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마감한 우리은행(은행장 이광구)의 ‘차세대시스템 구축(계정계 및 마케팅/세일즈) 시스템’ 재공고 입찰결과도 SK만 단독 제안, 사실상 우선협상 대상 사업자가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 등 업계에 따르면, 4일 입찰에도 SK만 단독 제안, 오는 11일 제안설명회 등을 거쳐 우선협상 대상 사업자 선정이 유력해졌고 빠르면 다음달 계약 후 총 27개월(안정화 2개월 별도)의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총 2500여억원 중 상당부분 투자가 이뤄질 이번 사업은 지난 10월 13일 1차 제안서를 접수했지만 SK만 단독 제안, 10월 14일 약 3주간의 제안서 작성기간을 부여한 후 지난 4일 2차 재공고 입찰에 붙여졌다.

우리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계정계 및 마케팅/세일즈) 시스템’ 사업은 계정계(3개), 기반 인프라(11개), 마케팅 및 세일즈(3개), 정보분석(5개) 등 총 22개 전략과제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계정계재구축, 고객정보 통합관리 체계 구축, 상품팩토리 등 3개 사업에 ▲전행 통합 아키텍처 수립 ▲표준 프레임워크 ▲통합단말 고도화 ▲멀티채널 통합 인프라 ▲전행 인터페이스 표준화 ▲대외연계 표준 인프라 ▲전행 UMS ▲데이터 아키텍처 및 관리체계 등 8개 사업이 개발된다.

기반 인프라 사업 중 차세대 정보보안 체계 수입,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IT운영관리 고도화 등은 추후 발주될 예정이다.

마케팅/세일즈 통합 플랫폼, 기업 SFA 통합 고도화, 옴니채널 구현 등 3개 과제도 이번 개발 대상이다.

실시간 정보분석 강화를 필두로 한 정보분석 관련 사업도 추후 입찰 대상이 된다. <그림 ‘우리은행 차세대시스템(마케팅/세일즈 시스템) 구축 범위’ 참조>

▲ 그림 ‘우리은행 차세대시스템(마케팅/세일즈 시스템) 구축 범위’

이번 사업의 핵심이 되는 계정계시스템 재구축은 현행 메인프레임 계정계 시스템을 유닉스 C 기반 프레임워크 도입으로 개선하고 여신 ‘크레피아(CREPIA)’ 시스템을 전면 개선한다.

우리은행은 이어 통합 상품관리시스템, 상품팩토리를 고도화하고 고객, 상품 정보의 통합제공과 연계한 고객·상품 영역 기능을 재정의 할 예정이다.

단일 UI를 통해 업무처리를 지원할 지능형 통합단말 구축, RDW를 활용한 계정성 기능요건 정의 및 RDW 연계 개발, 펀드시스템 등 개별시스템 계정계로 전환 등도 이번 사업에 포함됐다.

한편 우리은행 차세대 사업 관련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SK가 제안한 주요 시스템 솔루션 중 상당수가 현재 업계 2~3위 솔루션이 제안됐고 프레임워크의 경우 대법원에서 개작 및 배포금지 판결을 받은 티맥스소프트 ‘프로프레임’ 제품이 제안돼 향후 인도 타타그룹과 갈등을 예고중이다.

최근 기업은행 차세대에 적용돼 검증을 마친 솔루션이 빠져 있거나 EY한영 컨설팅이 도입 우선순위로 선정한 솔루션 상당수가 빠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특히 이같은 제안 내용 관련 우리은행이 상당부분 묵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확산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에 납품되는 주요 시스템 SW를 특정 W업체가 SK에 제공하는 모양새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익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보이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은행 IT시스템을 제대로 만드는 게 중요하지 업체 이익을 많이 남기게 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라고 지적했다.

은행 내부에서도 컨설팅에서 우선 순위로 놓은 제품이 빠지거나 아예 도입 검토 리스트에도 없는 제품이 제안된 데 대한 탄식도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컨설팅을 왜 받았는지 모르겠다. 이런 식이라면 차세대시스템 개발이 원만하게 진행되기 어려울 수 있다. 지금이라도 제안사 제안내용을 면밀히 검토, 제안 솔루션을 은행측이 필요한 제품으로 교체해야 기술적인 이슈없이 차세대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출신 인사들의 외부 개입 논란 등 사업초기부터 잘못 꿰어지고 있는 우리은행 차세대 단추. 끝까지 완성도를 높이기에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