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초 천명소프트(대표 이종훈)를 ‘종합감사시스템 재구축’ 주사업자로 선정한 부산은행(은행장 성세환)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지며 파문이 일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을 전후로 NBS컨설팅(대표 최장근)이 천명소프트를 상대로 부산은행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감사정보 솔루션이 자사의 ‘이글아스’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어 5월 22일 NBS 최장근 대표, 인포디아 등은 부산은행 검사부, BNK시스템 등을 방문, 관련 사실을 통보하고 천명소프트가 자사의 솔루션과 유사한 제품을 공급한다는 내용이 인포디아를 통해 이메일 등으로 통지됐다.

최장근 NBS컨설팅 대표는 “NBS는 2008년 설립된 기업이다. 당시 금융위기로 53명이던 조직을 NBS와 천명으로 분리해 현재의 ‘천명소프트’가 됐다. 천명은 당시 몇몇 금융회사 유지보수만을 맡겼는데 이후 시중은행 본 사업에 지속 제안 중”이라고 두 회사의 정체성을 설명했다.

이어 최 대표는 “지난 5월 8일, NBS컨설팅 솔루션을 들고 주사업자로 나선 인포디아가 부산은행 종합감사시스템 제안설명회 자리에서, 천명이 제안한 솔루션이 이글아스와 유사하다는 입장을 피력했고, 이 자리에서 천명은 공동소유라고 주장한 바 있다”고 이번 분쟁의 배경을 설명했다.

NBS컨설팅 주장에 따르면, 지적재산권을 천명소프트와 공동으로 나눈 바 없으며 천명이 무단으로 판매 중이라는 것이다.

최장근 대표는 “천명이 애초 제안한 제품이 문제가 있기 때문에, 부산은행은 천명과 우선협상을 파기하고 차순위 사업자와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부산은행과 이번 사업의 입찰을 맡았던 BNK시스템은 ‘두 회사 자율적인 해결’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우선, 지적재산권 분쟁의 해결은 당사자들”이라며 “NBS가 차순위 사업자 협상을 운운하는 것은 절차상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이번 사업에 경쟁입찰에 참여했던 '인포디아'가 정식 공문을 접수해야 부산은행 내부에서 분쟁의 내막을 살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천명과 인포디아에게는 지재권 분쟁 해결을 촉구하는 동시에 우선협상도 병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천명소프트 측은 구체적인 입장은 전달하지 않으면서, NBS측과 다각적인 접촉을 진행중이다.

◆자칫 원점 재검토 될 수도 = 부산은행 관계자는 “두 회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사업을 원점 재검토 할 수 있다”는 입장도 보였다.

업계에서도 법적 분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부산은행 측이 논란을 끌고 ‘종합감사정보 재구축’ 본 사업에 착수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이번 사업에는 지점감사, 입점감사, 내부통제, 모바일 감사 등 감사업무를 광범위하게 적용, 개발할 예정이다.

당초 8개월 개발 일정으로 추진 예정이던 부산은행 종합감사정보 재구축. 시작부터 난항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