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는 음성은 무제한 제공하고 데이터량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7일 출시했다.

KT가 7일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필두로 한 ‘데이터 중심’ 서비스 전략을 발표했다.

‘데이터 선택 요금제’란 최저 2만 9900원에 무선통화 및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요금제다.

월정액 5만 4900원 상품부터는 유선통화까지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요금제의 핵심은 음성통화 무제한이 아니다. 바로 데이터다.

모든 상품이 음성 무제한이니, 사용하는 데이터양만 고려해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 포인트다.

이날 KT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 “음성 사용량을 따질 필요 없고 데이터는 필요에 맞춰 골라 쓰는” 신개념 요금제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또 ‘데이터 이월하기’ 제도를 업그레이드한 ‘밀당’도 발표, 자사 고객이 보다 자유롭게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데이터 선택 요금제’, 고객 활용 패턴에 “꼭 맞춰” = ‘데이터 선택 요금제’의 기본 골격은 음성 무제한에 데이터양만 달라지는 형태다.

그간 이동통신 요금제와 뼈대부터 다르다.

기존 요금제는 요금이 올라갈수록 음성, 데이터 기본 제공량이 비례해 증가했다.

이러한 구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용자들이 본인의 활용 패턴에 꼭 들어맞는 요금제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음성통화량만 많고 데이터를 적게 쓰는 고객이라면 늘 데이터가 남아도는데도 비싼 요금제를 유지해야만 한다.

이런 고객이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활용한다면 통신비를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 데이터 사용량 기준으로 예전보다 더 싼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기존보다 싼 요금제로 바꿨음에도 음성통화는 더욱 맘 놓고 쓸 수 있게 된다.

KT 측은 ‘데이터 선택 요금제’가 2만원대에 음성(무선)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 음성통화 가격 부담을 크게 낮춘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남규택 KT 마케팅부문 부사장<사진>은 “10년 전에는 음성 무제한 요금제 가격이 월 10만원가량이었다. 그런데 이번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10년 전에 비해 70% 이상 인하가 된 가격에 음성 무제한을 제공한다(월정액 2만 9900원 기준)”고 말했다.

◆데이터 남으면 ‘이월하고’ 부족하면 ‘끌어쓰고’ = 또 이날 KT는 ‘데이터 이월하기’ 옵션을 업그레이드한 ‘밀당’도 공개했다.

‘데이터 이월하기’는 데이터 기본 제공량이 남으면 다음 달로 자동 이월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매달 기본 제공량이 6GB인데 중 3GB만 사용했다면 나머지 3GB는 다음 달로 넘어간다. 이 경우 다음 달 데이터 기본 제공량은 9GB가 된다.

이 제도가 이른바 ‘데이터 밀기’였다면, ‘밀당’은 ‘데이터 당기기’도 제공한다. 다음 달 데이터 기본 제공량을 최대 2GB까지 미리 끌어 쓸 수 있게 한 것.

단 ‘밀기’와 ‘당기기’가 무한정 되는 것은 아니다. 전달 이월 받은 데이터를 이달에도 소진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다음 달로 재차 이월되지 않고 소멸된다.

당기기 역시 바로 다음 달 데이터에서만 가능하며, 기본 제공량이 2GB가 되지 않는 요금 상품을 사용할 경우에는 기본 제공량 만큼만 ‘당길’ 수 있다.

남규택 부사장은 “대학생들의 경우 방학 때는 데이터를 많이 쓰지만 시험기간에는 데이터를 적게 쓰는 등 데이터 사용 패턴이 불규칙하다. KT 통계에 따르면, 월별로 45%까지 사용량에 차이가 있다. 이런 고객들에게 매달 일정한 사용량만 제공하는 건 맞지 않는다”며 ‘밀당’ 출시 배경을 밝혔다.

▲ ‘데이터 선택 요금제’ 요금표 (*2종 상품은 7월 출시 예정)

KT 측은 ‘밀당’이 기존 데이터 프로그램인 ‘패밀리박스’, ‘팝콘’과 더불어 KT 고객들에게 좋은 혜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패밀리박스’는 가족 간 데이터를 ‘밀고 당길’ 수 있는 제도다.

‘팝콘’은 2년 이상 장기 가입한 KT 고객에게 분기마다 1번씩, 1년에 네 번 각각 1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제도다.

◆데이터 중심 전략, “통신비 절감 효과로 이어질 것” = KT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 ‘밀당’이 실질적인 가계통신비 절감에 일조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남규택 부사장은 “‘데이터 선택 요금제’로 연간 3759억원, ‘밀당’으로 연간 545억원, 총 연간 4304억원의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입자별로 환산하면 매월 3590원의 통신료를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앞으로도 KT 고객에게 데이터 혜택이 많이 돌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T는 자사의 전체 고객 중 약 68% 정도가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T·LGU+도 곧 ’데이터 중심’ 요금제 선보일 예정 = 이번 ‘데이터 선택 요금제’ 출시를 통해, KT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요금제의 중심축을 ‘음성’에서 ‘데이터’로 전환시킨 ‘선봉장’이 됐다.

남규택 부사장에 따르면 "글로벌 이동통신 시장의 트렌드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가고 있다." 즉 꼭 KT가 아니라 누구라도 ‘스타트’를 끊을 시기가 임박해 있었다는 얘기다.

KT가 이러한 새로운 요금제를 발표하자 SK텔레콤(이하 SKT), LG유플러스(이하 LGU+) 두 회사 역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곧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SKT 측은 “요금은 대폭 인하되고 혜택은 늘어나는 데이터 중심 새 요금제 출시를 위해 그간 미래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왔다. 현재 협의는 마무리 단계로, 조만간 새 요금제를 선보일 계획”이라 밝혔다.

LGU+ 측은 “다음주 중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두 회사가 내놓을 데이터 중심 요금제 역시 2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음성 무제한 요금제가 될 전망이다. 또 SKT는 현재보다 저렴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나영 기자> kny7732@bikorea.net

<KT ‘데이터 중심 전략’ Q&A>   Q ‘데이터 선택 요금제’ 중 월정액 5만 9900원 이상 요금제 3종의 경우 데이터도 무한으로 제공한다. 고객이 데이터를 너무 많이 쓰게 되면 망 부하는 없을까. 남규택 KT 마케팅부문 부사장(이하 남) 3종 요금제의 기본 제공량은 각각 10GB, 15GB, 30GB이며 그 외 추가 사용분은 3~5Mbps 속도로 제공된다. 이런 QoS(통신 서비스 수준) 조항이 있어 망에는 큰 지장이 없을 거라 예상한다. Q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기존 가입자도 요금 변경으로 가입 가능하나. 또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제도가 적용되나. 남 기존 가입자도 가입 가능하다. 또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제도에 따른 20% 요금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Q SK텔레콤, LG유플러스도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낸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나. 남 ‘밀당’의 경우 특허출원을 한 기술로 타사가 따라하기에는 개발 면에서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데이터 선택 요금제’ 중 월정액 4만 9900원 이상 가입 고객에게는 월 5000원 상당의 모바일TV 서비스 ‘올레tv모바일’이 무료로 제공된다. 이런 추가 혜택 부분도 차별점이 될 거라 본다. Q 최근 구글의 경우 MVNO(알뜰폰) 사업에 진출하면서 사용하지 않은 데이터를 환불 처리하는 정책을 내놨다. KT도 혹시 이런 정책을 준비하고 있나. 남 환불 정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구글은 1GB당 10달러의 요금을 책정했고 KT는 그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데이터 요금이 구글의 반 이하 수준이다. Q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데이터가 메인 요소로 자리 잡게 된 최초의 요금제다. 이동통신 요금제에서, 10년 전에는 음성, 데이터의 중요도가 각각 7대 3이었다고 한다면 현재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남 10년 전에는 7대 3보다 더 심했다 본다. 최소 8대 2, 혹은 그 이상으로 음성 비중이 컸다. 지금은 거꾸로 데이터가 6, 7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Q ‘데이터 선택 요금제’ 출시로 KT 고객들이 기존보다 낮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다음 분기에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가 하락할 우려는 없나. 남 단기적으로는 그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이 요금제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며) 가입자를 많이 모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중장기적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Q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데이터를 많이 쓰지 않는 중장년층에게 각광을 받을 것 같다. KT의 3G 가입자가 600만명가량 남아있는데, 3G용 ‘데이터 선택 요금제’의 출시 계획은 있나. 남 추후에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