 사업 전략 등을 소개했다.

◆오라클 ERP 클라우드, 전세계 1300여개 고객 보유 = 한국오라클 애플리케이션 사업부 변종환 부사장은 “그동안 국내에서 오라클 CX(고객 경험) 클라우드와 HCM(인적자원관리) 클라우드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는 있었지만 ERP/SCM 클라우드를 주제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면서 “이는 ERP/SCM 클라우드의 국내 서비스 준비가 완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오라클은 지난 2012년부터 미국을 포함한 일부 나라에서 ERP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해 2015년 3분기까지 전세계적으로 69개국에 걸쳐 1,300개가 넘는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 한국오라클 변종환 부사장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고객사가 없는 상태이다. 오라클은 국내의 경우 커스터마이징 등의 이슈가 많은 것이 다른 나라에 비해 ERP 클라우드의 도입이 늦은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오라클 애플리케이션 솔루션 컨설팅 디렉터 박상곤 상무는 “지난 1월 19일 열린 ‘오라클 클라우드월드 서울’의 ERP 세션 참석자를 대상으로 향후 ERP 구축 계획을 물었는데 기존의 구축형보다 클라우드형을 더 많이 선호하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국내에서도 ERP에 관한 기존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트너의 분석 자료를 들어 “현재의 ERP 시스템은 그 코어 엔진이 낙후되어 소셜, 모바일, 분석. 클라우드 등 새로운 조류를 수용하는데 한계가 뚜렷하다. 그래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ERP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2020년에는 전체 ERP의 47%가 클라우드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가트너 “2020년 전체 ERP의 70% 클라우드 형태로 운영될 것” = 박상곤 상무의 설명에 따르면 오라클은 ERP 클라우드의 국내 서비스를 위해 1년 반을 준비했다. 2016년 1월 현재 국내 기업 2곳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구축형보다는 클라우드형을 먼저 제안하는 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오라클의 순수 ERP 시스템 고객사는 500여개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박 상무는 오라클 클라우드 서비스의 본격 소개에 앞서 이 서비스의 전세계적인 모범사례로 GE를 거론해 관심을 끌었다. GE는 2015년 현재 전체 애플리케이션의 20%를 클라우드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2020년까지 이 비중을 7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GE는 오라클의 고객 겸 파트너로서, 공동으로 SCM 클라우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라클은 자체 ERP 클라우드를 ‘모던 ERP’라고 지칭한다. 모던 ERP는 전통적인 ERP와는 매우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먼저 리포팅 등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를 기본으로 내장해 따로 BI를 구축할 필요가 없다. 또 모바일과 협업 기능도 갖추고 있으며, 데스크톱 화면 그대로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다. 여기에다 모듈러 아키텍처로 설계돼 예전처럼 빅뱅식의 접근이 아닌 가장 필요한 것부터 선택해 사용 가능하며, 기존 구축형 ERP의 문제였던 커스터마징 이슈를 줄일 수 있도록 ‘컨피규레이션’을 강화했다.

오라클 ERP 클라우드는 크게 재무, 구매, PPM(Portfolio & Project Management), EPM(Enterprise Performance Management), GRC(Governance, Risk management, Compliance), SCM(supply chain management) 등으로 구성돼 있다. SCM을 제외한 다른 구성요소는 기존 구축형 ERP와 라인업이 거의 유사하다.

▲ 한국오라클 박상곤 상무

박 상무는 “오라클의 모던 ERP는 원하는 정보에 대해 하나의 화면에서 원스톱으로 접근 가능하며, 직관적인 UX로 전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한 눈에 파악해 신속하게 업무를 실행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요구에 맞게 페이지를 편집 및 재구성할 수 있다”며 이 서비스의 주요 특징을 설명했다. 또한 HCM, CX 등 오라클의 다양한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뿐만 아니라 온프레미스 및 타사의 애플리케이션과도 손쉬운 통합 운영을 지원해 신속하게 클라우드를 구현할 수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오라클 ERP 클라우드 구현 시간, 중소기업 4주~12주, 대기업 12주~24주 = 실제로 오라클 ERP 클라우드를 도입한 고객사를 기준으로, 이의 구현에 걸리는 시간은 중소기업은 4주에서 12주, 대기업은 12주에서 24주였다. 그리고 운영비용은 5년간의 TCO를 기준으로 기존 구축형에 비해 25~55%의 절감효과를 내고 있다.

오라클 ERP 클라우드 고객사는 크게 3가지 유형으로, 첫째는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로 처음부터 클라우드 형을 선택한 곳, 둘째는 기존 구축형 시스템 가운데 재무, 구매 등 일부 업무만 클라우드로 전환한 곳, 셋째는 기존 구축형에서 클라우드 형으로 완전히 이전한 곳 등이다.

국내 기업인 포스코는 해외 사업장 1곳(호주)에 오라클 ERP 클라우드를 적용했는데 앞으로 다른 50개의 해외 사업장에도 확대할 계획이라는 게 박 상무의 설명이다.

한편 오라클은 큰 범주에서는 ERP 클라우드에 포함돼 있는 SCM 클라우드를 별도로 개발 중이다. 오라클의 이 차세대 SCM 클라우드는 PLM, 구매/결제, 주문/수금, 생산계획/제조 등 크게 4개 프로세스로 구성돼 있는데, 2016년안에 전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