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헌 CIO, 은행 순회 중 미담 접해…행내 방송

요즘, 특히 경제가 어렵다는 작금의 시절에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직장 생활인에게 있어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한 취업포털에서 조사한 결과 남녀 직장인 1829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회사 만족도’는 54.2점에 불과할 정도로 직장인 10명 중 4명은 회사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게 세태다.

특히, 구조조정, 인력감축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금융회사 임직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반면 ‘우렁각시’같은 '청소봉사'를 2년째 해오고 있는 국민은행 여직원 부모의 미담은 꼭 그렇지 만은 않다는 걸 말해준다.

◆김기헌 CIO, 영업점 순회 중 미담 접해 = 시중은행은 본부부서 임원들이 전국 지점 일부를 담당케 하고, 영업점 애로사항을 듣는 순회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국민은행 김기헌 CIO는 지난 11월, 서울 응암동 지점을 방문하고 이 자리에서 김혜경(35세)<사진> 대리의 사연을 접한다.

김 대리는 국민은행 입사 전 학습지 교사를 역임했다. 교사 시절 김 대리는 유명브랜드 커피를 종종 이용했다고 한다.

어느 날 즐겨마시던 커피를 보고 김 대리는 “얼마 안되는 월급에 비싼 커피를 마시기보다 자판기 커피를 즐기자”고 마음을 바꿨고, 근무지 인근 국민은행에 마련된 커피를 이용하곤 했다고 한다.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던 김 대리 눈에는 역동적으로 일하는 국민은행 지점 직원들이 들어왔다.

자주 이용하던 국민은행 지점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국민은행 취업 방법을 알아봤고, 2006년 콜센터에 취업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흔하게 접하는 콜센터 직원들이지만 사실 웬만한 금융지식 없이는 다양한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김 대리는 콜센터 근무시절 쌓은 지식과 영업점으로 옮긴 후 축적한 노하우를 백분 발휘, 소위 고시로 불리는 ‘정규직 전환시험’에 응시, 두 번만에 합격하게 된다.

◆국민은행 직원 자녀를 둔 부모, “KB 365코너 간판만 보이면 청소” = 김 대리의 부모님은 국민은행 정규직이 된 딸의 노력에 크게 기뻐했고 이후 김 대리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이 됐다는 것이다.

그 후로 김 대리의 아버지는 길을 걷다가도 KB국민은행 365코너 간판만 보이면 들어가 쓰레기를 줍는 ‘청소봉사’를 2년째 해오고 있다.

김기헌 CIO는 이 소식을 경영협의회에 전달했고, 지난 2일 ‘출발, KB의 아침’ 행내 방송을 통해 알려지게 됐다.

국민은행 김기헌 CIO는 “은행을 지탱하는 힘은 역시 KB人으로 하나가 되는 이같은 모습이 아닐까 한다”며 훈훈한 미담을 전했다.

부모님의 지극과 정성으로 국민은행에 화답하고 있는 김혜경 대리는 12월 동료들의 추천으로 받는 ‘숨은일꾼상’을 수상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