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관련 정치인 개입설까지…그룹차원 대응 주목

신한금융그룹과 LG CNS 사이 금융자동화기기(ATM) 도입 갈등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을 기점으로 LG측은 향후 신한금융그룹과 ‘거래중단’을 검토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두 그룹간 갈등으로 확대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신한은행은 총 1185대 규모의 금융자동화기기(ATM) 입찰을 실시해 대당 940만원(VAT 별도) 기준 LG CNS를 70% 물량 공급 사업자로, 노틸러스 효성을 30% 공급 사업자로 선정하게 된다.

그러나 사업자 선정 후 우선협상 기간 돌연 신한은행측이 장애 지원서비스 부실 등을 이유로 1185대 70% 공급 사업자를 노틸러스 효성으로 전격 교체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LG CNS가 은행 부행장 등에 적극 항의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지주 개입설이 파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위 MB정부와 친분이 있는 정치인 A씨가 신한지주 경영진을 통해 효성으로 교체를 유도했다는 소문이다.

이같은 소문이 퍼지자 LG CNS 안팎에서 120억대 사업에 지주 경영진이 간섭하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격앙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신한은행과 거래 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리뷰를 통해 향후 ‘거래’에 있어 전면 재검토에 나설 태세다.

◆신한금융 거래, 불편한 진실 = LG CNS가 신한은행에게 서운한 감정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12년부터 본격화한 국민연금 사업을 통해 LG CNS는 적지 않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금융사업부문 130억원 손실 일부도 신한은행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친족 기업인 LIG 시스템과 내용증명을 주고 받는 갈등까지 조장된 바 있다.

신한은행 국민연금 사업에 투입된 LIG 인건비를 LG CNS가 보존해달라는 내용의 이 내용증명으로 올봄 LG CNS와 소송설까지 나도는 등 신한은행 ‘칼부림’에 집안싸움 직전까지 가는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작년에 있었던 BPR 사업 수주 과정도 신한은행이 LG CNS의 서운한 감정을 부추겼다.

LG CNS가 제안설명회를 제대로 치르지 못해 사업권을 HP에게 내줘야 했지만, 지난 2004년 이후 신한은행과 LG CNS의 관계를 고려하거나 LG CNS BPR 레퍼런스를 보면 소위 ‘정책적 가산점’ 등 기대를 져버렸다는 게 LG측 입장이다.

이에 앞서 2012년 가동한 신한카드 사업 관련, 2013년 LG CNS 내홍도 신한금융을 거래하기 불편한 금융사로 인식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2010년부터 시작해 2012년 10월 가동한 신한카드 사업 관련, 추가 공수에 대한 LG CNS 내부 서류 미비 사건은 엄밀히 따지면 신한카드의 무리한 요구가 애초 원인이라는 후문이다.

◆신한은행 IT사업 참여업체 피해도… = 신한은행과 거래하는 다른 IT업체 피해도 지속 전해지고 있다.

한국 테라데이타는 40억원대 장비증설을 염두에 두고 선주문을 냈다가, 장비를 미국으로 돌려보내면서 지사장까지 교체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선주문 자체가 비정상적인 거래였지만, 한국 테라데이타 영업 채널 일각에서 이미 ‘증설’을 확신하고 낸 주문이었기 때문에 문제는 없었다 게 업계 정설이다.

그러나 신한은행이 증설 방침을 바꿔 한국HP ‘버티카’ 도입을 결정했고 올 6월에는 끝났어야 할 이 사업은 완료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차세대사업을 벌이고 있는 신한 아이타스 관련 지주차원 개입 정황도 전해지고 있다.

신한 아이타스가 주전산기로 사용중인 IBM 서버를 경쟁사 서버로 교체를 유도한 바 있었다는 얘기다.

여타 IT업무에 비해 정교함을 요하는 ‘수탁업무’는 아키텍처를 함부로 손대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주 입장만 내세워 HP 서버 구매를 유도했었다는 추론이다.

신한 아이타스는 이같은 논란을 피하기 위해 최근 차세대 개발 시작 전 메인 서버를 먼저 선정하는 ‘묘수’를 내기도 했다.

이같은 불공정 거래 의혹이 비일비재 하자 실제로 몇몇 다국적 IT기업과 IT서비스 업체는 신한은행 영업담당자 조차 아예 배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신한은행이 이번 LG그룹과 갈등을 조기 수습하지 못할 경우, 그 파문은 지속 확대될 것으보이며, 은행 전체가 ‘IT생태계 교란’이라는 오명을 쉽게 씻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