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학습효과일까. 우리은행(은행장 이광구)이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섰다.

지난 5일 우리은행은 ‘차세대 시스템 구축 전략수립을 위한 자문 용역업체 선정’ 입찰공고를 내고, 9일 제안요청설명회 이후 오는 23일 제안서를 마감할 예정이다.

컨설팅 기간은 3~7월까지 약 4개월간이다.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이번 컨설팅은 ▲차세대시스템 정보화 비전 및 전략수립 ▲업무/시스템 현황 분석 및 전략과제 도출 ▲IT 아키텍처 진단 및 To-Be 아키텍처 수립 ▲마스터 플랜 수립 및 차세대 변화관리 방안 수립 ▲후속 지원방안 등 내용을 골자로 한다.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는 “오는 2018년 6월, IBM과 OIO 계약이 만료된다. 따라서 올해안에 컨설팅을 마치고 빠르면 하반기부터 본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시스템 정보화 비전 및 전략수립 관련, 우리은행은 ▲대내외 환경 및 기술동향 분석 ▲타행사례(Benchmarking) 분석 ▲차세대시스템 비전 및 전략 수립 등 세부과제를 추진한다. <그림1 ‘차세대시스템 정보화 비전 및 전략수립 제안요청 세부내용’ 참조>

▲ 그림1 ‘차세대시스템 정보화 비전 및 전략수립 제안요청 세부내용’

업무/시스템 현황 분석 및 전략과제 도출 관련 우리은행은 정보시스템 분석, 현업 요구사항 수렴 등 IT환경에 대한 종합 진단을 수행하고, 진단을 통해 도출된 핵심 문제점 해결을 위한 전략과제 도출 및 상세화 그리고 우리은행에 최적화된 차세대 시스템 구축 방향성 선정을 컨설팅 주요 내용으로 했다. <그림2 ‘업무/시스템 현황 분석 및 전략과제 도출 제안요청 세부내용’ 참조>

▲ 그림2 ‘업무-시스템 현황 분석 및 전략과제 도출 제안요청 세부내용’

이어 우리은행은 ‘IT 아키텍처 진단 및 To-Be 아키텍처 수립’ 관련, 현행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기술 인프라 진단을 통한 To-Be 아키텍처 수립, 애플리케이션 기능 요구사항 도출 및 프레임워크 등 차세대 시스템 구축 기반기술 검토, 성능을 고려한 시스템 요구사항(NFR. Non-Functional Requirements) 정의 및 차세대 시스템 용량산정 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림3 ‘IT 아키텍처 진단 및 To-Be 아키텍처 수립 제안요청 세부내용’ 참조>

▲ 그림3 ‘IT 아키텍처 진단 및 To-Be 아키텍처 수립 제안요청 세부내용’

우리은행은 이렇게 나타난 To-BE 아키텍처를 놓고 차세대시스템 구축방향성 및 범위에 따른 기간 및 예산 수립, 차세대 시스템 도입을 위한 변화관리 방안 수립 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측 안팎에서 추론하는 차세대 예산은 약 2500억원 전후가 될 전망이다. 다만 우리은행은 컨설팅 결과를 놓고 예산 및 사업범위에 대해 상세계획을 추후 다시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사업은 총 7개 컨설팅 사업자가 제안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딜로이트는 우리은행의 외부 회계감사 법인으로 등록돼 있어 제안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전철 밟을라” 전격 결정 = 이번 컨설팅 입찰은 사업품의에 고작 15일 안팎에 짧은 시간에 이뤄졌다는 점과 이광구 은행장이 빠른 의사결정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외성을 던져준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 갈등을 보면, 자칫 우리은행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사업을 조기 추진키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2015년 8월 OIO 계약 만료를 앞둔 국민은행의 경우, 2012년 봄부터 주전산기 전환을 준비해 왔다.

약 3년여 시간을 두고도 추진했지만, 결국 IBM과 재계약 한 국민은행 사례는 IBM 메인프레임에 CICS 코볼의 비슷한 구조 우리은행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아울러 우리은행 차세대 추진은 현재 난제로 돌출돼 있는 우리FIS 합병 또는 독자생존에 있어 은행과 우리FIS 모두 윈-윈 모델로 보여진다.

당장 경남, 광주은행이 이탈한 우리FIS는 당장 수익성에 대한 절대 과제 해소에 놓였고, 우리은행은 우리FIS 인수에 대한 부담을 지속 끌어 안아야 하는 부담이다.

초대형 규모의 차세대 추진으로 일정부분 우리FIS 수익성을 일부 보존하고, 은행은 우리FIS 합병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풀이도 가능하다.

민영화 관련 이슈는 어렵지 않게 해소될 전망이다.

당장 민영화되거나, 여타 금융그룹이 우리은행을 인수한다고 해도 총자산 291조의 우리은행을 당장 합병하거나 IT시스템을 물리적으로 통합하기는 쉽지 않다.

적어도 2018년 차세대 가동까지 보면 우리은행 차세대IT 사업 추진은 외부의 제약없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