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가 최근 서버 기반 컴퓨팅(SBC: Server Based Computing)을 전사적으로 구축하기로 해 앞으로 국내 업계에 어떠한 파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SBC는 그동안 비용절감과 보안의 해결사로 꼽혔지만 높은 초기 도입비용과 긴 투자 회수 기간 등의 문제 때문에 기대 보다 낮은 시장 규모에 머물렀다. 특히 직원들이 일반 PC처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점은 SBC의 확산을 가로막은 가장 큰 문제였다. 사무실에서 인터넷 게임이나 증권 정보 검색 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SBC를 직원들이 달가워 할 리 없다는 분석이다. 물론 경영자 입장에서는 쓸데없는 PC사용을 줄이고, 중앙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SBC가 더할나위 없이 좋은 솔루션일 수 있다.

◆150억원 규모 대형 프로젝트, 1만여명에 넷북 지급 = SBC는 이런 문제 때문에 그동안 일반 사무 환경 보다는 교육장이나 회의실 PC, 의료 및 건설 현장의 원격관리, 콜센터, 공장자동화 등 특정 용도로 사용해온 것이 압도적이었다.

이런 점에서 LG라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그것도 일부 부서가 아닌 전사적으로 SBC를 일반 사무 환경용으로 운영하기로 했다는 사실은 매우 전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LG CNS의 SBC 사업은 6천여 명의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4천여 명 등 모두 1만여 명에게 기존 PC를 대체할 넷북과 21인치 LCD 모니터를 설치하며, 서버 700여 대, 스토리지 1.4페타바이트, 네트워크, 그리고 SBC 소프트웨어 등을 도입하는 총 150여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이다.

특히 LG CNS의 이번 사업은 앞으로 대규모 SBC 프로젝트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LG CNS의 SBC 구축 성과가 두드러지면 경쟁사인 삼성SDS나 SK C&C 등에서 이와 맞먹는 초대형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국내의 글로벌 IT 기업들도 이번 LG CNS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 CNS는 먼저 회현동 본사에 근무하는 3천여명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내년 2월 1일부터 1차 서비스를 실시하며, 이어 내년 7월말까지 각 고객사에 근무하는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LG CNS 신재철 사장은 이번 SBC 도입 건을 놓고 “1만여명이 사용하는 IT 환경이 실현되면 IT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PC가 지배해온 국내 사무 환경에 ‘혁명’을 불러일으킨 초유의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로 읽혀진다.

그렇지만 LG CNS가 성공적으로 SBC를 운영하려면 고려해야할 대목이 있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과거 PC처럼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SBC의 특성을 얼마나 유연성있게 풀어갈지가 궁금하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내 문화의 정착이 SBC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는 있다는 것이다.

◆기술보다는 기업문화가 성공 열쇠 = LG CNS는 작년 8월부터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IT 투자대비 효과, IT 인프라 기술 변화 등을 분석했으며, 10월부터는 1차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해 향후 발생될 수 있는 기술적인 문제점, 정보유출 방지 효과 등을 확인했으며, 올해 4월부터는 IT 개발 및 운영 인력을 대상으로 2차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해 1차 테스트 기간에 발생된 기술적인 문제 해결 등을 검증해왔다.

여기에는 SBC 도입에 따라 기업문화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시나리오가 빠져 있다. 그동안 SBC 도입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해온 SBC 환경에서는 왠지 감시당하는 듯하고, 개인적인 용무의 제약이 있다는 점 등을 풀지 않으면 합리보다는 정서적인 측면이 강한 국내 기업 문화에서는 뿌리를 내리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