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 솔루션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우리은행(은행장 이광구)이 차세대에 필요한 주요 시스템 SW에 대해 PoC(개념검증)에 나서고 있어 그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PoC 이후 SK주식회사 C&C가 제안한 주요 솔루션이 교체될 가능성 있어 초미의 관심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오픈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EAI 선오픈한다고 계획했으나, EAI 선정이 늦어지면서 차세대 일정 전체가 대거 후퇴하고 있다.

20일 우리은행 및 업계에 따르면, 약 2주전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통합(EAI) 솔루션을 비롯해 21일 통합단말 등 솔루션 4개사에 대해 PoC를 예정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향후 1~2개월 가량 기간을 투입, SK주식회사 C&C가 제안한 소프트웨어 대부분을 검증에 붙인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차세대시스템(계정계 및 마케팅시스템) 제안요청서 중 SK주식회사 C&C가 제안토록 요청한 SW는 약 27개 솔루션 가량이다. <그림 ‘우리은행 도입 소프트웨어 중 통합발주 목록’ 참조>

▲ 그림 ‘우리은행 도입 소프트웨어 중 통합발주 목록’

이들 솔루션 중 기능적으로 통합 PoC가 가능한 솔루션으로 계산할 때 약 15개 안팎의 솔루션이 PoC 대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우리은행이 도입키로 한 ETL, CDC, UML 등을 PoC에 나선다고 가정할 때 이들 솔루션은 묶어 PoC가 가능하게 된다는 얘기다.

다만 우리은행은 SK주식회사 C&C가 제안한 티맥스소프트 ‘프레임워크’에 대해서는 1차 법률검토 이후 PoC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 EY한영은 최근 1~2년 사이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완료한 기업, 전북은행 등에서 주사업을 맡았던 삼성SDS, LG CNS 등 담당 PM을 통해 이들 은행이 도입한 시스템SW 내용과 그 기능적 특장점을 조사한 바 있다.

◆프로젝트 전체 일정 지연, 그 여파는 = 이번 PoC는 지난 11월 5일자 BI코리아 “우리은행 차세대, 사실상 SK 수주…논란 확산” 제하의 기사에서 지적한 주요 SW 부실제안 의혹이 PoC를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차세대추진 조직 전체에서 SK주식회사 C&C 제안내용을 검토한 결과, 상당수 SW의 PoC 필요성이 지속 제기된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은행측이 예상하는 PoC 일정은 약 1~2개월 가량.

우선협상 대상 사업자로 SK주식회사 C&C를 지정한 시기가 11월 중순이라고 보면, 우선협상 기간은 60일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 우선협상 최장기간은 지난 2013년 2월 기업은행과 삼성SDS가 체결한 183일 계약이다.

통상 우선협상이 기술→가격협상 순으로 진행된다고 보면, 도입 SW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술협상 진척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재 우리은행이 프로젝트 가동일로 지정한 날짜는 개발을 시작해 총 27개월 가량인 2018년 2월 15~18일까지 설 명절 연휴로 예상된다.

이미 제안요청 및 제안서 접수, 1차 유찰 등에 약 2개월 기간의 손실을 가졌던 우리은행은 이번 PoC가 마냥 늘어질 경우 전체 프로젝트 일정이 약 4개월 가량 늦춰지게 된다.

당초 지난 8월 이사회 승인 과정에서 약속한 11월초 착수는 물건너 갔고 키오프 일정도 예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유닉스-C 기반 은행 계정계 개발은 참조모델이 상당히 많다는 점에서 프로젝트 지연이 전체 일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수 있다.

또 IBM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 재계약이 2018년 6월까지로 돼 있어 확보한 일정도 다소 여유가 있다.

그러나, 본 사업 전에 이같은 논란이 지속 이어질 경우 조직 전체에 대한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아울러 은행 안팎에서 불고 있는 ‘차세대 무용론’도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은행 안팎에서는 최악의 차세대 사업 전체 백지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 10~11월 차세대 시스템 주사업자 선정 과정에 들어간 이후 한국IBM과 물밑협상도 부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BM과 물밑협상으로 OIO 재계약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도 아니다.

지난해 국민은행 OIO 협상 사례를 놓고 은행 도입 밉스치와 SW 라이센스를 일정 비율로 견적하면 5년간 1000억원 이하 OIO 협상을 끌어낼 수도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SK주식회사 C&C 대기인력에 대한 부담까지 덧붙여 과거 은행권에서 SK의 ‘정시출퇴근을 이용한 태업’ 등 사례를 보면 지금 최상의 SI 사업자 선정도 아닌 상황, PoC, 조직 전체의 피로도 누적 등 우리은행號의 차세대 행보는 점점 안개 속으로 흘러가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